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최근 몇 년간 나온 한국 영화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이다. 신인 감독의 영화답게 기발한 상상과 에너지가 충만하며, 신인 감독의 영화답지 않게 중첩의 메세지가 코믹한 설정에 담겨 있다. 주인공 병구의 삶 속에 투영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모순과 외계인들이 파헤치는 우리 인간들의 사악함이 하나로 응축되어 있는 영화다. 백윤식이라는 중견 배우를 재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신인 감독의 데뷰작으로는 가장 멋진 영화 중의 하나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영화는 아닌듯 흥행에는 실패했다.
고통은 절대로 익숙해질 수 없는 거거든…
병구가 외계인인 강사장을 고문하면서 하는 말이 머리 속에 남는다.
2 thoughts on “지구를 지켜라”
저 역시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들 가운데 하나가 ‘지구를 지켜라’ 입니다.
‘지구를 지켜라’ 속에 있는 영화광으로서의 오마쥬들도 저로선 참 흥미로웠는데요.
가령 [길]에서의 줄리에타 마시나의 이미지랄지,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몇몇 장면들을 차용한 방식이랄지.. 그것이 그저 모방과 변주에 그쳤다면 실망스러웠을텐데, 장준환 감독은 놀랍게도 그 모든 영화들의 흔적을 새롭게 융합해내고, 또 멋지게 육화시키는 것 같았어요.
소요유님께서 ‘지구를 지켜라’를 인상적으로 보셨다니 왠지 더 반갑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