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들의 쓸쓸함
멸족을 눈 앞에 둔 소인족 소녀 아리에티와 심장병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소년 쇼우. 따사로운 어느 봄날 그들은 조우한다. 아리에티에게 인간은 공포였고, 쇼우에게 소인족은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공포와 호기심의 만남은 서로에 대한 연민이 되었고, 그 연민의 끝은 이별의 쓸쓸함이었다.
아리에티와 쇼우 그들은 조만간 사라질 것이다. 소인족은 멸족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고, 쇼우는 삶을 지탱하기 힘들 것이다. 그들은 사라질 것이지만, 아리에티와 쇼우는 그들이 함께 했던 짧은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삶의 본질은 그런 것이다. 언뜻언뜻 희망의 한자락이 보이기도 하지만, 본질은 쓸쓸하게 사라지는 것이다. 사라지는 순간까지 삶은 지속될 것이고, 그 안에서 행복한 순간들을 만날 것이다.
그것으로 족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