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당신의 흔적
노무현은 슬픔이다. 그것도 아주 깊은, 너무나 깊어 끝이 보이지 않는, 그러나 시간이 지나 아련해진 그런 슬픔이다. 그것은 가슴먹먹함이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아니 잊혀질 수 없는 안타까움이다. 저린 가슴 속의 비통이다. 아픔이고, 눈물이다. 그의 따뜻한 미소를 생각하면 멈출 수 없는 눈물이 흐르다 고요한 침묵만 남는다.
8년의 세월이 흘렀다.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문재인을 친구로 두었기에 대통령감이 된다고 자랑스럽게 외쳤던 당신이 떠나고, 그 문재인은 대통령이 되었다. 당신이 마지막 글에서 말한 운명, 그 운명이 문재인을 꼼짝 못하게 했다. 문재인은 노무현의 부활이다. 그가 노무현의 가치를 완성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노무현은 그리움이다.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아니 채울 수 없는 보고싶음이다. 당신의 정의로움, 용기, 수줍음, 재치, 순발력, 포효, 그리고 발가락 양말. 그 모든 것이 그립고 보고 싶지만, 당신은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그리움이 사무치면 꽃이 핀다고 했던가.
해마다 5월이면 당신의 꽃이 필 것이고, 우리는 당신의 흔적을 찾아 헤맬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견뎌야할 천형인지도 모르겠다.
사랑과 존경을 당신에게 드립니다. 저 세상에서는 부디 안식하시길 기도합니다.
One thought on “노무현, 당신의 흔적”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가라
<정호승, 부치지 않은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