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5] 세월호의 흔적
카미노를 걷다 보면 가끔씩 세월호의 흔적을 발견한다. 한국 사람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잊혀지지 않는 트라우마였다. 자식을 잃은 부모뿐만 아니라 그 아이들이 수장되는 순간을 TV를 통해 지켜보던 거의 모든 이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과 상처를 안겼다.
대통령은 가증스런 위선의 눈물을 보이며 유가족의 한을 풀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참사의 진상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진상규명은 끊임없이 방해받고 있다. 그 방해하는 집단이 이 참사를 기획했을 것이라는 짐작만 할 뿐이다.
누군가가 철조망에 노란 리본을 걸어 놓았다. 무덤 앞 십자가에는 노란 리본 스티커가 붙어 있다. 카미노를 걷는 이들 중에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유가족을 비롯한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카미노를 걷다가 노란 리본을 보면서 세월호의 상처를 기억한다. 그 상처가 치유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진상규명이다. 카미노는 분명 그렇게 말했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소리 없이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