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의 교훈, 예수를 팔면 망한다
예수를 팔아 돈을 번 건 비단 가롯 유다 뿐만이 아니다. 지금도 이 땅 한반도에는 예수를 팔아 장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이랜드라 할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 기업이라고 알려진 이랜드는 회사 내에 기도실까지 설치하여 이익 6%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1년에 헌금만 130 여억원을 낸다고 한다. 겉으로는 정말 신앙으로 똘똘 뭉친 독실한 기독교 기업으로 보일지 몰라도 이 회사는 예수의 가르침을 철저하게 거스르고 있다.
이랜드는 비정규직법의 헛점을 이용하여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용역직으로 전환하여 비정규직을 확산하려 했다. 당연히 노조의 반발을 불러왔고 파업으로 이어졌으며 사태는 이랜드 상품 불매 운동으로까지 전개됐다. 공권력의 투입으로 노사의 대립은 파행으로 끝이 났다.
자본주의 원리로 따지더라도 이랜드는 정말 멍청한 짓을 한 것이다. 인건비를 줄이겠다고 직원들를 용역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이 사태로 인해 이랜드가 입은 피해는 줄이고자했던 비용의 몇 배가 될 것이다. 소탐대실이다. 점거 농성은 공권력으로 일단락되었지만 이랜드가 입은 이미지 손상은 되돌리기 힘들어 보인다. 노조의 반발과 소비자들의 불매운동도 계속될 것이다. 당장 민주노총이 이랜드 사업장 전체를 점거하겠다고 벼르고 있지 않은가.
이랜드 경영진에게 묻는다. 정말 어느 쪽이 더 이익인가? 인건비가 더 들어가더라도 노조와 화합하여 회사의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고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더 회사에 이익인가 아니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들을 용역직으로 전환하고, 노조의 반발을 불러 점거농성 하게 하고, 파업하게 하고, 공권력 불러 들여 진압하게 하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불매운동을 하게 하는 것이 이익인가? 어느 쪽이 더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인가? 머리가 있으면 이 단순한 계산을 1분만 해 보길 바란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연행된 파업 참가자들을 다 석방하고 노조와 마주 앉아 합리적으로 협상하라. 할 수 있으면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라. 당장의 이익만을 생각하지 말고 조금만 멀리 보라. 예수를 믿는 기업이니 예수가 어떻게 살았는지 조금만 묵상해 보라.
가롯 유다는 예수를 팔아 은전 30냥을 벌었지만, 그 돈을 써 보지도 못하고 자살한다. 이랜드도 지금 이런 식의 경영이라면 헌금 한 푼 낼 수 없는 처지에 몰릴지도 모른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를 닮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예수처럼 살기 위해 힘쓰는 것이다.
예수는 위선자들을 축복하지 않는다. 예수를 팔면 기필코 망하게 되는 것이다.
12 thoughts on “이랜드의 교훈, 예수를 팔면 망한다”
돈과 매출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은 그닥 예수의 가르침 같지가 않은걸요.
크리스찬임을 당당히 밝히기가 점점 민망해지는 세상입니다. 예수님은 항상 약자의 편이었는데 말이죠. 예수 이름을 파는 무리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암울하네요-_-;
라띠 님 / 예수도 그들을 보면 민망해 하실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들을 용서하실까요? 요즘 저의 화두는 도대체 그 용서라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한 것일까 이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래도 용서하시겠죠? 저들이 회개하지 않아도?
흠 제 상식으로는 비정규직이 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하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정규직인 분들은 그 만큼 노력해서 정규직이 되지않았나 생각합니다. :p
제가 착오가 있었나보군요,
비정규직 법은 2년후에 정규직으로 전환해야하군요.. 죄송합니다. 🙂
Rasian 님 / 그렇습니다. 사실 그것이 비정규직법의 약점이었습니다. 2년 후에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니 회사 입장에서는 1년 11개월 정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다 해고하거나 외주업체로 돌려버릴 여지가 있었던 것이고, 이랜드가 그 법의 헛점을 첫 번째로 이용한 것입니다.
법의 취지는 비정규직의 고용안정화였지만 이랜드 사태는 법의 헛점을 노려 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던 것입니다. 노사정이 합의가 안되는 상황에서 정부에서 고육지책으로 국회를 통과시킨 것이지만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이랜드가 참 한심한 짓을 저지른 것이죠. 최소한 자신의 동종업계들이 어떻게 하는지 관찰하고 따라갔어도 이런 사태는 안벌어졌을텐데요. 이 의사결정이 실무자선에서 나왔는지 경영진에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돌이킬 수 없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듯 하네요.
물론, 동종업계들도 그다지 좋은 방향으로 간건 아니지만(직무급제로 묶어버렸죠. 차별금지조항에서 살짝 비껴가 임금상승은 억제한) 그래도 기간제 근로자들에 대한 무기계약화라는 일종의 고용안정에는 기여했는데 말이죠. 기업이 경영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늘리고 이것이 고용불안정이라는 사회적인 문제를 낳자 노동부는 이들을 보호하기 만든것이 비정규직 보호법안인데 그것을 무리하게 비껴갈라 하다보니 역효과만 낳은 것이 되었습니다.
늑대소년 님 / 제 생각에 이랜드 경영진이 동종업계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 극단적인 대응을 한 것은 “노조”라는 대상에 상당히 심한 거부감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그런 추측을 해 봅니다. 혹시 “노조”는 사탄의 사주에 의해 움직이는 …… 😉
비정규직 문제로 이랜드의 경영 이념을 몽조리 깔아 뭉게는 이런 포스트가 과연 온당한지요.
그리고 책임질 수 있는 포스트인지 궁금하군요.
작금의 사태를 너무 감정적으로 보시는건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블랙스톤 님 / 님의 댓글은 Akismet 이라는 스팸 방지 플로그인에 걸려 스팸으로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표시되지 않았던 것이구요. 저는 이랜드 경영 이념을 깔아 뭉개지 않았습니다. 이랜드의 경영 이념이 무엇인지도 모를 뿐더러 사실 별로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랜드의 사내 기도 메일을 통해 그들이 노조를 사탄으로 본다는 제 추측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그들이 진정으로 예수를 믿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뿐입니다. 그런 제목의 기도는 예수가 원하는 기도가 아닙니다.
이랜드같이 조금 특이한 배경을 가진 기업이 좀 잘만 하면 선교의 효과도 엄청나서 천국에 달란트도 좀 쌓일 것 같은데 참 아쉽습니다. 왜 독실하게 믿는다면서 성경에 그렇게 써있는 사랑과 용서를 못하는지….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