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아무도 비껴가지 않는다
20년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더러는 머리숱이 적어져 있었고, 더러는 반백이 되어 있었다. 얼굴마다 지난 세월의 흔적을 제각기 지니고 있었다. 반갑기도 했고 어색하기도 했다.
20년 전에 찧고 까불고 풋풋한 청소년기를 같이 보냈던 녀석들인데, 이제는 거의 모두 가정을 이루고 있었고, 삶이 주는 무게에 피곤한 모습들이었다. 아내들이 있었고, 하나 둘 자식들이 있었으며 그 가정을 꾸려가야할 책임 앞에 힘겨워했다.
돈을 많이 번 녀석들도 있었고, 빚을 많이 진 녀석들도 있었으며, 이혼한 녀석들도 있었고, 들리는 바에 의하면 자살한 녀석들도 있었다. 20년의 시간은 각자의 인생을 수십 갈래로 나누어 놓고 말았다.
술 한 잔에 먹고 사는 얘기, 재산을 불리는 얘기, 자식 교육 얘기들이 나왔고, 나는 녀석들이 피워대는 담배 연기 속에서 묵묵히 그 얘기들을 주워담고 있었다. 20년 전보다 삶은 더 고되지고 있었다.
각자가 견뎌야 할 삶의 몫은 달랐지만, 그 종류는 대개 비슷했다. 산다는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같은 종류의 문제와 고민과 맞닥드리는 것이다. 녀석들과 좀 더 자주 만나면 예전의 편안함이 다시 살아날까?
내가 인정하는 몇 안되는 진리 중 하나, 세월은 아무도 비껴가지 않는다는 것. 20년만에 만난 친구들의 얼굴마다 그 진리는 또렷히 되살아 나고 있었다.
One thought on “세월은 아무도 비껴가지 않는다”
안녕하십니까?
heyif.net라는 조그마한 블로그를 꾸며가고 있는 태니 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제가 한가지 기획 포스팅을 할려고 하는데 귀하의 의견을 여쭙고자 이렇게 감히 블로그를 찾아 뵜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이메일 주소가 보이질 않군요;;; iamfromkorea@gmail.com 로 연락을 주시면 제가 질문 하나를 드리고자 하는데 거기에 대해서 답변을 간략하게 주시면 됩니다.
항상 가정이 화목하시고 건강하시길 빌며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