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풍경
조카의 중학교 졸업식에 갔다가 새롭게 발견한 사실이 있는데,
- 3학년 담임선생님들이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여자선생님이었다. 조카에 말에 따르면, 조카가 다니는 중학교에는 80%가 여자선생님이란다.
- 졸업장들을 받은 학생들이 모두 담임선생님에게 달려가 안겼다. 어떤 학생들은 졸업장을 수여하는 교장선생님과 셀카를 찍기도 했다.
-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일일히 졸업장을 수여했다. 상장 수여는 거의 없었고 외부 귀빈들의 축사도 없었다.
- 여학생들은 하나 같이 화장을 했는데, 입술에 바른 빨간 립스틱의 색깔이 모두 같았다. 남학생들은 거의가 버섯동자 머리를 하고 있는데 마치 붕어빵틀로 찍어낸 듯 비슷하게 보였다. 학생들의 80%는 롱패딩이라 불리는 검정색 긴 점퍼를 입고 있었다.
- 교복을 찢거나 밀가루나 연탄재를 뿌리는 객기도 사라졌다. 학생들은 대체로 명랑했고 자유분방했다.
- 예전에 불렀던 졸업식 노래는 사라졌고, 015B의 <이젠 안녕>이란 노래를 졸업생들이 같이 불렀다. 사실 이 노래도 아이들이 태어나기 훨씬 전인 1991년 노래인데도 중학생들이 곧잘 따라 불렀다.
세월이 흐르면서 졸업식 풍경도 많이 변했다. 그 변화가 낯설기도 했지만 예전보다 훨씬 나아진 것 같아 흐뭇했다. 세상은 그렇게 조금씩 진보하는 모양이다. 조카를 비롯해 오늘 졸업한 학생들의 건강과 행복을 빈다.
2 thoughts on “졸업식 풍경”
버섯동자라는 표현이 참 딱이네요
제 아들도 이런 머리스다일인데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이 답답하네요
어울리지 않는데 유행하는 스타일이라면 만족해 하니깐요!
제 아들은 오는 2월에 중학교 졸업하는데 글 속에 나온 풍경을 찾아 볼렵니다
근데 블로그글을 읽어보니 어찌 이리 글을 잘 적을 실까~하며 부러워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아드님의 졸업을 미리 축하드립니다. 정말 오랜만에 아이들 졸업식에 가봤는데, 예전에 비해 졸업식 분위기가 자유로워서 보기 좋았습니다. 선생님들과 아이들 사이도 예전에 비해 훨씬 가까워 보였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