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되면 포털만 죽을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의 뉴미디어 팀장인 진성호(전직 조선일보 기자)라는 자의 막말이 블로그계를 달구고 있다. 정권 잡으면 포털 너희는 다 죽었어라는 말은 전직 조선일보 기자이자 이명박 후보의 미디어 팀장으로서 할 수 있는 적절한 협박이었다. 유유상종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 후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참모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과연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포털만 죽고 말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 시대에 포털만 죽는다면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되는 것을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왜? 하나의 포털이 죽으면 또다른 포털이 생겨날 것이므로. 전체 포털이다 죽는다 해도 이명박이 대통령에서 물러나면 또다른 포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것이다.
문제는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포털만 죽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장 우려할만한 것은 우리나라의 주요 강들이 한반도 대운하라는 이름으로 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생각해 보라. 전국의 주요 강들이 청계천처럼 시멘트에 뒤덮이는 상황을. 이것은 거의 재앙에 가까운 그리고 정말 되돌릴수 없는 무서운 일이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 시대에는 고위 공직자나 기득권층의 비리 의혹을 들추지도 못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위장전입은 기본이고, 위증교사와 주가조작 등의 의혹은 범죄의 부류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의료보험 같은 것은 되도록 내지 말아야 하고, 자기 소득을 속이고 탈세하는 것은 명함도 내밀 수 없는 시대가 될 것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그러할진대 그 밑의 공무원이나 국회의원들이야 뭘 더 따지겠는가. 도덕적 가치는 전복될 것이고, 하이에나 언론들과의 야합은 극에 달할 것이다.
지난 10년간 간신히 극복해 놓은 경제와 도덕성은 땅에 떨어질 것이다. 전국에서 부동산 투기의 열풍이 불 것이고, 가진자들은 더욱 배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를 것이다. 땅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것이고, 주가는 곤두박칠치겠지. 또 한차례 IMF 경제 위기가 온다 해도 별로 놀랄 일이 아닐 것이다.
학교에서는 영어로 국어와 국사 교육을 할지도 모른다. 특목고가 우후죽순으로 생길 것이고, 3불 정책 폐지로 일반 가정은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대학의 등록금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겠지.
마사지 시장에서는 안 예쁜 여자들이 각광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고, 조선시대처럼 관기 서비스가 생길 수도 있겠지. 호텔마다 묵주 파티가 열릴 수도 있고, 여기자들의 젖가슴은 남아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 한나라당 시대에 상상해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그리고 블로그계는 어떻게 될까. 포탈이 죽는 상황에서 일반 블로거들이라고 가만 놔둘리 만무하지 않은가. 이 블로그도 폐쇄될 지 모르는 일이다.
참으로 이번 대선은 재미없는 선거가 되어 버릴 것 같다. 지난 3번의 대선은 정말 찍고 싶은 사람이 있었고, 그중에 두 번은 내가 원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며, 그들은 지난 10년간 나라를 정상으로 돌려 놓았다. 그런데 이번은 어떤가. 이명박을 막을 수 있다면 이회창이라도 받아드려야 하는 정말 엿같은 선거가 되어 버릴 것 같다.
언론독재의 시대에 어리석은 백성들이 감당해야 할 고통이 너무 크다. 이명박 시대에는 포털만 죽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복하시겠는가. 견딜 수 있으시겠는가. 견딜 수 없다면 즐기시겠는가. 나라가 어떻게 망가져 가는지 천천히 음미하면서? 모두들 메조키스트가 되시겠는가?
3 thoughts on “이명박 대통령되면 포털만 죽을까?”
저도 정말 고민입니다. 누구를 뽑아야 되는지…!!
동감합니다..멋도모를땐 이명박 지지할까 했는데..아니군요.정치를 떠나서, 국가를 떠나서 언제나 존재론적으로 이 역사의 시기속 많은 존재들이 썩었고, 그래서 조직들은 허세와 형식들 뿐이고, 그래서 앞으로도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자연은 순수하고 그 자연의 순수함속에서 많은인간들이 썩어 문들어지고 있어요.. 정치에선 더 두드러지겠죠… 아 정치에 문외한인 로망롤랑 공부 잘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