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환상 깨기
솔로몬 왕에게 두 여인이 와서 한 아이를 놓고 서로 자기 아이라고 다투었다. 솔로몬은 칼로 아이를 나누어 두 여인에게 반 쪽씩 나누어 주라고 명령한다. 그러자 그 아이의 진짜 어머니는 아이를 죽이지 말고 다른 여자에게 주라고 애원하고, 가짜 어머니는 “우리 둘 가운데 아무도 그 아이를 가지지 못하게 그냥 나누어 달라”라고 말한다. 두 여인의 이야기를 듣고 솔로몬은 진짜 어머니를 가려내어 아이를 돌려주었다. 구약 열왕기상 3장에 나오는 유명한 솔로몬 재판에 관한 이야기다.
안철수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다. 그는 겉과 속이 다르다. 그는 영악하며 지는 게임을 하지 않는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자기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고, 자기가 패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 그가 단일화에 쉽게 응할 이유가 없다. 그의 목표는 정권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솔로몬 재판에 나오는 가짜 어머니다. 아이가 둘로 나누어져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자기의 아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를 살리고 싶으면 문재인이 포기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이 포기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안철수는 아쉽거나 답답할 것이 없다. 어차피 아이는 둘로 나누어질 것이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의 플랜 B로서 나쁠 것이 없다.
안철수는 역사의식도 없고, 정치에도 문외한인 데다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눈곱만큼도 기여한 바가 없다. 더구나 그는 이 나라의 0.01% 안에 드는 특권층이다. 그는 이명박 정권에 부역했던 사람이고, 그의 정치의식도 이명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안철수 뒤에 이명박이 있다고 얘기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다. 그런 그가 서민을 위해 또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정권교체에 앞장서길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김칫국을 마시는 일이다. 그는 떡 줄 생각이 전혀 없다.
안철수는 연일 정치혁신을 주장하지만, 그건 그냥 해보는 이야기다. 구체적 각론에 들어가면 알맹이도 없고, 핵심을 찌르지도 못한다. 고민과 관심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그는 밑천도 떨어진 데다가 언론 플레이로 만들어진 안철수 환상이 깨지기 때문에 토론을 기피한다.
문재인의 상대는 사실 박근혜가 아니고 안철수다. 그가 어떻게 해서든 안철수를 단일화 협상에 끌어들여 그를 주저앉힐 수만 있다면 문재인은 노무현의 유업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문재인 혼자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정권교체를 원하면서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솔로몬의 지혜를 가질 때 가능한 일이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영악한 안철수도 국민을 두려워할 것이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안철수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 안철수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진정한 정치혁신을 원한다면 우선 정권교체부터 해야 한다. 정권교체를 외면하면서 정치혁신을 외치는 자들은 모두 가짜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에게 솔로몬의 지혜가 벼락처럼 쏟아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7 thoughts on “안철수 환상 깨기”
상당히 통찰력있는 글을 올려주신다고 느껴 일년넘게 글을 읽어왔는데요,,, 최근 안철수관련 글들은 너무 감성적이고 배타적으로 접근하시는게 안타가워 보입니다. 이번글도 감성적인 안티성 주장만 가득하지 논리적인근거는 보이지 않네요… 심하게말하면 진보키워드에 굳어진 머리를가진 꼰대생각으로 밖에 보여지질 않습니다. 진심입니다.
제 글이 ohj 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면 미안합니다.^^ 제가 최근 안철수에 대해 썼던 글들은 다분히 위악적입니다. 저는 지난 1년 간 안철수의 언행을 지켜보면서 이 사람은 위험한 기회주의자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가 바로 기회주의자들이거든요. 이런 제 판단은 진보나 보수 같은 이념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안철수를 비판하는 데는 논리적일 필요가 없습니다. 논리를 갖다댈 정도로 그 사람이 보여준 것이 없으니까요. 조금만 깊이 들어가려하면, “국민이 판단할 거다”라는 것이 안철수 진영의 논리입니다.
안철수 같은 사람은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결론입니다. 물론 제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겠지만(저도 그러길 바라지만), 그럴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ohj 님이 혹시 정권교체를 바라면서 안철수를 지지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하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정권교체가 별로 필요없다고 생각하시면 계속 안철수를 지지하셔도 무방합니다.
집에 불이 나면 불을 먼저 끄는 것이 순서입니다. 불이 점점 번지고 있는데도 집수리 계획을 내놓으라고 하는 사람은 집에 대해 아무런 애정이나 관심이 없는 사람이지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민주당이 싫어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분들이 대신 안철수를 지지하는 현상은 마치 5년전 잘 살게 해준다는 MB의 사탕발림에 넘어간 국민의 선택과 유사한 상황이라는 생각입니다.
동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민주당 좋아하지 않습니다. 민주당이 만약 손학규 같은 인물을 대선후보로 뽑았다면, 이런 글을 쓰지도 않습니다. 기회주의자 셋이 모인 대선에 관심이 있을리라 없고, 그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원조 기회주의자인 박근혜 당선이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니까요.
민주당이 잘한 일이라고는 문재인을 대선 후보로 내세웠다는 것이지요. 만약 민주당 당원들만 경선에 참여했다면 문재인이 될 리라 없었겠지요. 문재인을 대선 후보로 만든 것은 일반 국민이지만, 그렇게 시스템이 돌아가도록 한 것은 이해찬과 박지원이지요. 그래서 민주당 내에서 이해찬과 박지원이 지금 타겟이 되고 있는 겁니다. 김한길 같은 후단협스런 자들은 계속 후보를 흔들고 있지요. 좋게 봐 주고 싶어도 좋게 봐줄 수 없는 집단입니다.
하지만, 문재인은 다릅니다. 이런 사람을 진국이라고 하는 겁니다.
민주당이 싫어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은 결국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고, 이명박근혜 세상에서도 행복하신 분들입니다.
민주당 당원 대상으로 해도 문재인 후보는 1위입니다. 민주당이 허술해보여도 오랜 역사가 있는 야당입니다. 당심과 민심이 달랐다는 주장은 문재인 비판자가 단골로 내세우는 주장입니다. 말려들지 마십시오.
결과적으로 그렇게 돼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휴대전화를 이용한 국민경선을 하지 않았더라면 또 박스떼기가 횡행했을 것이고, 문재인이 쉽게 되지 못했을 겁니다. 민주당 내에 김한길 같은 부류의 궁물들이 아직도 즐비하거든요. 그건 민심과 당심이 달라서가 아니고, 반칙을 일삼는 기회주의자들이 아직도 민주당 내를 활보하기 때문이지요.
소요유님. 이번 안출수 대통령 후보 사퇴 발표는 어떻게 보시나요? 이것도 권력에 눈이먼 안철수의 계산인가요?
지지자들도 단결이 됬어야 하는 이번 단일화 과정중에 블로그와 트위터에 님께서 남긴 감정적이고 근거없는 비난이 정권교체에 큰 방해 요소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소인은 보고싶은곳만 본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진심으로 고민하고 사과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