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의학도, 김민섭 님의 댓글을 읽고
이 글을 쓸까말까 망설였다. 하지만 그가 좋은 의사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에 그에게 나의 의견을 들려주고 싶었다. 이 글은 그를 비난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다. 그에 대한 관심과 기대, 그리고 삶을 조금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의 주제넘은 충고라고 해 두자.
우선, 그를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답답한 의사협회”라는 글을 통해 복지부 의료법 개정안이 가지는 의료 시장주의 문제를 지적했다는 것이다. 의사협회에서는 의료법 개정안에 반대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추론해 보건대, 의사협회는 밑질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언급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복지부 안대로 하면 의사들의 수입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김민섭 님은 의료 시장주의가 가지는 문제점을 제기하고 의사협회가 답답하다고 얘기했다. 당당한 그의 모습이 보기 좋다.
그런데, 답답하고 안타까운 것은 그가 의사들의 시위를 옹호내지는 변호하면서 들고 나온 논리다. 내가 보기에 지금 의사협회에서 주장하는 반대 논리는 지극히 지엽적인 것이고, 국민의 건강 주권과 별 상관이 없는 것이다. 김민섭 님은 복지부의 개정안 특히, 투약이나 간호진단 같은 것이 의사의 직업적 자존심을 건드렸기에 의사들이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하고 거리로 나선 것이라 했다. 이것은 한마디로 특권의식이다. 젊은 의학도의 논리에서 묻어나오는 특권의식이 나를 씁쓸하게 만든다.
의사의 직업적 자존심. 이건 의사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환자들과 국민들에게 신뢰를 쌓아가면서 만들어지는 나가는 것이다. 투약이나 간호진단이라는 법률 용어가 의료법에 들어가고 안들어가고 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정부 시절 의약분업을 반대하면서 의사들이 보여주었던 행태들이 그들의 직업적 자존심을 깎아내렸다. 의사들 스스로 의사라는 직업을 단지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으로 격하시켰다. 지금 의사들이 자기들의 자존심이 상처받아서 할복한다고 할 때 몇명의 국민이 지지하고 공감할 것인가? 할복하면 뭉개진 자존심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나?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에서 약자는 환자들이다. 몸이 아픈 환자들의 처지에서 의사의 진단과 처방은 거의 절대적이다. 만약 의사들의 진단과 처방이 잘못 되어 환자의 병세가 더욱 악화되거나 환자가 사망하였을 때 환자나 유가족은 보상 받아야 하는데, 의료 소송을 해도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이길 확률은 지극히 낮다. 잘못을 저지른 의사의 실책을 증언해 줄 다른 의료 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어서 동료의사의 잘못에 대해 침묵하고 의료 기록 위변조 하는게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아니라고 생각하나?
또 하나의 문제는 의료서비스의 독점하려는 의사들의 태도다. 솔직히 얘기해 보자. 의사들은 한의학이나 자연의학 대체의학 등을 의학으로 인정하나?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직 현대 서양의학을 전공한 사람들만이 아픈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나는 의료 서비스가 좀 더 다양화해야 하며, 대체의학과 자연의학 중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들은 제도권으로 편입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나와 같은 주장이 의료법에 반영이 되었을 때, 의사협회는 또 사회주의 주사파 의료법이라 외치면서 할복할 것 아닌가.
의사들이 국민들의 불신을 극복하려면 먼저 겸손해져야 한다. 환자의 고통을 온몸으로 이해해야 한다. 자기 자신이 죽도록 아파보지 못한 사람은 진정한 의사가 될 수 없다라고 얘기한 어떤 의인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직업적 자존심 때문에 의사들이 거리로 나섰다는 말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왜 사람들이 그런 눈으로 보는지 먼저 반성해 볼 일이다. 물론 개인 면면을 보면 훌륭한 인격을 가진 의사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의사라는 집단이 어떻게 비춰지고, 인식되어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특권의식을 버리고, 좀 더 겸손하며, 환자의 손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그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의사. 김민섭 님이 그런 의사가 됐으면 좋겠다.
3 thoughts on “젊은 의학도, 김민섭 님의 댓글을 읽고”
저에 대한 충고의 글 정말 감사하게 받아들일게요ㅋ그런데 몇가지 제 생각을 오독하고 계신 부분이 있어서요..
그런데, 답답하고 안타까운 것은 그가 의사들의 시위를 옹호내지는 변호하면서 들고 나온 논리다. 내가 보기에 지금 의사협회에서 주장하는 반대 논리는 지극히 지엽적인 것이고, 국민의 건강 주권과 별 상관이 없는 것이다. 김민섭 님은 복지부의 개정안 특히, 투약이나 간호진단 같은 것이 의사의 직업적 자존심을 건드렸기에 의사들이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하고 거리로 나선 것이라 했다. 이것은 한마디로 특권의식이다. 젊은 의학도의 논리에서 묻어나오는 특권의식이 나를 씁쓸하게 만든다.
–> 제가 생각하기에 일반 국민들이 물론 그 투약, 간호진단 같은 부분들을 별거 아닌 거라고 생각할것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의협의 반응 또한 국민들에게는 전혀 공감을 얻을수가 없었고 이해받을수 있을만한 모습도 아니었고요. 그렇지만 그만큼 그 사안이 의사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할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고, 굳이 변명?하자면 그런 의사에 대한 자존심에 관련된 부분이 터치되었기 때문에 의사들이 과천에 모여 일시적으로 시위를 벌였던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존심, 의사로서의 긍지 같은 것들이 특권의식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를 무턱대고 특권의식이라고 규정지어 버리는 것은 비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투약의 행위는 의사의 권한이지요. 그리고 그것을 보복부에서도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문구를 명시하느냐 마냐의 논란이 잇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간호진단 같은 경우에는 보복부의 논리대로라면 미국에서도 시행하고 어쩌고 하면서 도입을 추진하는데, 실제로는 미국에서도 의사가 매우 부족한 지역의 몇개 주 (아마 1,2개로 압니다)에서만 ‘간호진단’이라는 용어가 있는걸로 알아요. 뭐 물론 의사가 진단,투약을 하는것이라고 여기는게 특권의식이라고 하신다면 오히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상식적인 이해부터 다른것이니 아예 논의자체가 불가능해지겟지요.
의사의 직업적 자존심. 이건 의사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환자들과 국민들에게 신뢰를 쌓아가면서 만들어지는 나가는 것이다. 투약이나 간호진단이라는 법률 용어가 의료법에 들어가고 안들어가고 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정부 시절 의약분업을 반대하면서 의사들이 보여주었던 행태들이 그들의 직업적 자존심을 깎아내렸다. 의사들 스스로 의사라는 직업을 단지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으로 격하시켰다. 지금 의사들이 자기들의 자존심이 상처받아서 할복한다고 할 때 몇명의 국민이 지지하고 공감할 것인가? 할복하면 뭉개진 자존심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 문구는 단지 감정적인 부분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soyoyoo님께서 어떤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이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존심이라는 것은 ‘존경’이나 ‘받들어 모심’과 같은 단어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투약과 진단을 주장하는것이 특권의식이라고 하시면서 또한 의사의 직업적 자존심은 국민들과의 상호 신뢰의 문제로 넘겨버리고 있습니다. 자존심이라는 것은 자신이 스스로 가지는 것이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국민들과의 상호신뢰가 없니 어쩌니하는것은 정확히 알기 힘들지만, 한국사회에서의 맹목적인 의사라는 직업군에 대한 반감을 떠올려 본다면 무리도 아니겠지요. 하지만, 의약분업에 대해서 조금더 정확히 알고 계시는 지도 궁금해요. 단지 그것을 가지고 의사의 직업적 자존심, 국민과의 신뢰, 등등이 무너졌기에 지금 이런 주장을 하는것 자체가 비합리적이라는 말씀을 하시는거 같은데, 이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요. 의약분업으로 의사의 자존심이 뭉게졌다고 하는데 이도 처음듣는 말이거니와 오히려 의약분업 과정을 가지고 이런식으로 매도하는 것또한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할복한다고 해서 뭉게진 자존심을 회복시킬수 있읅거라고 생각했느냐는 말은 그 자체로서 어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했듯이 자존심이라는 것이 타인이 자신에게 세워주는것이 아니기 떄문이지요 .그리고 할복을 통해서 자신의 울분과 분노, 그리고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쉽게 전달할수 있게 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던것이고 의사가 할복을 할만큼 그 사안이(그게 누구가 됐던 간에) 문제는 분명히 있었다는 말의 방증이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의사와 관련된 이슈가 생겼을때 지금 한국사회에서 언론 매체든 사회든 간에 한번이라도 중립적인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이슈를 바라보려는 노력을 했었는지 궁금합니다. 만연한 의사에 대한 반감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아, 물론 soyoyoo님처럼 의사에 대한 반감은 의사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니 , 그것에 대하여 할복이든 뭐든 하더라도 설득력이 없다고 말씀하신다면, 저는 할말이 없겠습니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술한잔씩하고 익숙지도 않은 서울대 기숙사 친구 방에 와서 3명이서 이야기하다 글 올라온거 보고 댓글 달아요. 정신이 온전치 않은 상황이니 당연히 횡설수설, 비약, 실수, 무례함이 있을거라고 생각도 하고요. 하지만, 좋게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또한 당연히 저의 글을 올리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반박할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엇기에 상당히 고민도 했었는데, 어쨌든 제가 쓴 글이니, 그것에 대한 해명을 할수밖에 없네요.
그리고 젊은 ‘의학도’라는 말이 상당히 부담스럽네요…..ㅋ 아직 예과생이라 의학을 배우지는 않는답니다. ‘인간학’ 동양철학, 문학, 예술, 등과 약간의 생물, 화학, 물리 등을 배우고 있어요…
저에 대한 글 , 충고 감사드립니다.
아 , 그리고 다른 분야의 의료들이 양성화 되는것에 대하여 저는 언급한 바가 없는데요.. 어쩄든 간에 그것에 대한 제생각은 어떠한 자격 요건을 갖추고 그런 자격들이 양성화 된다면 저는 찬성하는 바입니다.물론 문신이나 그런 분야의 것들 부터 해서요.. 그러나 그것이 ‘사이비의사 혹은 ‘사이비한의사”로 비춰질만한 수준의 것으로 야메같은 것이라면 당연히 규제해야겠지요. 이것마저 의사에 대한 반감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하신다면, 그동안 무수히 많이 있엇던 돌팔이 의원들 까지 모두다 인정해줘야 한다는말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저의 생각은 딱 요정도 까지 입니다. 현실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변화는 분명 잇어야겠지요. 사회가 다원화되고 여러 방면으로 발전하다보면 틀에 맞춘 의료인들도 많아 지겟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도 분명 발전할테니까요. 그것을 계속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겠지요.
국민의 정부 시절 의약분업 사태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의사협회가 주장하는 바는 저를 비롯한 일반 국민들의 상식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들의 사고방식과 세계관이 일반 대중들과 소통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만의 카르텔이지요. 그래서 제가 특권의식이란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이번 의약법 개정안과 의사들의 자존심은 상관이 없습니다. 의사들의 집회에서 나온 사회주의 주사파 의료법이나 할복 퍼포먼스 등은 그들의 수준을 더욱 천박하게 만드는 행위입니다.
김민섭 님의 다른 글에서 보여준 관점이나 패기로 볼 때 패거리 의식이나 진영논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았는데, 이 문제만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섭섭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제가 글을 쓴 것이구요. 제가 주제 넘었다고 생각하시면 그냥 무시하십시오. 저는 김민섭 님이 참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는 소양이 있다고 생각해서 쓴 것이지 나쁜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자기 자신이 환자가 되어 보지 않은면 진정한 의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민섭 님은 좋은 경험 쌓으셔서 정말 환자를 위로해 줄 수 있는 그리고 병을 치유해 줄 수 있는 그런 가슴 따뜻한 의사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