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서 노빠는 없다
이명박의 BBK 의혹에 대해 몇 개의 글을 썼더니, 늘 그렇듯이 “노빠들아, 지랄하지 마라”라는 투의 댓글이 붙는다. 어떤 이는 “노무현을 조사해서 비리 나오면 니들 노빠들을 어쩔건데” 라며 비아냥댄다. 어쩌긴 뭘 어째, 노무현도 잘못을 했으면 처벌을 받아야지, 내가 아는 한 노빠들은 그렇게 몰상식한 사람들이 아니다.
대선 후보 등록이 시작되고 벌써 열 명이 넘는 후보들이 등록을 마쳤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후보들 중에 노무현을 계승하겠다고 나선 이가 단 한 사람도 없다. 우리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훌륭한 대통령의 정책과 철학을 이어받겠다고 나선 이가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래서 노무현을 지지하는 나를 비롯한 노빠들은 이번 대선에서 지지할 사람이 없다. 다만 이명박 후보만은 견딜 수 없을 뿐이다.
11월에 조사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여전히 30%를 넘었건만, 소위 범여권 후보라는 정동영, 문국현도 노무현의 노선을 이어받지 못하겠다고 한다. 내 머리로는 도저히 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의 지지율이 지금 20%라도 되면 말하지 않겠다. 10% 안팎의 지지율을 가진 후보들이 노무현의 지지자들의 지지는 필요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2002년 대선에서 노사모들이 어떤 기적을 만들어냈는지 그들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도대체 어떤 계층을 지지층으로 삼아 대선에 승리하려고 하고 있는 것인가. 나는 그들의 셈법을 알 수가 없다. 한나라당의 견고한 영남지지세를 제외하고, 그리고 노무현의 지지자들을 제외하고, 도대체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지지는 얼마나 될 것인가. 정동영이나 문국현이나 머리는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사람들 같다. 대통령이 되려고 대선에 나온 것인지, 아니면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인지. 지금 이명박이 저 지경이 되어가고 있는데, 밥을 해 갖다 바쳐도 밥그릇을 차버리고 있는 정동영, 문국현을 이해할 수 없다.
노무현을 계승하겠다고 하는 것이 그렇게 자존심 상하는 일인가? 아니면 노무현을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정치 철학과 노선이 다른가? 아니면 상고 밖에 나오지 않은 비주류의 노무현이 이루어놓은 일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인가?
2002년 노무현은 김대중 전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일 때도 이렇게 말했다. 김대중의 공과 과를 모두 계승하겠노라고. 이 정도의 신의를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동영이나 문국현은 참여정부가 실패한 정부라는 말도 안되는 쓰레기 언론들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불쌍한 사람들이다. 처절하게 싸워야할 대상들에게 투항해버린이 용기 없고, 패기 없고, 신의 없는 후보들을 지지할 국민들은 많지 않다. 이들을 지지할 노빠들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리하여 이번 대선에서 노빠들은 없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이들은 노빠들의 지지를 받을 만한 수준이 되는 사람들이 없다. 노무현과 노무현 지지자들이 빠진 대통령 선거. 국민들에게 어떤 희망과 울림을 줄 것인가? 지금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이들에게 어떠한 감동을 받을 수 없는 노무현 지지자들은 쓸쓸히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그를 지켜냈던 그 역사가 자랑스럽다. 상식과 원칙만을 부여잡고, 세상을 개혁하려던 지난 5년간의 그 시도와 결과가 소중하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준 노무현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노빠” 라는 주홍글씨가 우리에게는 자랑스런 명예이자 행복이다.
4 thoughts on “이번 대선에서 노빠는 없다”
행복합니다….
행복합니다….
행복합니다….
지지할 후보가 없다, 그래서 니들이 네거티브에만 메달려 있는 거 아니었니? 그저 이명박 싫어, 이회창 싫어..
지금 니들이 지지할 후보가 왜 없는지 생각은 해봤니? 결국은 노무현을 계승하려는 단 일인조차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그게 바로 니들의 실패를 증명하는거야. 과연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게 노빠들의 지지였나. 희망을 팔아먹고 개혁을 팔아먹은 사기의 결과였고, 그 사기의 결과가 지금 나타나는 거란다. 원칙도, 소신도, 아무 것도 없는 주제에 조잘조잘 주둥이들은 시끄럽지. 그 잘난 주둥이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세상 바꾸기 전에 니들 스스로의 행보를 되돌아 봐.
덧붙여서. 노빠들이 몰상식하지 않아서 “참여정부”가 삼성구조본의 작품이라는 이야기에 눈 질끈 감고 아무 말도 없구나, 그렇지? 특검 반대한다는 말에도 아무 감흥이 없지. 안 그래?
저는 2002년 대선에 노무현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입니다. 지금도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여부는 별로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그때만큼 열정적으로 밀어주지는 않지만요…
그런데 제가 아는 한 문국현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을 계승하지 않겠다라고 말한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계승하겠다라고 말한적도 없지만요. 다만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 지난 노무현 정부 5년동안의 문제점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그 이후에나 연합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한적은 있지요.
(현재로서 문국현을 지지하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문국현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공도 있지만 과도 있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다만 2002년의 김대중-노무현 라인과는 다르게 문국현 후보는 노무현 정부의 라인을 계승할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서 있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즉, 문국현 후보가 집권을 하게 되면 2002년의 노무현정부보다 더 자유롭게 전 정부의 공과를 취사선택 할 수 있다는 점을 바라보고서 문 후보가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노무현 정부가 지지리도 못났으니 계승하고 싶은 마음이 절대 없다라는 이유는 아닌 것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