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김근태

그를 보면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인이 되기 전, 그는 재야의 커다란 나무였다. 그런 그가 정치에 입문하고 나서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가 정치적 감각이 무디고, 순발력이 떨어지며,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대선은 그가 정치인으로 성공하기에 결정적인 순간이었지만, 그는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 당시 그는 노무현이 내민 손을 굳게 잡았어야 했다. 무치족 신문사 사장이 탈세로 구속이 되었어도 면회를 가지 말았어야 했다. 그가 보여준 마음 약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은 개혁세력을 이끌기에 역부족으로 보였다.

북핵 문제로 나라 안팎이 어수선할 때 그는 모처럼 강단진 모습을 보였다. 무치족들이 아우성을 쳐도 그는 개성 공단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성을 방문한 것이다. 역시 무치족 신문들이 그가 개성에서 춤판을 벌였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이것이 그에게는 또한번의 기회일 수 있다. 강하게 나가야 한다. 그들이 반민족 세력, 반평화 세력임을 천명해야 한다. 그들을 감싸안고서는 단 한 발도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사랑과 용서의 상징, 예수가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배워야 한다.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가 악하면서 어떻게 선한 것을 말할 수 있겠느냐? 입은 그 마음속에 가득 찬 것을 말하는 것이다. 선한 사람은 선한 것을 쌓았다가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악한 것을 쌓았다가 악한 것을 낸다.

[마태복음 12:34-35]

독사의 자식들을 품을 수는 없다. 독사는 독사일 뿐이다. 그에게서 더이상 햄릿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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