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삼성 회장의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삼성 신입사원의 사직서가 블로그계를 달굴 때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나라 경제를 걱정하며 샌드위치 상황이 더 심해지고 있고, 교육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기자들로부터 ‘샌드위치 위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샌드위치’ 위기 극복방안을 찾았느냐는 질문에 “우리나라 교육제도, 기술개발력…인재를 더 천재화시켜야지요”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 기업들은 인재 육성을 잘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기업들이야 항상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인재양성 방안을 묻는 질문에 “자체적으로 많이 키워야 하고 외국에서도 스카우트 해야 한다”며 교육제도의 문제점으로 “획일적이다. 전반적으로 고쳐야 하고 21세기에 맞춰야 한다. 선진국을 따라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회장 “샌드위치 상황 더 심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 기업 삼성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을텐데, 삼성의 신입 사원은 삼성의 문화에 절망하여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고, 삼성의 회장은 기업들은 인재 육성을 항상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재를 더 천재화시키는 교육을 하고 있는데, 신입사원은 절망했다. 정말 삼성을 비롯한 기업의 인재 육성이라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을까? 정말 획일적인 교육이 문제일까? 정말 선진국만 따라가면 그런 문제를 고칠 수 있을까?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오랜 외국 생활의 경험에 비추어 얘기하면, 우리 국민들 만큼 똑똑하고, 우리 국민들 만큼 부지런하고, 우리 국민들 만큼 열심히 일하며, 우리 국민들 만큼 교육에 관심이 있는 나라는 없다. 오히려 너무 부지런하고, 너무 일을 많이 하고, 너무 교육열이 높아서 문제다. 때로는 쉬어 갈 줄도 알고, 때로는 뒤돌아 볼 줄도 알아야 하고, 때로는 뒤처지는 이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데, 오로지 앞만 보고 쉬지 않고 가는 것이 문제다.
이건희 회장의 말이 늘 그렇듯 구체적이지 않기에 그가 얘기하는 교육제도의 문제가 무엇인지 쉽게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삼성과 우리 경제의 문제는 “도덕성 부재”와 “가진 자들의 책임 방기”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교육제도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아들에게 수조원의 재산의 물려주면서 겨우 10억여원의 증여세만을 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이런 편법이 가능하단 말인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았다면 유야무야 넘어갈 수도 있었을테지만, 상식과 원칙만을 부여잡고 있는 참여정부에서는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돈이 많다는 사람이 왜 자신의 명예를 더럽히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도덕적으로 지탄받게 만드는가. 정말 이것이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기업이 할 일인가.
MBC 이상호 기자가 폭로한 삼성 X파일에 따르면 삼성은 검사들을 비롯한 법조계 인사들을 떡값이라는 미명하에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작 불법 행위를 감추기 위해 하는 일이 검사 관리라니 정말 기가 찰 노릇 아닌가. 검찰은 대통령이나 법무장관의 말보다 삼성과 같은 재벌의 말을 더 두려워하는 것이다.
또한 시사저널의 기자들은 삼성 관련 기사를 임의로 삭제한 편집진에 대항하여 장기 파업을 하고 있다. 정작 “언론 자유”를 떠드는 다른 매체의 기자들은 자본의 탄압 앞에는 모로쇠로 일관하며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만 문제 삼는다. 실제 우리나라의 언론을 통제하는 곳은 삼성을 비롯한 재벌 자본임에도 불구하고 하이에나 언론들은 노무현 정부만을 탓한다. 정말 이 기자라는 자들이 가소롭지 않은가.
우리나라의 교육이 정말 문제라면 “획일적”인 교육제도가 문제라기 보다는 “도덕과 사회 윤리” 교육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재벌 총수라는 사람들이 부끄러운 할 줄 모르고, 법 위에 군림하려는 것 이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을까. 이것이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삼성 신입사원의 사직서가 블로그계에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지만, 정작 삼성 회장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삼성의 미래는 밝지 않다. 몇 명의 천재를 교육시키고 더 데려올 생각보다는 얼마나 더 도덕적으로 투명하고 깨끗하며, 사회적 책임을 질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삼성 경쟁력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최고경영자가 변하지 않는 한 그 기업의 미래는 없다.
7 thoughts on “나는 삼성 회장의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꼭 소수가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봅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막연히 부러운 배부른 소리일 테고 코스피 상승 추세에 삼성의 주가 하락과 연계하여 우리나라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었다던..(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삼성을 공격하는…. ^^
아참… 홍보글이라 죄송합니다.
웃을 일이 없으실때 간혹 들려주세요. http://www.trendons.com/take/
최고경영자가 변화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미 자기만의 스타일을 구축한터라
자기만의 스타일 가운데서 개선을 추구할 따름이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도덕과 사회 윤리” 문제는 윗사람들부터 정직하게 임하면 해결될 문제죠.
문제는 그게 안되니 그걸 보고 배우는 초등학생들이 어른들의 과오를 되풀이하는게죠.
사회의 중심축인 30~40대 사람들이 좀 더 개혁적인 성향을 가지고 살아가려는
노력을 했으면 하며… 이 땅 가운데 정직한 기업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세금이 부담스러워도 적법한 절차에 따른 절세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병역문제도… 환경문제도… 인권의 문제도 앞장서서 이야기할 수 있는 리더들이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점점 보수화되고 있습니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너무 추구합니다.
자칫 일본처럼 극우세력이 더욱 힘쓰는 때가 올 것 같아 심히 걱정됩니다.
물론 너무 진보적인 사람들이 많아진다면야 사회에서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개혁 성향을 가진 중도세력이 그래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대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그렇게 쉴 줄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쉬다가 모톨호라가 다시 삼성전자에 뒤따라잡히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따? 레이저로 성공했다고 레이저와 비슷한 후속작만 만들다가 레이저로 벌려놓았던 격차를 다시 따라잡히고 말았지요.
세계 시장을 그렇게 만만하게 보시면 곤란합니다. 우리가 쉬면, 세계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가 앞서갑니다. 쉴 줄 알아야 한다면서 쉬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도 없고요.
이건희 회장의 말은 세계시장을 봤을 때의 말이기 때문에, 한국의 국내 시장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웬만해선 해를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자신이 있구,
자신이 좋은회사를 만들었구
좋은회사가 큰회사가 되구
큰회사가 더큰회사가 되구
더큰회사가 시대에 따라갈려면, 변화를 해야되구
그 변화를 하려면, 자신이 가장 걸림돌일때..
스스로가 변하려면, 피와 살을깍는 노력이 필요할때.
Rukxer 님 / 무슨 말씀인지 잘 압니다. 물론 세계 시장 만만하게 봐서는 안되겠지요. 하지만 삼성의 방식은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제 친구가 삼성에서 휴대 전화 개발 업무를 하고 있는데, 아침 7시에 나와서 밤 12시 때로는 새벽 1시, 2시까지 일한다고 하더군요. 매일 말입니다. 일요일 오후 정도 조금 쉴 수 있다더군요. 아이들 얼굴 일주일에 한두번 본답니다. 지난 3년을 그렇게 해왔답니다. 그래서 왜 그렇게 하느냐고 했더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시스템이랍니다. 그렇게 일하지 않으면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시한을 위에서 정한답니다.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임원 승진이 안되면 40대 중반에 다 나와야 한다더군요. 이런 몸빵으로 삼성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적어도 노키아나 모토롤라는 이런 식의 살인적인 근무를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인력이 부족하면 더 뽑아야 하고 충분한 인적 자원을 확보해야지요.
최근 우리나라 재벌과 대기업들이 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 놓고도 제때 투자하지 않아 입은 환차손이 어마어마하다더군요. 왜 그랬을까요? 몰라서 그랬을까요? 자본주의 시장경제 하자면서 왜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까요?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취업 준비생들이 가지고 있는 삼성에 대한 인식은 절대 오래 있을 기업은 못 되니 그냥 어찌어찌 몇년 버텨서 이력서에 ‘삼성 출신’한줄 더 붙여 몸값 불리기 위해 들어가는 회사… 정도인 듯 합니다.
살인적인 스케줄로 몰아세워서 사람을 초죽음으로 만들어 놓고 돈 몇푼 더 준다는 회사를 누가 좋아한답니까. 당장 직원들부터 어찌어찌 껀수 하나 잡아 연봉 부풀려 도망갈 궁리만 하고 있는 회사에서 인재를 키운다는 소리를 운운한다는 것 부터가 좀 웃기는 소리인 것 같습니다.
인재 양성이란 것을 타 기업에 팔아먹을 셀러리맨 공장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파악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