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씨의 2008 블로그 오디세이 리스트 선정 소감
민노씨 님이 선정한 2008 블로그 오디세이 리스트에 내 블로그가 선정되었다. 물론, 그의 주관과 취향 그리고 선호에 의해 선정된 지극히 개인적인 리스트이긴 하지만, 나는 올블로그 Top100 블로그에 당첨된 것보다도 훨씬 기쁘고 행복하다. 2008년에 민노씨가 여행했던 블로그들 그리고 그에게 영감과 따뜻함을 전해주었던 블로그 목록들에 들게 된 것은 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민노씨 하면 아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블로그계의 마당발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의 뜨거운 열정과 그 엄청난 생산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 그는 정말 왕성한 사회 활동가가 아닐까 그런 짐작을 해본다. 그의 관심사는 정치, 경제, 법 등을 시작으로 영화, 드라마까지 거치는 않는 것이 없으며, 그가 알고 있고 그가 좋아하거나 찾아다니는 블로그가 적어도 수백에 이르는 것 같다. 나 같은 소시민은 엄두가 나지 않는 규모다.
더군다나 그는 사안마다 엄청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정확하고 날카로운 분석을 한다. 그의 관점은 대체로 올바르며, 그의 의견에는 쉽게 고개를 끄덕일만 하다. 날카로운 이성과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임이 분명하고, 그의 이런 모습들이 그의 블로그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다. 민노씨 님과 나는 블로그 상에서 개인적인 교류를 하기도 했는데, 바로 내가 최초로 블로그 중매를 섰던 총각이 바로 민노씨 님이다.
그렇다면 그 민노씨 님이 내 블로그에 대해서는 무엇이라 평가했을까.
6. 소요유. http://www.soyoyoo.com/
블로거의 개성과 실존이 강렬하게 투영되는 블로그를 나는 좋아한다. 그렇게 개성이 강한 블로그들 가운데는 이견에 대한 대화가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정치적인 철학에서 견해 차이가 존재하면 더더욱 그런 경향이 많은데, 소요유 블로그는 강렬한 개성을 갖고 있지만, 대화가 가능한 블로그라고 생각한다. 물론 답글이 좀 인색한 편이긴 하지만. : )[민노씨, 2008년 블로그 오디세이 회고]
민노씨 님은 나와 정치적인 견해가 다르다고 (또는 그 차이가 크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민노씨 님과 나의 정치적인 견해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부분이 바로 “노무현에 대한 평가”가 아닐까 한다.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다.
답글이 인색하다고 한 부분은 나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몇 가지 변명을 해보자면, 천성이 게으르고 또는 무심하다 보니 일일히 댓글에 답글을 할 수 없을 뿐더러, 나는 내 블로그에 올린 내 글들이 다른 블로거들의 댓글이나 평가에 의해 완성된다고 보기 때문에 내 블로그를 찾는 분들의 견해에 일일히 토를 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블로그 댓글에 일일히 답글을 다는 블로그 주인장들을 보면 사실 존경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나는 성의있는 인간이 아니다.
우리나라 블로그계에는 수많은 블로그들이 우주의 별처럼 존재한다. 민노씨 님의 블로그는 블로그 우주의 나침반 같은 소중한 존재다. 그 수많은 별들을 잘 알지 못해도 민노씨 님의 블로그만이라도 알면 블로그 우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새해에도 더욱 건필하시고, 혹시 결혼하시게 되면 알려주십시오. 민노씨 님! 😉
추. 민노씨 님 말마따나 아거 님은 속히 빙하기의 동면에서 깨어나서 사바 세계로 돌아오시길.
6 thoughts on “민노씨의 2008 블로그 오디세이 리스트 선정 소감”
노무현에 대한 평가도 저랑 비슷한거 같아서 글을 읽을 때마다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노무현과 같은 지도자는 앞으로 100년 이내에는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민노씨님의 리스트에는 제가 아는 블로거보다 모르는 블로거가 더 많군요. (그만큼 제가 블로그 읽기에 소홀했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아무튼 저만 소요유님의 블로그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고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는 듯 하니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따로 포스팅까지 해주시니 정말 뜻밖입니다. : )
그래서 더욱 더 기분이 좋네요.
그런데 본문에 인용하신 제 부족하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 촌평에 정말 민망하게도 ‘오타’가 있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제 글의 해당 본문에 있는 오타 부분(“존재”를 “존해”로 오기한 부분)는 고쳤습니다.
모쪼록 제 민망뻘쭘함을 널리 혜아리신다면 본문에 인용하신 제 오타 부분를 수정해주시길 바라봅니다. ^ ^;
추.
결혼하기 전에, 저는 아마도 결혼을 하게 될 것 같지는 않아서 말이죠, 언제라도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오프에서 맥주라도 한잔 나누며 이야기 해보고 싶은, 아직 뵙지 못한 분들 가운데서는 가장 오래되신 블로거가 바로 소요유님이십니다.. ^ ^
댓글에도 오타가 있네요…;;;
고치려고 타이머가 있는 편집 단추를 눌렀는데… 그만 다 편집하지 못하고 창이 닫혀 버렸습니다. ㅠ.ㅜ;;
댓글이나 본문에 오타도 제가 종종 인용하는 미닉스님 말씀처럼 “당대에는 발견되지 않는” 미스터리한 속성(ㅎㅎ)을 갖고 있기는 해서… 한편으론 굳이 고치지 않아도 다들 어느 정도는 이해해주시리라 기대해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일단 발견된 오타는 티끌이 아니라 태산이 되는 것 같기는 하지만요. : )
아, 그런데.. 본문에서 저를 과분하게 언급해주신 부분들 가운데서 ‘경제’에 관해선 정말 문외한에 다름 아니구요. 정치야 모든 것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라서 그저 평범한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법에 대해선 교양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고, 법조문이나 판례등을 그저 억지로 검토할 수 있는 정도일 뿐이구요.
제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은, 이걸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냐만은… 블로기즘과 저널리즘, 양자의 상관관계랄까, 양자의 발전 방향이랄까… 그런 것입니다. 그러니 가장 오래되고 조직화된 담론생산으로서의 저널리즘 과 새로운 생산 및 유통 시스템으로서의 블로그(및 블로그를 중심에 두고 진행되는 웹이라는 환경)에 저는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들의 ‘삶’을 과연 얼마나 더 덜 불행하게 할 것인지에 관해서 저는 관심을 갖고 있죠.
그런데 이런 최소한의 구체성 영역을 제외하고 제가 그저 추상적인 영역으로, 심리적인 영역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권위’와 ‘속물근성’ ‘세속적인 욕망’에 관한 것입니다. 그건 함축적으로 실존의 중층적인 겹들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런 이율배반과 모순, 그리고 성스러움과 속됨이 공존하는 그런 영역이겠죠. 그래서 언젠가 촛불에 대해서 썼던 것처럼 ‘이기심(욕망)’과 ‘이타심(공동체적 상상력. 혹은 소망)’이 과연 조화롭게 만날 수 있을지, 그 방법은 과연 무엇인지, 블로그가 그런 만남을 좀더 현실화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일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민노씨 님 블로그에 트랙백을 보냈는데, 잘 가지 않는군요.
블로기즘과 저널리즘의 관계는 민노씨 님과 더불어 예전에 아거 님도 큰 관심을 (아니 그 분의 전공 분야일 수도 있겠지요)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 아거 님이 빨리 돌아오셔서 민노씨 님과 이 부분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블로그는 기존 주류 언론에 대응할 수 있는 (물론 주류 언론을 대체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가장 효과적인 도구임에는 분명합니다. 블로그계의 민노씨 님 같은 고수들은 이미 기존 언론 매체의 기자 역량들을 넘어서는 분입니다. 현재까지는 그 블로거들의 처지 때문에 주요 담론들을 선제적으로 제기하지는 못하지만, 블로거들은 점차 자신들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리라 확신합니다.
저는 “집단적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에 대한 신뢰가 있는 편입니다. 지난 한해 민노씨 님 같은 분을 알게 되고, 교류를 하게 되어서 제 블로그 생활이 윤택했습니다. 올 한해도 더욱 건강하시고, 좋은 글들 많이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