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그의 명복을 빌며
몹시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햇볕이 정수리에 내리꽂히고, 바람 한 점 없다. 사방에서 열기가 올라와 숨이 막힌다. 이렇게 더운 날, 걸출한 진보정치인 노회찬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충격과 슬픔이 뒷통수를 쳤다.
4천만원을 친구에게 받아 적법한 후원금 처리를 하지 않은 실수. 분명 실수이거나 또는 방심이었을 것이다. 그는 그 실수 내지는 방심을 죽음으로 갚았다. 허망했다.
차라리 처음부터 인정하면 어땠을까? 물론 하이에나 같은 쓰레기 언론들이 가만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정치를 그만 두고 초야에 묻혀 사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특검 소환을 앞두고 죽음을 결심하며 외로웠을 그의 마음을 짐작해 보면서도, 꼭 죽음으로 명예를 지키고 진보 진영을 지켜야 했는지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그의 부음 앞에선 모든 것이 부질없었다.
하지 말아야할 특검으로 아까운 사람만 먼저 보내고 말았다. 삶이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의 연속일 수 있다는 사실에 웃지도 울지도 못한다.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빈다. 당신의 정치적 주장에 늘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당신이 있음으로해서 우리는 더 나은 세상에 살고 있다. 부디 저 세상에서는 조금은 더 자신에게 관대하길 바란다. 당신은 그래도 괜찮다.
고맙습니다. 이제는 편히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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