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선택

어떤 순간이 주어지든 당신은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이 허약하고 한계에 갇힌 존재라는 믿음을 강화시켜 주는 일련의 생각과 감정과 기분을 따르기로 선택할 수도 있고, 자신의 참본성은 순수하고 조건에 얽매여 있지 않으며 상처 입을 수 없음을 기억할 수도 있다. 무지의 잠 속에 머물러 있을 수도 있고, 자신이 늘 깨어 있음을 기억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당신은 당신 존재의 무한한 본성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무지, 허약함, 두려움, 분노, 욕망은 참본성이 지닌 무한한 잠재 능력의 표현들이다. 그러한 선택들에는 본래 옳고 그름이 없다. 불교 수행의 열매는 단순히 이것을 깨닫는 일이다. 우리의 참본성은 그 범위가 무한히 넓기 때문에 이런저런 마음의 괴로움들은 모두 그중 하나의 선택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무지를 선택하는 것은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기 때문에 자각을 선택하는 것이다. 삼사라와 니르바나는 단순히 우리가 어떤 관점을 선택해 자신의 경험을 바라보고 이해하는가의 차이일 뿐이다. 니르바나에 마술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삼사라에 나쁘고 잘못된 것은 없다. 만일 과거의 경험에 의해 자신을 한계가 있고 두려움으로 차 있고 허약하고 겁 많은 존재로 생각하기로 결정 내렸다면, 그것은 다만 당신이 그렇게 선택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을 다르게 경험할 기회는 언제나 가능하다는 사실도.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 티베트의 즐거운 지혜, 문학의숲, 2009, pp. 323-324>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