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에 눌리다
꿈 속에서 나는, 현실에서 내가 자고 있는 모습과 똑같은 모습으로 자고 있었다. 말하자면, 꿈 속의 나와 현실의 나는 구분되어지지 않았다. 꿈 속의 나는 잠을 자면서 또다른 존재를 느끼게 되는데, 그 존재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다만, 꿈 속에서 그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알 뿐이었고, 그 존재가 “또다른 나”란 사실을 알았다. 그 존재는 꿈 속에서 자고 있는 나에게 달라붙었다. 꿈 속에서 나는 움직일 수 없었고, 현실의 나도 움직일 수 없었다. 현실의 나는 꿈 속의 나와 동조되어 있었고, 꿈 속의 나는 또다른 나와 달라붙어 있었다.
너무나 답답하여 발버둥을 쳐보았지만, 전혀 움직일 수 없었고, 숨도 쉴 수 없었다. 더이상 견디기 힘들게 되었을 때 가까스로 나는 꿈 속에서 눈을 떴고, 그러자 현실에서도 눈을 뜨게 되었다. 눈을 뜨자 꿈 속에서 나에게 달라붙어 있던 그 존재는 사라졌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가 조금 넘었다. 식은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