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가슴에 대못을 치는 세상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은 잘 자란다. 예쁘고 반듯하고 명랑하고 건강하게 자란다. 잠든 아이 머리맡에 있는 일기장을 펼쳐보다가 “내가 나비가 된다면”이라는 제목의 일기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나비가 된다면 가장 예쁜 꽃에 집을 지을 것이다. 어떻게 지을거냐면 꽃에 눕고 또다른 꽃잎을 이불로 사용할 것이다. 집을 다 완성하면 꿀을 많이 모아 친구들에게 나누어줄 것이다. 그리고 꿀벌과도 힘을 합쳐서 꿀을 모을 것이다.
여름과 가을이 지나서 겨울이 되면 그동안 꿀벌이랑 친구들과 모은 꿀들을 똑같이 나누어 가질 것이다. 친구들과 꿀벌들은 내년 봄에 다시 만날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가 쓴 너무나 따뜻하고 예쁜 글이다. 내가 간섭하지 않아도 아이는 이렇게 잘 자라고 있다. 대견하고 고마운 일이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좋은 선생님들과 즐겁게 공부해야 할 학교에 탐욕에 찌들은 자들은 경찰까지 밀어넣었다. 일제고사라는 시험시간에 체험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선생님들을 자르고, 아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대한민국의 “교육현장”에서 2008년 12월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사회 곳곳이 전쟁터 아니면 공사판으로 변하고 있다. 나중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변명을 해댈 것인가? 절반의 탐욕과 절반의 무관심으로 이 야만의 권력을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고 자랑할 것인가?
성탄절을 앞두고 가장 즐거워야할 아이들의 가슴에 대한민국은 대못을 치고 있다. 예수가 와서 통곡할 일이 아닌가.
14 thoughts on “아이들의 가슴에 대못을 치는 세상”
정말 가슴아픈 일입니다. 이런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 나라가 기준이 없이 갈팡질팡 하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기준이 바뀌는, 힘 자체가 기준이 되는 이런 세상은 정말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이분들 모셔다 따뜻한 봄이올때 공개 수업을 할 수 있게 해드리면,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들으러 오지 않을까 싶네요.^^ 교실에서 나올려는 아이들의 모습이 10년전 20년전의 학교와 변한것이 하나도 없네요. 서태지의 노래는 왜 아직도 10대들의 가슴을 울리는지..
교육이 아니라 폭력을 가르치는 시대에
아이들이 제대로 자라주는 것이 기적이죠.
답답한 마음도, 한숨도 모두 휴….
에휴.. 정말 말이 안나옵니다.
에휴… 진짜… 이를 갈게 하는 … 좋은 말이 하나도 안나오는 상황이네요…
진짜 비러먹을 놈들이란 생각밖에 안드네요… –++++
요즘 아이들 공부하는 모습 보면 정말 애처롭고 불쌍해 보입니다. 이렇게 몰아가는 게 꼭 제도탓만은 아니고 우리 부모들도 일정정도 책임을 느껴야 할 것 같습니다. “남들 다 하니까…” 혹은 “다른 애들은 몰라도 우리 애는…” 이런 부모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아이들은 더 힘들어지고 교육제도가 악해질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되면 좀 더 길게 쓰고 트랙백 보낼까 합니다.)
얘기를 바꿔서, 가족과 더불어 건강하고 평안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남은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에도 건강한 글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
아….일기장의 글이 참으로 아름다와요…감동적인 시로군요,
로망롤랑 님 /
저도 이 일기를 처음 봤을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의 글이라고 하기에는 아름답고 너무 어른스러워서요. ^^ 딸 키우는 보람이 이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CeeKay 님 /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늘 행복한 가정이시길 기도드립니다. 너무도 예쁜 아이들과 행복한 가정 생활 블로그를 통해 계속 보여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