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달만 바라보다
새벽 5시에 잠을 깼다. 운동을 하러 밖으로 나갔는데 오늘 따라 뭔가 다른 에너지를 느꼈다. 밤이 길어져서 아침 해는 날마다 늦게 뜨는데, 어제보다 더 밝아진 새벽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순간, 아파트 건물 사이로 엄청나게 큰 달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태어나서 본 보름달 중 가장 큰 달이었다. 그 달이 쏟아내는 빛에 한동안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 저렇고 크고 밝고 아름다운 달을 볼 수 있다니,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동이 밀려왔다. 새벽 운동을 해야된다는 생각은 잊어버리고 하염없이 달만 바라보았다.
나중에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오늘 뜬 이 달이 68년만에 가장 큰 보름달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슈퍼문(Super Moon)이라 불렀다. 달은 지구 주위를 타원으로 돌고 있는데, 지구와 가장 가까워졌을 때 볼 수 있는 보름달이란다. 달은 평소보다도 몇만 km나 지구와 가까워졌고, 30%나 더 밝은 빛을 지구로 보내고 있었다.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 평생 가장 크고 밝은 달을 보다니 운이 몹시 좋은 날이었다. 자연에 대한 경이와 감사로 하루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