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는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북쪽 깊은 바다에 물고기 한 마리가 살았는데, 그 이름을 곤(鯤)이라 하였습니다. 그 크기가 몇천 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물고기가 변하여 새가 되었는데, 이름을 붕(鵬)이라 하였습니다. 그 등 길이가 몇천 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한 번 기운을 모아 힘차게 날아오르면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았습니다. 이 새는 바다 기운이 움직여 물결이 흉흉해지면, 남쪽 깊은 바다로 가는데, 그 바다를 예로부터 하늘못(天池)이라 하였습니다.
<오강남, 장자, 현암사>
<장자>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 끝없는 상상의 나래와 거칠 것 없는 호방함 때문이다. 동서양의 고전 중 <장자>처럼 이렇게 호쾌하게 시작하는 책은 많지 않다. 소요유(逍遙遊)는 <장자> 첫 번째 편의 제목이다. 이것을 오강남은 “자유롭게 노닐다” 라고 풀이했다. 그는 절대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변화와 초월이 소요유 편의 주제라 말한다.
오래전부터 블로그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무료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많이 있지만, 나의 결벽은 나만의 공간을 고집했다. 마음에 드는 블로그 제목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게으름과 결벽은 대체로 일을 더디게 만든다.
이제야 내 공간을 만들고, 그 제목을 <장자> 첫째 편에서 따왔다. 자유롭게 노닐다… 이것만큼 이 블로그에 어울리는 제목도 드문 것 같다. 이제 멍석을 깔았으니 제대로 한 판 놀아보려 한다.
[…] 있어서 블로그는 “자유롭게 노닐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블로그 이름이 소요유(逍遙遊)인 […]
[…] 블로그를 시작한지 10년이 되었다. 블로그를 통해 그동안 많은 말을 했다. 슬픔과 분노와 비난을 토하기도 했고, 기쁨과 즐거움과 행복을 노래하기도 했다. 그 말들이 서로 뒤섞여 지난 10년의 흔적을 이곳에 새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