고건, 미안하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나는 그동안 고건을 과소평가했다. 그 점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
사람들이 왜 당신을 ‘처세의 달인’이라 부르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당신은 적어도 이회창이나 이명박, 박근혜, 정동영, 김근태 보다는 한 수 위다. 주제 파악에 있어서 당신을 따라갈 대권 후보는 없는 것 같다.
당신의 불출마 선언은 아마 당신의 공직 생활 중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일 것이다. 이미 한 달 전에 나는 당신이 정리되었다는 글을 썼지만 이렇게 빠르게 당신이 포기할 줄은 몰랐다. 당신이 나의 허를 찔렀다. 존경한다.
어차피 당신은 대통령 감도 아니었고, 출마한다고 해서 대통령이 될 수도 없었다. 국무총리를 두 번씩이나 했으니 당신은 당신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의 직책을 두 번씩이나 한 셈이다. 그 정도에 만족하고 내려가니 당신은 그나마 당신과 당신 가족의 명예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도 당신의 불출마는 정말 소중한 결정이다.
진정한 고수는 자기가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당신을 높이 평가한다. 부디 건강하게 손자들과 함께 행복한 여생을 보내시라.
다른 후보들 특히 여권의 정동영, 김근태에게 당부한다. 고건의 처세를 본받으라. 처세에 관해서는 그를 당할 자가 없다.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다. 정동영, 김근태로는 한나라당을 이길 수도 없고,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이어받을 수도 없다. 고건처럼 신속한 결단을 부탁한다. 그럼 당신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할 것이다.
5 thoughts on “고건, 미안하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저랑 같은 생각이시군요.. 안되는것은 안되는 것이지요..
생각보다 이른 결정이긴 하지만 현명한 판단 같아 보이네요..
여전히 주제파악이 안되고 있는 쪽은 님 같은 노빠 집단들과 노무현이겠지요. 상대방 장수가 칼을 놓고 회군하면 그의 명예를 존중하는 것이 예일텐데 도데체 동종업계 종사자의 기본이 안되어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고건을 칭찬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dkdk님.
하지만 이번 글은 그동안 그를 과소평가한 것에 대한 일종의 반성문이라 할 수 있겠지요.
님의 말처럼 그의 명예를 존중하기 위해섭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는 그와 같은 업계에 있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