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죽음의 진실(?)
최진실의 자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최진실을 좋아했든, 좋아하지 않았든 수많은 국민들이 어리둥절하고 당황한 것은 사실이다. 대다수 언론들은 연일 그의 죽음을 팔기에 바쁘고, 인터넷을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는 수구 정치 집단들은 ‘최진실법’을 만들겠다고 아우성이다. 쓰레기 언론들과 수구들이 지목한 범인은 ‘인터넷 악플’이란다. 또한, 진보라고 하는 이들도 최진실 죽음에 대해 강만수가 비판받아야 한다며 일갈했다. 다들 한 여인의 자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에 여념이 없다. 참으로 인간에 대한 그리고 고인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는 인간들이다.
그렇다면 최진실은 왜 갑자기 자살을 했을까? 경찰은 충동적인 자살이라고 결론지었다. 사랑하는 두 아이까지 둔 엄마가 왜 자살 충동을 이기지 못했을까? 정말 인터넷에서 나뒹구는 쓰레기 같은 댓글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이들까지 남기고 자살을 했을까? 자기가 사채업자라고 매도당했다 해서 그것이 억울해서 죽었을까? 그렇게 억척스럽고 똑순이 같았던 여자가, 삶의 그 많은 굴곡을 견디며 살았던 그가 이 정도의 난관을 왜 견디지 못했을까?
최진실의 죽음을 ‘인터넷 악플’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인간들은 최진실을 가장 모독하는 짓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물론, 알고도 그런다면 더 나쁜 인간들이겠지만.) 최진실이 쓰레기 악플 때문에 세상을 등질 그럴 사람이 아니다. 차리리 그 엉뚱한 소문을 퍼뜨린 자들을 찾아 법의 심판을 받게 하면 했지, 그런 사소한 일에 자신의 목숨을 버릴만한 무책임한 사람이 아니다. 더군다나 그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아이가 있지 않은가?
경찰의 결론, 즉 충동적 자살이라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면, 최진실은 죽고 싶은 충동을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최진실이 죽었던 그 순간, 그는 이성을 잃었다는 얘기다. 어쩔 수 없었다는 얘기다. 자기의 이성으로 제어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왜 그랬을까?
나는 그의 우울증에 주목한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6개월동안 그는 신경안정제의 복용을 늘려왔다고 한다.
최진실이 우울증을 앓았다고 하던데?
“모친에 따르면 이혼 후 몇년간 우울증으로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왔다고 하는데, 최근 6개월간 복용량이 조금씩 늘어났다고 하더라.”
그렇다면 신경안정제의 원리가 무엇일까? 신경안정제는 인위적으로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을 증가시켜 안정을 취하게 해준다. 세로토닌은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호르몬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신경안정제들이 세로토닌은 증가시켜 주지만, 지나친 세로토닌의 증가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을 감소시킨다는데 있다. 도파민은 행복을 느끼게하는 호르몬이다. 때문에 최근의 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신경안정제의 장기 복용은 오히려 우울증이나 자살충동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any depressed patients do not improve with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 Antidepressants, such as Prozac, Paxil or Zoloft. Prozac and Paxil only increase serotonin and norepinephrine activity. When serotonin is increased above normal levels with medication, the brain downregulates dopamine production. Dopamine downregulation explains why some patients become suicidal on “antidepressants.”
<Antidepressants Can Increase Depression, Impulsivity and Suicide Risk by Decreasing Dopamine, Reuters>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로토닌이 정상적인 수준보다 (인위적으로) 높게 되면, 인간의 뇌는 도파민의 생산을 줄여버린다. 이 때문에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오히려 자살 충동을 이기지 못할 수 있다. 최진실은 이혼 이후 복용하던 신경안정제의 양을 최근 6개월동안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더군다나 사건 당일에는 촬영 후에 속이 상해 술을 많이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안정제를 장기 복용하는 환자가 지나친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약효가 지나치게 증폭될 수 있다.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세로토닌 증가로 도파민의 수준이 너무 낮아졌고, 최진실은 자신의 자살충동을 이성으로 제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자살을 했던 여자 연예인들을 보면, 대부분 공통적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그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한 약의 복용이 오히려 자살 충동을 억제할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이들의 죽음은 ‘신경안정제’의 과다복용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전에도 얘기했듯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약들이 그리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이성으로 제어할 수 없는 자살충동까지 불러일으킨다면, 이런 약들에 대한 처방과 복용은 정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위험이 제기될 때, 과학을 들이밀던 인간들이 지금 최진실의 자살에 대해서는 ‘최진실법’을 운운하며 인터넷 통제를 하려 하고 있다. 이들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고인의 죽음까지도 이용하는 그런 인간들이다. 정말 귀신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왜 엉뚱한 사람들만 데려가는가.
32 thoughts on “최진실 죽음의 진실(?)”
경찰도 한통속입니다. 그저 악플로 몰아서 인터넷 규제의 건더기 하나 만들어내려고 정신이 없죠.
사채 관련해서도, 주변 사람들에 관해서도 일체 조사 안한다고 했었습니다. -_-;;
그리고 앵무새같이 악플 때문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떠들어대는 사람들도….
p.s :
아…이메일이나 블로그 둘 중 하나만 입력해도 댓글 쓸 수 있게 해줘요…입력하기 귀찮넹..ㅋㅋㅋ
저도 우울증에 의해 심적으로 아주 약해진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울증을 더 심화 시킨 것도 죄없는 여인에게 사채업자가 되게 한 언론과 악플이지 않았을까요. 둘과의 연관관계는 아주 컸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으로 부터 너무 많은 기대를 받는 연예인들은 사랑도 많이 받지만, 미움도 그 만큼 많이 받아, 마음의 상처가 클 거 같습니다.
더 이상 이런 가슴아픈 일이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최신실’ 사건의 진실(?) – CSI 과학수사대 뺨치네요^^
우울증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큰 병이죠. 특히나 우리나라 같은 인적자원에만 기대는 나라는
개개인들이 더욱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한 번 그 수렁으로 빠져들면 참 힘들꺼 같다는 생각 해봅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인터넷악플과 별로 관계가 없습니다. 증권가 찌라시를 인터넷에 퍼트렸다고 그래서 그 반응으로 누리꾼들이 악플을 달았다는 것이 아니라,그 찌라시를 세상 사람들이 믿을 수 있다는 불쾌함과 열불남이 최씨를 괴롭힌 것이지요.물론 이런 괴롭힘을 슬기롭게 이기지 못한 것은 역시 순전히 본인과 주변의 안이함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오랜 우울증과 신경안정제의 장기복용은 이미 앞으로의 결과를 알면서도 방치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우울증의 원인이 스타로서의 위상이니 하는 것은 내가 알바 아니지만…
술을 먹고 들어와서 어머니와 얘기 끝에 화장실에 들어갔다고 들었습니다.그리고 화장실에서 문자로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고 누군가에서 보내고…그런데 어떻게 엄청난 죽음을 생각할 수 있었는지…
이것이 어떻게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까.
어느정도 진정이 되면 언론과 누리꾼들은 스타 최진실이 아니라 인간 최진실을 냉정히 평가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나라당의 사이버모독죄니 하는 개소리를 들으니 진짜 욕이 안나올 수가 없군요.
말은 사이버모독죄니 하면서 누리꾼들을 노예로 만들겠다는 뜻이겠죠.표현의 자유가 없는 소통은 주인과 노예의 관계죠.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권력의 99.9프로를 사용하는 한나라당의 야비함이 왠지 무섭습니다.권력에 여유가 없으면 이미 그것은 폭력이고 공포입니다.
악플도 큰 영향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여당,야당에서 이런 사건을 어떻게 이용하건 최근 발생하는 문제들 보면 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게다가, 정치권에서 이슈마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는게 한 두번인가요? 효선,미선이 사건과 촛불 집회 같은 경우는 더 심했죠. 서해 교전에서 사망한 군인을 위해서는 촛불 몇개나 켰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근데, 인터넷 실명제 등의 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익명으로 악플 달겠다는 생각인걸까요? 아니 같은 생각을 실명으로는 왜 못한다는건지 전혀 이해가 안갑니다.
최진실씨께서 자살하기 직전 이성을 잃었다는 주장에 수긍할수 없군요.
이성을 잃은사람이 아이들 잘부탁한다고 전화 문자 다하고 죽나요??
다음블로거뉴스에 가입 안하셨나요.. 추천하고 싶은 글인데..
이 꼴똥정부의 통제본능과 그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김정일과 DNA가 똑같은 것 같습니다..
국민을 계도하고 통제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듯하고
소통을 한다면서 자기의 귀는 열지않고
소통이 홍보나 설득인 양 ytn, kbs 사장을 자기 입맛대로 바꿔 언론장악을 통해 통제하여 소통을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글은 정말 잘 알아보시고 써야 할 것 같습니다.
항우울증약의 한면만 보여주면서 최진실씨가 SSRI계열의 약만 복용하였다는 가설에서나 그나마 좀 의문을 제기할수 있지만 전혀 과학적 근거도 없이 이런 이유로 자살했다고 하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발언이군요.
NDRI계열의 항우울증약들도 세계적으로 SSRI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입니다.
최진실씨가 어느 계열의 약을 복용하였는지는 담당 의사만 알수 있을텐데 어찌 이런 근거없는 가설로 고인이 된 사람을 또 상쳐받게 하는지 모르겠군요.
분명히 능력있는 정신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을텐데 과연 무책임하게 환자의 상태를 검사하지 않고 계속 SSRI 항우울제만 처방하였을지 의문이군요.
저도 악플이 얼마나 중요한 역활을 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분명 우울증 환자에게는 특히 유명한 공인에게는 이런 악풀로도 충분한 촉매 역활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죽은자만이 답을 알겠지만..
자살…우울증을 앓고 있었다..약 복용중이었다..는 기사들에 그런데 왜? 자살을 했읅까?
살고자 하던 사람들이..그런 의문을 갖게 되었다.
멋대로 약을 중단했거나 복용법을 지키지 않아서 일거라 생각했고 우울증은 관리하면 극복?되는 병이라 언론과 의사들의(제약회사) 말을 믿어 왔다.
처방된 약복용에 대한 그른 사용탓이라는
환자들에게 죽음의 이유를 돌려
우울증 등 뇌에 작용하는 약물과 자살과의 메카니즘(물론 더 많은 이들에게 ‘약’의 기능이 되는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을 덮어버리는 일은 없어져야한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스스로에게는 하나뿐인 환자의 희생과
남겨진 이들의 슬픔이 생기지않도록
최진실씨의 죽음은 인터넷의 폐단을 절실히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네티즌들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항상 즐거운 컴퓨팅 라이프가 되도록 같이 노력하자구요~~~~~~~~~
scieng의 소요유님이신가요? 쭈욱 둘러봤는데 글 잼나게 잘 쓰시네요
저런 기사를 어디선가 본것 같네요. 항우울제 복용자들 중에서 장기복용자중 자살자 비율이 많다는 기사를 본것 같습니다. 위에서 지적한대로 역치의 법칙이랄까 뭐 그런 이유로 나중에 항우울제의 복용량이 떨어지거나 중단하였을때 엄청난 자살충동이 온다는….
ENTClic 님의 지적에 공감합니다. 이 글은 최진실 씨가 SSRI 계열의 항우울증 약을 장기 복용하였고, 그것이 다량의 알코올과 만났을 때 나쁜 상호작용을 일으켜 극한 충동을 일으켰다는 가정 하에 작성된 것입니다.
SSRI 계열은 가장 부작용이 적은 항우울증약으로 알려져 있어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 글에서도 지적된 바와 같이 이렇게 안전하다고 판명된 약도 오히려 약의 기능과는 정반대의 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최진실 씨가 어떤 약들을 복용하고 있었는지, 그 약들의 상호작용에 정말 문제가 없었는지, 그리고 그런 약들을 복용하고 있을 때, 심한 음주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이런 부분들의 연구가 있어야 제가 제기한 가설이 증명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경찰의 발표대로 최진실이 충동적 자살을 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인터넷 악플이라기 보다는 위의 가설이 더 신빙성 있다고 판단됩니다. 처음 최진실을 사채업자처럼 만든 것은 인터넷 악플이 아니라 증권가 찌라시였으며, 그것을 보도한 언론들입니다. 인터넷 댓글은 언론 보도에 대한 대다수 네티즌들의 2차적인 반응입니다.
좋은 지적 고맙습니다.
아무리 극한 충동이 와도 애들때문에 악쓰고 산다는 사람이 그러면 안된다고 봅니다…
오죽하면 최불암이 외롭고 괴로운 일 있겠지만 그걸 죽음으로 해결할려고 하면 안되는데 최진실도 잘못했다고 그러더군요…
soyoyoo님께서 언급하신 부분은 굉장히 전문적인 영역입니다. 인용에 좀 더 신중을 기하시는 것이 좋을듯… 그리고 많은 신문기사에서 신경안정제 복용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만 기자나 수사 관계자 분들이나 “신경안정제”와 “항우울제”의 구분을 잘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리어 적절한 우울증 치료가 되었다면 자살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연애인이라는 신분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가 어려웠을지도 모르고 적절한 치료를 못받고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신경안정제에만 의존하다가 우울증을 키웠을 수도 있고요. 인용하신 자살충동 이야기도 미FDA에서도 지난해부터 면밀히 검토중이라고만 이야기하는 부분이더군요. 가장 유명하다는 “프로작”이라는 항우울제도 1987년에 승인이 되어 사용된지 꽤 오래된 약품입니다. 그 정도라면 상당히 안정된 치료제라고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살의 원인이 이것이다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예인 님 /
예인 님은 제가 쓴 글에 대해서 예인 님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비판할 권리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제가 쓴 글에 대해 하고 싶다면 댓글을 남기실 수도 있구요. 하지만 말입니다.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 와서 “무엇을 써서는 안된다”라고 말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블로그는 저의 공개된 일기장에 불과합니다. 이 블로그는 저를 위한 유일한 인터넷 공간입니다. 가장 이기적인 공간이기도 하구요.
예인 님이 밝히신대로 한의대생이니까 저보다 의학 지식은 월등하시겠군요. 하지만 말입니다. 제 글에 대해 논리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거나 반증하실 데이터가 있으면 그렇게 지적하시면 됩니다. 제 블로그에 와서 무엇을 써라, 무엇을 쓰지 마라 하시면 안됩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의견과 다른 주장이 있는 블로그에 와서 “검열” 비슷한 행위를 하시는 겁니까? 그건 한의학을 전공한 의학도가 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주류의학의 모든 성과와 효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환자들도 최소한의 균형된 정보와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사들이 보통 사람들에 비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들도 모든 것을 알고 있지는 않지요. 제 블로그에서 건강과 관련된 몇몇 글들은 주류 의학에서는 전혀 얘기해주지 않는 정보를 전하고자 하는 것 뿐입니다.
한마디로 인터넷 악플이 최진실을 죽였다고 단정짓고 네티즌 전체를 매도하는 현실이 슬픈 것이죠. 정작 책임을 느껴야 할 기성언론과 MB류들의 작태가 한심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이 글이나, 이 글에 걸린 ‘연예인 자살로 본 우울증 치료의 허와 실’ 같은 글은 쓰셔서는 안 되는 글이었지 싶습니다. 주류 이론에 명백하게 반하는 결론을 내는 이런 글은, 정신과 전문의로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분이 아니라면 함부로 써서는 안 되는 글이라 봅니다. 이미 의사이신 ENTClic 님께서 전문적인 부분을 잘 지적해주셨기에 굳이 더 첨언할 얘긴 없지만….. 이런 글이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가 정신과에 내원하여 전문의와 상담하고 치료를 받는 것을 꺼리게 만들어 오히려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되지 않을까 저어됩니다. 이젠 낡아빠진 구호가 되었지만, 우울증은 치료에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어려운 병 중 하나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우울증 약의 처방과 복용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에게 내원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어느 병이나 마찬가지지요.
소요유 님의 의학적 지식 전반을 의심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주류의학에 대한 선입견이 뿌리깊으신 것 같습니다. 이 글의 신뢰성을 평가할 능력은 못 되지만, 주류의학은 믿을 수 없다는 요지의 글을 굉장히 많이 쓰셨고, 개중에는 심지어 “암 치료에 주류의학보다 거슨요법이 우월하다”는 말씀도 하신 적이 있었는데요…… 저는 소요유 님이 최진실 씨의 죽음을 이용하여, 주류의학계에 반대하는 소요유 님의 정치적 입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이 글을 쓴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듭니다.
아, 굳이 신분을 밝히자면 저는 국가시험 준비중인 ‘한의대생’입니다. 6년 내내 가장 대표적인 ‘대체의학’을 공부한 셈이죠. 아직 한의사분들에 비해 공부가 한참 부족하긴 하지만, 제가 대체의학을 공부한다고 해서 주류의학의 성과와 효과를 부정한다는 게 얼마나 바보같은 일인지만은 잘 알고 있습니다.
ENTClic 님의 리플에서 이미 이 글의 문제를 충분히 지적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지 않은 겁니다. ENTClic 님의 리플은 소요유 님이 그렇게 ‘좋게 좋게’ 넘길 수 있을만한 리플이 아니에요. 뭐 제가 그 이상의 얘기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신경정신과에 대한 본격적인 썰을 풀 수 있을 정도로 신경정신과를 깊게 공부한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이 글의 문제는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NTClic 님의 말씀처럼, 소요유 님께서는 다양한 항우울제 중에서도 특정 계열의 약물만을, 그것도 그 계통 약물의 특정한 효과만을 언급하여 ‘이것이 최진실 씨 죽음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고 말씀하고 계시지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 인용하신 논문 자체가 잘못된 것 같진 않습니다. 그러나 의학은 엄청나게 방대합니다. 우울증 치료제도 한 가지 기전만 주구장창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이 논문은 우울증에 대한 수많은 연구 중 하나일 뿐인데, 그것을 마치 전체인 것처럼 말씀하시고 계신 것 뿐이죠. 신기한 논문이 한 편 나오면 마치 그 이론이 주류 이론을 전부 뒤짚어엎은 줄로 착각하는, 신문들의 과학/의학 기사가 범하는 전형적인 오류입니다. 조중동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긴 연설에서 한 두 마디만 집어내어 그것이 발언의 전부인 양 왜곡하곤 했습니다. 그런 조중동의 행태에 늘 분노해왔던 소요유 님 아니십니까. 보통 의사가 우울증 환자를 진료한다면, 이보다 훨씬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을 합니다. 한 가지 약에 부작용이 있다면,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고 바로 다른 접근법을 취할 것입니다. 그게 바로 의사가 하는 일이죠.
최진실 씨가 같은 계열의 약물을 복용했다는 증거도 없고, 그 약물만 계속 복용했다는 증거도 없고, 게다가 사망 원인이 정확히 약물 때문이라고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있는 그 어떤 단서도 없습니다. 무조건 악플 탓을 하는 것도 난감하지만 소요유 님의 의견이 더 설득력있다고 볼 그 어떤 근거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요유 님은 글 쓰지 마라!’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의학은 아주 전문적인 학문이에요. 학교에서 육 년, 병원에서 사 년을 줄곧 한 가지만 공부하는데도 정작 환자 진료에 나서면 햇병아리가 될 정도로 양이 방대하고 인과관계가 복잡하며 정확한 판단을 하기가 어려운 학문입니다.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명백한 정론을 제가 동어반복하는 것이야 괜찮죠. 하지만 그 정론을 뒤집어엎는 의견을 펴려면 주류의학의 노력에 대응할 만큼 충실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물론 의학을 공부하지 않은 비전문가에게는 아주 어려운 일이고, 따라서 비전문가의 의학 관련 글은 단순한 선동이 되기 쉽상입니다. 그런데 의학은 생명과 직결된 문자라는 점에서, 이런 선동이 누군가의 생명에 위협을 끼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제가 학부생 주제에 몇 차례 그런 글을 썼다가 후에 크게 뉘우친 적도 있구요. 이건 일전 ‘거슨 요법’에 대한 글을 쓰셨을 때부터 소요유 님께 늘 드리고 싶은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류의학에서 어떤 정보를 전혀 얘기해주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그 이론은 이미 충분한 논문과 근거에 의해 반박되어 폐기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거슨요법 같은 것들도 그렇고, 한의학에서 써먹던 양도락 이론이나 오링 테스트 따위가 전부 이미 충분한 논의 끝에 폐기되고 도태된 것들입니다. 주류의학이 로비를 통해 굳건한 패권을 지켜가고 있다는 얘기는 참 멋진 음모론이긴 하지만, 학계란 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으니까요……
예인 님 /
의학 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아주 전문적인 영역이 많습니다. 그 영역들마나 흔히 전문가들이 자기들만의 성을 쌓지요. 나는 예인 님의 생각과는 다릅니다. 나는 의학계에 종사하지는 않지만, 내 주위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 주류의학이라는 것에 의해 다루졌는지 지난 세월동안 똑똑히 보아왔습니다.
내가 몰랐을 때야 의사들의 말이라면 100% 믿었지요. 지금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주류의학을 모두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주류의학이 이룬 성공도 꽤 많지요.) 그 사람들의 말은 저에게 그냥 한 분야의 정보인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찾아보고, 내가 연구합니다. 의학에 관련된 책을 보면 볼수록 님이 얘기하는 음모론이 그냥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렇게 보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보면 이것이 무슨 말인지 알 것입니다. 의사는 말입니다. 자기가 아파보지 않고는 진정한 의사가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 블로그에는 제가 쓰고 싶은 것을 씁니다. 그것이 의학이든, 정치든, 사랑이든, 뭐든 제가 쓰고 싶은 것을 씁니다.
하나 더. 부작용이 없는 항우울증 약이 있습니까? SSRI 계열은 부작용이 가장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의사들이 가장 많이 처방하는 것입니다. 그런 안전하다고 판명된 약도 오히려 자살율을 높일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이 연구 연구 내가 한 것도 아니고, 플로리다에 있는 어떤 의료진이 시행한 것이구요.
위의 댓글들을 쓰신 분들 중 일부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저도 전문직이라면 전문직에서 일하지만, 자신의 분야에 대한 언급에 기귀울 줄 알아야 전문인입니다.
누구나 모든 것을 다 알고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요. 특히 의약같은 전문분야야 어제의 사실과 오늘의 사실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의사라는 직분에 자부심과 자존심을 계신 것은 아주 좋은 일일 것입니다. 그런 정열은 더 잘해나갈 수 있는 에너지가 되니까요..
소요유님의 글은 제가 보기에 문제 없어 보입니다. ‘가정에서 출발에서 가능성이 있다’로 끝나고 있습니다. 굳이 이런 글에 써야 된다 쓰지 말아야 된다라고 이야기하는 자체가 약간은 유아적으로 느껴집니다.
소요유님뿐만 아니라 저도 격은 경험이지만 소수의 의사분들이 가지고 계신 약간은 이상한 지적우월감 같은 태도는 별로 설득력도 타당성도 존경심 유발도 할 수 없습니다. 물어보면 짜증내고 시킨대로 안하면 화내고, 잘 설명하고 설득해서 일러주어도 알듯 말듯 할텐데요..
제가 확실히 믿는 것은 사람의 몸은 아무리 숙련된 의사라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진찍고 검사하고, 수많은 단계를 거치면서, 오류와 실수가 개입될 상황은 많습니다. 매일 새로운 사실과 임상결과와 약물들이 나오구요. 게다가 1억의 사람이 있다면 1억개의 다른 몸둥이가 있을 텐데요..장인으로 말하면 다 커스텀 디자인인데 데이타에 의존하고 있는 것 입니다. 그것도 계속 바뀔 수 있는 데이타 지요.
주류의학이던 대체 의학이던 작동하는 것과 않하는 것이 있겠지요. 문제는 자기는 옳고 남은 아니다라는 거지요. 그리고 그런 주장이 자신의 이익과 영역을 지키기 위해 진실까지 덮는 것이라면, 혹은 오버 리엑션 이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의학 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도 다 방대하답니다. 저는 제분야에서 20년을 넘게 공부하고 실무하지만 알아가는 것이 많을 수록 모르는 것도 더 많다는 것을 느낀답니다.
그리고 의학의 발전이 인류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고통을 해결해 준다는 것에도 의문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생노병사 다 필요한거지요. 병들고 일찍 죽는다고 해서 큰일날 일이 아니라 이거지요. 오히려 살아서는 안되는 사람들이, 혹은 살아도 그만 안 살아도 그만인 생명들의 시간만 괜시리 연장시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답니다. 평균수명 40이면 어떻고 100이면 어떻습니까? 사는 질이 문제지요..
최진실씨 죽음의 진실은 진실씨 자신도 모를 가능성이 많습니다.
강만수도, 우울증, 도파민도, 사생활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알콜이 문제지.
저는 우울증 약을 10개월째 먹고 있으면 의사가 약을 점점 줄여주고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caribou_kor/60055865083
우울증 환자를 더 우울하게 만드는, 우울증을 이용해 먹는 이런 글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정말 우울증에 걸려봐야 우울증 타령들을 안 하겠지요.
세상을 우울하게 만들지 맙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오히려 병을 고치려는 약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을 경험했었습니다. 훌륭한 의사들도 있겠지만, 아닌 의사들도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요. 고인의 죽음을 가지고 앵무새처럼 떠든 블로그와 댓글만이 보이다가, 우연히 이런 관점에서의 훌륭한 글을 볼 수 있는 것에 글쓴이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소요유님,
전문가가 아닌면서도 거의 정확하게 보셨다고 생각되는군요.
Dr. Breggin의 Youtube을 소개해드리고 싶군요.
제가 개인적으로 ADHD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 이분을 알게되었읍니다.
도움이 되시길.
http://www.youtube.com/watch?v=Qh0iOd3KEAY
한마디더. ADHD is complete Fraud!!!
홍경화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ADHD도 사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20여년간 자폐증 어린이가 급속도로 늘어난 것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자폐증이 예방접종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울증도 마찬가지죠. 이미 언급이 되었지만.
오늘 경향신문기사에 연합뉴스를 그대로 올려놓은 걸 봤읍니다.
우울증 이 배로 늘어났고 항우울제처방에 대한 기사였는데,
인터뷰를 한 정신과의사님들 너무 실망입니다.
하나같이 약이 좋아져서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식이니
전문가가 아닌 제가 보기에도 한숨이 나오는군요.
기자님들은 제발 공부 좀 하고 기사를 써주시고
편집장님들은 무얼하시는 양반들인지 –제약회사 배불리고 국민들이야 어떻게 되건말건 모르겠다는 겁니까. 영어공부는 왜들 그리 했는지. 기사올리기전에 외국의 반대의견도 찾아보고 그렇게할려고 외국어 배우는 것 아닙니까. 오히려 국민들 건강을 해치는 걸 기사라고.
많은 정보들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환자나 환자의 가족들이 옛날처럼 전문가 집단에게 쉽게 사기당하지는 않을 겁니다.
서양의학을 배운 의사들은 대부분 그들이 교육받아온 패러다임을 깨뜨릴 수 없습니다. 물론 간혹가다 서양의학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사들이 나오기는 하는데 아주 손에 꼽을 정도구요.
한국의 기자들에게는 별 기대를 안하시는 편이 좋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