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히 고립된 블로그
거의 3주 가까이 블로그의 RSS Feed가 작동하지 않았다. 지난 달 말에 워드프레스를 2.8.5로 자동 판올림을 했고, iPod touch에서 워드프레스를 깔끔하게 보여주는 플러그인(WPtouch iPhone Theme)을 설치한 후 RSS Feed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제 때 알지 못했다.
그동안 대여섯 개의 글을 썼는데, 댓글은 거의 없었고 블로그를 찾아오는 이도 드물었다. RSS가 작동하지 않는 블로그는 “바다에 표류하다 무인도에 고립된 난민”과도 같은 처지였다. 아무도 찾지 않는 적막하고 완벽히 쓸쓸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원래 많이 이들이 찾지 않는 곳이라 그리고 워낙 둔감한 편이라 이런 변화를 깨닫지 못하다가 3주만에 RSS가 문제라는 것을 아주 우연히 알게 되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의 하루 가까운 시간을 소비했다. 구글에 물어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몇 시간 삽질을 하다 결국 플러그인과의 충돌 때문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고, 모든 플러그인을 죽였다가 하나씩 살리면서 어떤 플러그인이 문제를 일으키는가를 알아냈다.
내 블로그는 원래 나를 위한 가장 이기적인 공간이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블로그 또한 상당히 낯선 공간임을 느꼈다. 그리고 RSS라는 기술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소통되지 않고 완벽히 고립된 공간이 얼마나 답답한 곳인가. 궁극적으로 인간이란 “신 앞에 선 단독자”들이지만, 나는 아직 그 경지에는 이르지 못한 것 같다. 수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벗들과의 소통이 더 그리운 듯 하다.
10 thoughts on “완벽히 고립된 블로그”
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_+
지금에야 스크롤을 내려 확인해보니 말씀처럼 RSS 리더에서 누락된 글들이 보이네요. ㅎㅎ
그런데 문득 궁금한 것은 소요유님께서는 다른 블로그에 거의 댓글을 남기지 않는 것 같은데요.
여기에는 무슨 특별한 이유가 계신 것인지요?
(저 같은 경우 아주 소수의 몇몇 블로거벗들에게만 댓글을 남기는 습관? 같은 것이 들어서 요즘은 좀 고쳐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
민노씨 님은 저의 아픈 곳을 자주 찌르시는군요. ^^ 제가 다른 블로그에 거의 댓글을 남기지 않는 것을 사실입니다. 그나마 제 블로그 이웃에 등록되어 있는 분들에게나 한두번 남겼을 뿐입니다.
대부분의 제 행위를 지배하는 가장 큰 기재는 이 블로그를 시작할 때도 밝혔지만, ‘게으름’과 ‘결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두가지와 더불어 저의 성격과 지향 등이 다른 이들의 사유에 되도록 개입하지 않게 합니다.
아직까지는 소통에 서툴기 때문이라고 할까요? 뭐 그런 겁니다. 써놓고 보니 이율배반적이네요. 소통을 그리워하며 소통을 잘하지 않는. 🙂
제 경우 잘 받아보고 있었습니다.^^
전체 RSS주소는 없고, 카테고리 별로만 RSS를 제공하시는 것 같아서, 제가 따로 RSS주소를 만들어서 구독하고 있었거든요ㅋ
고맙습니다. 전체 RSS 주소가 작동하지 않았는데, 다른 방법이 있으셨나 봅니다. 추운데 건강하시구요.
안녕하세요. 저는 몇일 전에 네이버에서 를 검색하다가..였던가? 아무튼 그래서 들어오기 시작했구요. 글이 재밌어서 네이버 블로그에서 열린이웃추가로 추가도 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네이버블로그홈에서 님 블로그가 업데이트되는 걸 봤는데요. 음 뭐 아무튼 그러니까 완벽히 고립된 건 아녜요. 아 그리고 저는 지금 이 글을 다 안 읽어보고 덧글을 달고 있습니다 ㅎㅎ;;
네이버에서도 오시는군요. 네이버 트랙백은 예전에 깾서 보였는데 요사이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관심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전 브라우저 주소창에서 s를 치면 바로 이곳 주소가 뜹니다. 그래서 올려주신 글은 놓치지 않고 읽었습니다.
저는 제 블로그도 RSS Reader에 등록시켜 보는데, 아거 님은 직접 주소를 치시는군요. 아거 님이 블로그계로 돌아오신 후로 통찰력 있는 글들이 배로 늘어난 것 같습니다. 좋은 글들 잘 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어쨌던간 짬을 내어 님의 글과 마음으로 소통을 나눈답니다.
단지 현실의 파고가 머물 여유를 삼켜버리기에 흔적조차 남기지 못했지만… ㅎㅎㅎ.
간결하면서 깊은 의미가 전해오고,
불의앞에 연출되지 않은 시원스런 비판들,
하이브리드화 되지 않은 담백한 성격의 청량함.
많은 세월의 퇴적된 숙성없이도 훌륭히 터득된 세상사에 대한 넓은 식견.
등등
언젠간 소주한잔 들이키고 싶은 사람으로 여긴답니다.
더 거론하기도 불괘한 웃기는 세상에
그래도 님같은 좋은 글들을 접할 수 있기에 행복하답니다.
pine 님 같은 분이 찾아주시니 별 볼 일 없는 이 블로그도 향기가 나는 것 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