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보 블로거인 이유
블로그를 시작한지 15개월이 지났다. 15개월이 지났어도 아직도 초보 딱지를 떼지 못하는 나에게 올블로그에서 탑 블로그 100이라는 또다른 딱지를 붙여 주었다. 탑 블로그 중에서도 2위란다. 나는 올블로그 운영진이 어떤 기준에 의해 탑 블로그를 선정했는지 알지 못한다. 상을 받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그 이유가 분명치 않았을 때는 좀 꺼림칙한 것도 사실이다.
나는 다른 훌륭한 블로거들에 비하면 정말 초보 블로거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15개월 동안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중얼거렸다. 다른 이들의 생각을 듣는데 소홀했고, 다른 블로거들과 관계를 맺는 것도 꺼렸다. 전형적인 초짜들이 하는 짓 아닌가? 다른 블로그에는 댓글을 남기지도 않았고, 트랙백을 보내는 것도 드물었다. 그렇기에 내 블로그에 찾아오는 이들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가끔 올블로그에 인기글로 등록되었을 때 조회수가 조금 느는 정도였다.
이런 내 블로그를 올블에서 두번 째 탑블로그로 선정한 것은 일종의 랜덤 샘플링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선정이 아니라 뽑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평생 한 번도 복권을 산 적이 없다. 뽑히지도 않을 뿐더러 그것은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튼 2007년은 운이 좋았다.
한 달에 열 개의 글을 올리기도 버거운 나이지만, 올해는 조금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올해 말까지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블로그들을 하나 둘 찾겠다는 것이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고, 서로 배우고 소통할 수 있는 블로그를 등록하여 지속적인 교류를 해볼 생각이다. 현재 나의 블로그롤에는 두 개의 블로그가 등록되어 있다.
올블 같은 메타블로그는 훌륭한 소통 매체지만, 그 관계가 일회성일 가능성이 높다. 초보가 아닌 성숙한 블로거일수록 직접적인 교류와 관계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 나도 올해는 초보 딱지를 좀 떼고 싶다. 잘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탑 블로그로 선정해주신 올블 운영진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1년간 보잘 것 없는 블로그에 오셔서 글을 읽고 소통해주신 많은 블로거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십시오. 😉
9 thoughts on “내가 초보 블로거인 이유”
올블 TOP 100 , 축하드려요 ^^ 블로그를 하신 지는 저보다 2배나 일찍 하셨었군요, 저는 07년 5월경에 시작했거든요, 처음에 소요유님의 글에 리플을 달았던 기억이 선명히 기억에 남아 있었습니다.. 처음에 포스팅 두어개를 읽었는데, 한 포스팅에 대해 약간의 약한 딴지를 걸었던 기억이…^^ 그때는 소요유님을 그렇게 많은 나이로는 안보았는데, 저보다 훨씬 많으시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이참에 그 포스팅과 리플을 찾아 보고 싶네요..
로망롤랑 님 / 감사합니다.
님이 남기신 댓글을 뒤져 보았지요. “왜 신정아만 문제인가”라는 글에 다음과 같이 쓰셨더군요.
저는 아직도 우리나라 사법 체계가 모든 이들에게 공정하지 않다고 봅니다. 저는 로망롤랑 님이 저보다 훨씬 먼저 블로그를 시작하신 줄 알고 있었는데, 제가 선배군요. 😉 님의 글도 잘 보고 있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고맙습니다.
저는 초보 블로거 3년차 되어가고 있습니다. ^^;
A2 님, 잘 생기셨네요.^^
축하 드립니다.
그리고 충분히 자격있다 생각합니다.
따스한 글쓰기 재능과
복잡한 사회 현안을 바르게 읽으내는 선구안과
정의롭지 못함에 분노하는 열정,
실증적 증거가 수반된 냉철한 비평 등
이런것이 우러나는 소요유님의 글을 접할때면
아름다운 세상이란
세속적 삶들의 충돌속에 결코 발현될 수 없는
허구라는 생각을 접는답니다.
개인의 몸짖 만으로도
그 함의된 기상이 옳곧다면,
많은 이들의 교감을 나눌수 있는,
보편적 가치가 충분히 주류될 수 있음을 느낀답니다.
울림있는 님의 좋은 글이
오래 오래 이길 기원합니다.
pine 님, 그거 아세요? 제 글보다 pine 님이 주신 댓글이 훨씬 울림이 크다는 사실을.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pine 님이 블로그를 시작하신다면 제 블로그는 감히 견줄 수 없는 블로그가 될 것입니다.
올해도 건강하시고, 자주 뵈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뒤늦은 축하인사를 올립니다.
말씀처럼 pine님 논평은 무척 인상적이네요.
pine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동안 몸살에 붙들려서 블로그 마실에 게을렀는데요, 그동안 밀린 소요유님 글들을 읽으니 한편으론 속이 시원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이 나라의 앞날이 그야말로 진지하게 걱정되는 나날들입니다.
2008년에도 거침없는 블로깅을 애독자의 한명으로서 부탁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구요.
민노씨 님 / 감사드립니다.
민노씨 님의블로그를 봐서는 언제나 건강하실 것 같은데 몸살을 앓으셨다니, 너무 무리하시는 것 아닌가요?^^ 제 경험으로 봐서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은 건강과는 상극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몸 잘 추스리시고요. 좋은 글 많이 많이 써 주세요. 저는 민노씨 님의 팬의 한 사람으로서 민노씨 님의 왕성한 활동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