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보내 준 월요일을 여는 시
결혼 전에 나는 시를 많이 읽었었다. 읽은 시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내 생각과 함께 아내에게 (그 때는 애인이었었나?) 보내곤 했다. 아내가 시를 즐겨 읽지는 않았지만, 내가 보내 준 시를 싫어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빛이 바랬지만 따뜻한 난로와 같은 추억이다.
월요일 아침 나의 일주일을 기분 좋게 시작하도록 아내는 시를 보내 왔다. 아내의 마음이 고맙다.
그리움이란 것은
마음 안에 이는 간절한 소망과도 같이
한 사람에 대한 따스한 기다림의 시작입니다
그 한 사람에게 구비 구비 굽어진 길
그 길을 트는 마음의 노동입니다그리움이란 것은
그렇게 마음을 잡고
한 사람을 사랑하겠다는 것입니다
일어나 밥을 먹는 습관보다
먼저 떠 올려지는 사람을
익숙해진 모습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그리움이란 것은
또 그렇게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비가 오면 비가 와서
눈이 오면 눈이 와서
보고픈 한 사람을
침묵하며 참아내는 것입니다그리움이란 그래서
영혼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마음입니다[배은미, 그리움이란 것은]
이 시를 읽으니 류시화의 시가 떠올랐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곁에 있어도 그리운데 하물며 이렇게 떨어져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