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태(鬼胎)

귀태(鬼胎)

이 땅에 태어나는 것들은 (그것이 사람이든, 짐승이든)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귀태(鬼胎)라는 말 자체는 성립하지 않는다.

박정희(다카키 마사오 또는 오카모토 미노루)의 경우라 하더라도 그는 귀태일 수 없다. 그는 귀태가 아니고, 친일 반민족 행위자이고, 군부독재자이고,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비열한 기회주의자일 뿐이다.

문제는 그의 부도덕하고, 비열하고, 천인공노할 행위들이 (물론 그가 김재규의 총에 죽기는 했지만) 단 한 번도 단죄된 적이 없다는 것이고,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박정희의 부박하고 비루한 역사가 전두환을 낳았고, 이명박을 낳았고, 결국에는 박정희의 딸이 다시 권력을 잡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친일 반민족을 단죄하지 않고, 독재를 응징하고 않고, 비리를 처벌하지 않는 한, 가치가 전도되고 불의가 판을 치는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성립되지도 않는 귀태라는 말 대신, 그들의 범죄 행위와 악행들을 적확히 심판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워야 한다. 그런데 그런 일이 이 땅에서 정녕 벌어지겠는가. 매우 회의적이긴 하지만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진 못하겠다. 아마 그들이 기쁘게 듣지는 못하겠지만, 역사의 심판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예감과 기대 때문이다.

One thought on “귀태(鬼胎)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