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수, 그의 황우석 보도는 비열했다
오마이뉴스에 한학수의 “<조선>의 ‘황우석 보도’는 비열했다 대통령과 정치인은 왜 사과 안 하나”라는 인터뷰가 실렸다. 조선일보가 비열한 것은 비단 이 문제 뿐만이 아니므로 여기서는 거론하지 않겠다. 또한 줄기 세포 연구의 윤리에 관한 문제도 찬반 양론이 있으므로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한학수의 황우석 보도는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한학수는 황우석 줄기 세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균형잡힌 기자의 자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절반의 진실만을 붙잡았을 뿐이다. 나머지 절반에 더 큰 진실이 묻혀있을 수도 있는데, 그는 외면했다.
그가 밝혀낸 것은 2005년 Science에 게재된 논문이 조작되었다는 것과 그 논문의 근거가 되는 10여개의 줄기 세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줄기 세포가 애초부터 만들어지지 않았든 또는 만들어졌는데 그것이 오염이 되어서 변질되었든 이것은 연구의 총책임자인 황우석 책임이다. 잘못된 데이터로 만들어진 논문을 Science에 게재한 것 또한 황우석 책임이다. 황우석의 가장 큰 문제는 연구 파트너는 잘못 골랐고, 그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알려진대로, 황우석 연구팀은 크게 둘로 나뉘었는데, 줄기 세포 전단계의 배반포를 만들어내는 서울대 수의학과 팀이 있었고, 그 배반포를 가지고 줄기 세포로 배양시키는 미즈메디 병원 팀이 있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줄기 세포 전 단계인 배반포는 수십 여개가 서울대 수의학과 연구팀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것을 가지고 미즈메디 팀이 줄기 세포를 만들었는지, 아니면 만들지 못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들이 줄기 세포 배양 능력이 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황우석은 그의 연구 파트너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다.
한학수의 날카로운 취재 능력은 미즈메디 팀의 줄기 세포 배양 능력 또는 오염 능력을 밝혀내는 데는 무력했다. 아니 애써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공연히 “황우석만 죽이면 된다”라고 얘기했다. 왜 그랬을까? 황우석이 총책임자이기 때문에 그랬을까? 추론해 보건데, 한학수가 속해 있는 배아 줄기 세포 연구 반대 세력은 황우석을 사기친 패거리들을 이용하여 황우석으로 상징되는 배아 줄기 세포 연구를 거세시킨 것이다.
황우석을 사기친 패거리들도 황우석이 죽어야 자기들이 줄기 세포 연구의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있었을 테니, 그들의 이해 관계는 맞아 떨어지는 셈이다. 그들의 황우석 제거 작전은 오래 전부터 치밀하게 기획된 것 같다. 이것은 사건의 추이를 지켜 본 나의 추측일 뿐이지만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어찌 되었든 그들의 작전은 성공했다. 축하한다. 하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비열한 것은 비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