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률이 사라진 종교
예수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사람이었다. 그가 남긴 말씀과 행적들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지켜야 될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들에 대한 진리들이다. 그 진리는 지극히 단순하지만, 그것을 실천하기란 만만치 않다. 황금률이라 알려진 다음의 말씀도 그 중 하나이다.
너희는 다른 사람이 네게 해 주길 바라는 대로 다른 사람에게 해 주어라.
<누가복음 6:31>
다른 사람이 너희에게 해 주었으면 하는 대로, 너희가 다른 사람들에게 모두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내용이다.
<마태복음 7:12>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예수의 그 높은 경지를 따라갈 수는 없을지 몰라도 “다른 사람이 네게 해 주길 바라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세이다. 그런데, 예수가 이런 말씀을 하시기 500년 전쯤, 중국의 공자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子貢 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자공이 여쭈었다. “한 마디 말로 평생토록 실천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서(恕)로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이다.”
<논어 위령공:23>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리는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이야기되어 왔고, 기독교를 포함한 거의 모든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가르쳐왔다. 문제는 그런 인간의 도리를 가르치는 종교가 아니고, 그 종교를 믿는다고 주장하는 인간들의 행태이다.
우리나라 개신교의 한 목사가 “스님들이 빨리 예수를 믿어야 한다”며 설레발을 쳤다. 이런 자들은 예수의 가르침을 증거하는 예수의 제자들이 아니고, 예수를 모욕하고, 예수를 팔아 장사하는 자들이다.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고 한 자가 대통령이 되는 나라이니, 저런 목사같지 않은 목사들이 날뛰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만약, 어느 유명한 스님이 우리나라 목사들은 빨리 부처를 믿어야 한다, 기독교가 들어간 나라는 다 못산다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면 이 땅의 개신교도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아마 사찰마다 난리가 났을 것이다. 안 봐도 비디오 아닌가.
성숙한 종교인들은 다른 이들의 종교도 부정하지 않는다. 올라가는 길은 조금씩 다르지만 (많이 다른 것도 아니다) 그 정상에서는 다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다른 이들의 종교를 부정하는 자들은 자신의 종교도 부정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예수의 가르침이고, 부처의 가르침이며, 공자의 가르침이다.
지역과 이념과 계급 갈등으로 시달려온 이 한반도에 종교 갈등이라는 또다른 갈등이 추가되었다. 불과 6개월만에 이 나라는 끝모를 나락으로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라 놀랍지도 않다.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다시 희망을 세워나가냐는 것이다. 절망이 깊어지면, 다시 희망이 찾아 올 것인가.
10 thoughts on “황금률이 사라진 종교”
현대 한국에서 성직자라고 불리는 사람 중 많은 수는 그야말로 성전 안에서 비둘기 파는 치들에 다름 아니죠.
오랜만에 글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기독교인들 중에 참 유별난 사람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다른 종교에 가장 배타적인 종교가 기독교인 것 같고 다른 종교 자체를 인증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학교 다닐 때 교내 식당 앞에 있던 장승 2개를 어느 날 밤 몰래 와서 뽑아가던 그 기독교인들이 참 불쌍하게 느껴지고 저게 진정 종교인의 모습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설레발이라는 적절한 표현..^^
6개월만에 엉망진창입니다. 정말..!
작정하고 대통령이 된거까지는 좋은데, 이 21세기에 살기좋은 대한민국에서 이럴줄은 설마 했겠죠..모두다?
그 설레발에 우리가 먼저 지치면 안되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가요~
즐거운 오후시간 되셔요~*
종교 역시 그 형식만으로 참됨을 가릴 수 없을 뿐더러, 뻔뻔스러운 형식을 아무렇지도 않게 세인에게 드러내더군요.. 오늘날의 종교는 그냥 기업과 다를바 없는 것 같아요..돈버는 것에 관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