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글쓰기] 소원을 말해봐
아침에 민노씨 님과 트위터를 하다가 “이어 글쓰기”를 하겠다고 덜컥 약속을 해버렸다. 지난 번에도 어떤 주제에 대해서 민노씨 님이 바통을 넘겼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냥 잊어버렸다. 나의 게으름과 결벽은 나도 어찌할 수 없으니 민노씨 님이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민노씨 님은 이런 일로 삐질 그런 밴댕이 같은 남자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존경하는 김구 선생님은 “나의 소원”이라는 글에서 조선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그의 소원으로, 그것도 세 번씩이나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보다 나이가 더 적었을 때, 예를 들어 만약 작년에 이런 주제를 받았다면 나는 이렇게 얘기했을 것이다. (1) 조중동 폐간, (2) 정치 검찰 추방, (3) 한나라당 해산, (4) 이명박 퇴진 등등등, 이런 것이 나의 소원이라고.
지금 나의 소원을 얘기하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는 것, 그것이 나의 소원입니다. 나의 욕망을 버리고 자족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나의 소원입니다. 물처럼, 바람처럼, 나무처럼 그렇게 사는 것, 그것이 나의 소원입니다. 이런 얘기조차 할 필요가 없는 상태가 되는 것, 그것이 나의 소원입니다.
자연은 스스로 완전하다. 자연은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이미 완전하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고 나무가 자라고 꽃이 핀다. 그것들은 신이 내린 법칙 안에서 그렇게 자유롭고 행복하다. 법정 스님은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라고 말씀하셨지만, 인간만 제외하고 모든 것들은 행복하다.
한때는 자연의 한 부분이었던 인간들이 이제 자연에서 분리되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불행하다. 그들은 욕망으로 가득차 있고,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 매일매일 싸운다. 그 욕망이 이루어지면 또다른 욕망이 그들을 엄습한다. 그들은 영원히 채워질 수 없는 욕망에 겨워 시름한다. 인간들이 욕망을 버리고 자연으로 되돌아가지 않는 한 모든 것은 부질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궁금한 것은 과연 소녀시대가 이 소원을 들어줄까요? 민노씨 님. 😉
덧.
이어 글쓰기는 규칙이 있군요. 제가 이런 것을 해보지 않아서 서툽니다. 이번 이어 글쓰기는 추적해보니 김우재 님이 시작하신 것 같은데, 김우재 님이 다음과 같이 규칙을 적어 놓으셨네요.
간단하게 자신이 릴레이를 받은 주자와 릴레이를 전달할 주자 3명만 명기하고, 이 페이지로 트랙백을 건다. 기한은 소녀시대가 활동을 접을 때까지 하고 싶지만…7월 30일까지. 소녀시대를 사랑하고 가카를 혼내주고 싶은 블로거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바라며.
제 글을 보고 이어 글쓰기를 하고 싶은 분은 7월 30일까지 쓰시고, http://heterosis.tistory.com/trackback/211 로 트랙백하시면 됩니다. 누가 하시려나? 미리내 님? 아거 님? 도아 님? 아니면 로망롤랑 님? 아니면 CeeKay 님?
11 thoughts on “[이어 글쓰기] 소원을 말해봐”
우왕 굿. 근데 근데 후발 주자들을 좀 정해서 닥달해 주심 안되나요. ㅡ.ㅡ
저도 소녀시대를 좋아합니다. 젊은 시절 아내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ㅎㅎㅎ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은 불안하다
인간이 본능을 쫓 듯 민들레가 멀리 홀씨를 날려야 하는 것, 나뭇잎이 햇볕을 향해
잎을 내밀어야 하고 물이 없을 때 오래된 제 팔을 버려야 하는 것,
모든 생명은 고통스럽다.
고통속에서 행복을 발견하기도 할 뿐…
이런 잡스런생각을 잠깐 해봤습니다. ^^*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명은 완전합니다. 그들은 아무런 욕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직 신이 부여한 법칙대로 자족하면서 살아갑니다. 이 지구에서 오직 불행한 족속은 인간들뿐입니다.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일컫고 있는 인간들이 가장 불행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합니다.
게으름으로 이제야 확인합니다. (죄송..;; )
요 며칠 RSS도 열어보지 않았는데, 그래도 생각보단 쌓인 글이 얼마 없네요.
제가 즐겨 읽는 블로거벗들께서도 요즘 블로깅 슬럼프신가 뭐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저는 꽤나 소심한 남자이지만, 말씀처럼 이런 일로 삐치지는 않습니다. ^ ^
제가 가장 좋아하는 블로거벗들이신 종소리님과 소요유님 대화가 인상적입니다..
언제 오순도순 블로거 모임에서 막걸리라도 한잔 하면서 이야기하면 좋겠어요..
부디 소요유님께서 말씀하신 악착같이 욕망하지 않아도 그저 사람과 자연과 어울리며 넉넉하게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라도 (1)(2)(3)(4)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지 않은… ㅡ.ㅡ;;
(1), (2), (3), (4)가 해결되면 사람 사는 세상이 올까라는 문제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곤 합니다. 이명박 정권이 예전의 박정희나 전두환 때하고 별반 다르지 않지만, 이명박 정권은 국민이 직접 투표를 해서 만들어냈다는 것이 다릅니다. 그것도 민주 정부 10년을 경험한 후에 이런 정권이 생겨난 것입니다.
물론, 수구 언론을 비롯한 주류세력의 사기 행각이 결정적이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별로 가진 것 없는 사람들도 욕심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사기에 당한 것입니다. 아파트 한채에 목숨 걸고, 재테크에 목숨 걸면서 생겨난 일이겠지요. 따라서, 이명박 정권은 우리 속의 탐욕이 고스란히 드러난 결과라고 보면 됩니다. 주류세력들은 그런 탐욕을 적절히 잘 이용합니다.
국민 각자가 각성하지 않으면 그리고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박근혜 정권, 오세훈 정권 등등이 생겨날 것입니다.
욕심에 눈이 멀어 불행을 자초한 어리석은 민족입니다. 더군다나 이제 우리에게는 노무현이 없습니다. 이 어리석은 민족의 불행한 미래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소요유님,
저는 미국에 살고있지만 저도 욕심에 눈이 멀어 집만 사면 돈 버는 줄알고 덜컥 사놓고
헉헉대는 어리석은 중생이랍니다. 한국과 다르지않지요. 많은 교포들이 저와 같은 상황이 되었구요.
더구나 오바마 속임수 Aaron Russo의 다큐를 본 후에는 과연 무슨 희망이 있어 미국에 사는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이런 곳이 있어 제 맘을 나눌 수 있어 고맙습니다.
저도 상투를 잡을 뻔 하다가 집사는 것을 포기했지요. 지금도 여전히 셋집에 살지만 마음은 편합니다. 가진 것이 없을수록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부끄럽게 살아온 것 반성하고 있읍니다.
제 이런 부끄러움을 알게 해 주신 노무현대통령님께 감사드리고 싶네요.
한편,
아무리 힘들어도 문제의 본질을 알고나니
별로 두렵진 않습니다. 노무현대통령님의 서거때문에 충격과 슬픔속에서 다시
접했던 이영희선생님의 글 속에서 발견했던 기자들에게 주신 말씀-기자로서의 본업에 충실하려면 검소해야한다는 그 말씀을 명심하고 살렵니다.
제가 기자는 아니지만 그 말씀 ” 검소함은 진정한 의미에서 삶의 내용과 질을 풍요롭게 하는 원천이다” 이 말씀이 소중하게 와닿습니다. 자유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살아보니, 인간에게 진실로 필요한 것은 얼마 되지 않더이다. 검소하게 살 수 있다면 참으로 자유인이 될 수 있겠지요.
욕망을 어떻게 버리느냐가 저에게도 큰 화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