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없는 절망
문수 스님이 4대강 죽이기에 반대하며 소신공양으로 열반에 드신 이후 그리고 그 소신공양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눈으로 확인한 이후 나는 감당할 수 없는 절망에 빠졌다. 마치 작년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에 맘먹는 충격에 빠져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아무 글도 쓸 수 없었다.
그 소신공양이란 것은 인간이 행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기원이자 저항 행위일 것인데, 문수 스님의 유서는 너무나 소박하고 애처로워 보여 슬펐다. 자기 몸을 나무토막처럼 불태우며 스러져 갔어도, 세상은 아무일 없다는 듯 무심했고, 굴삭기는 여전히 강바닥을 긁어내고 있었다.
감당할 수 없는 절망은 나를 세상과 분리시키기 시작했다. 그것은 나를 침묵하게 했다.
One thought on “감당할 수 없는 절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