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언제 우리는 그에게 떳떳할 수 있을까
영정 속의 박종철은 언제나 20대 초반의 앳띤 얼굴이다. 그가 죽은지 21년이 되었지만 그는 늘 순수한 청년으로 우리들 가슴 속에 남아 있다. 그 20대 청년의 죽음은 1987년 6월 민주 항쟁의 불씨가 되었고, 그의 목숨을 댓가로 우리의 민주주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가 가고 21년이 지났다. 그와 함께 20대를 보냈던 청년들은 지금 다 40대의 중년이 되었다. 청년 시절, 독재의 부당함에 당당히 맞섰던 그들도 세월의 버거움에 두 손을 들었다. “도덕성이 밥 먹여 주냐”며 그들은 지난 세월을 저주했고, 자신의 안위만을 갈구했다.
박종철과 함께 보냈던 20년 전의 시간은 이제 화석이 되었다. 영웅은 전설이 되지 못하고, 영정 속에서만 존재하고 있다. 1년 전에도 그에게 미안했던 나는 이제 그에게 고개를 들지 못한다.
언제 우리는 그에게 떳떳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