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픈 행진곡
세상에서 가장 슬픈 행진곡을 들을 때면 비가 와야 한다. 하염없이 슬프게 비가 와야 한다. 죽어간 사람들의 영혼이 구천을 맴돌고, 그들의 한이 눈물이 되어 온 산천을 적셔야 한다.
30년이 흘렀어도 그들은 눈을 감고 안식할 수 없다. 그들을 죽인 자들은 끊임없이 그들을 조롱하고 비웃는다. 죽어서도 죽을 수 없는 사람들, 죽어서도 쉴 수 없는 사람들, 한때는 이 땅의 민주주의의 물줄기가 되었던 광주. 비만 슬프게 내린다.
일년에 단 한 번이라도 경건하게 듣고 불러야 할 그 슬픈 행진곡은 이제 “방아타령”으로 바뀌어 버렸다. 광주 망월동 묘지의 상석을 밟았던 자, 광주의 영령들 앞에서 파안대소 했던 자가 대통령이 되자 광주의 영혼들은 다시 울어야 했다. 세상은 잔인했고, 그리고 무심했다.
전태일, 광주, 그리고 노무현. 앞서 간 사람들.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이 슬픈 행진곡을 나지막히 불러주는 것뿐이다. 산 자들은 그들을 따를 것인가. 정녕 그들을 따를 것인가.
슬픈 비만 애처로이 내리고 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백기완, 님을 위한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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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thoughts on “세상에서 가장 슬픈 행진곡”
저는 멀리사는 교포입니다만 5월 18일날 도서실을 나서면서 혼자서 이노래를 불렀습니다.
인터넷에서 5.18까지도 능멸하고 있는 기사를 보고나서 공부도 안되고 분함이 치밀어 올랐죠.
혼자 사랑도 명예도….. 부르며 지나가는데 어떤 노신사 (미국인)가 다가와 묻더군요. 이노래를 들어본적이 있는 분인지도 모르지요. 천안함사고에 대해 묻더군요. 한국에 대해 좀 아는 분같아서 제견해를 말씀드렸습니다. 맘 같아서는 학교 정문에가서 피켓팅을 하고 싶었습니다. 한국 유학생들에게 젊은 학부생,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는 여러분들께 뭔가를 호소하고 싶었습니다. 여기도 날씨가 흐리고 비가 내렸습니다. 5.18은 제가 고 3때 일어났습니다. 모두 유언비어이고 카더라였죠. 그리고 몇년 후에 진실을 알게되었고……… 살다보니 다시 이런 믿기지 않을 일들이 일어나고있네요.
소요유님글에서 위안받고 갑니다.
멀리 계시는 오월의 노래 님과 제 마음이 통했나 봅니다. 제 글이 님에게 위안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님의 댓글도 저에게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5.18의 슬픈 역사에 대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분이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소요유님,
제가 님의 사이트를 알게 되었던 계기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충격때문이었습니다. 주체하기 힘든 슬픔과 억울함때문에 인터넷을 떠나지 못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많은 글을 읽었습니다. 가끔 댓글을 달면서 고맙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름은 바꿨지만 제 멜주소를 보시면 동일인물이라는 걸 아실겁니다.
정말 훌륭하신 분이라 생각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비록 먼곳에 살고 있으나 마음은 항상 조국 산천이 그립습니다.
그리고 님같은 훌륭한 분들이 계신 조국이 절대로 함부로 망가지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오월의 노래”라는 필명이 참 멋지십니다. 저는 님께서 말씀하시는 그런 “훌륭한” 사람이 결코 아니구요, 그냥 평범한 그리고 깨어있고 싶은 시민일 뿐입니다.
저도 예전에 미국에서 오래 살았고, 지금도 여러가지 사정 상 미국에 자주 드나들고 있습니다. 인연이 된다면 만나뵐 날도 있겠네요.
건강하세요.
제 필명은 아마 많은 분들이 쓰셨던 혹은 쓰고 계신 흔한 이름일 거에요. 푸르름이 너무 예픈 가장 좋아 하는 오월이 언제부터인가 가장 슬픈 오월이 되었기에 써봤습니다.
바로 내일이 결전의 날이군요.
떨립니다…..
그나저나 미국에 자주 오신다니 반갑습니다.
참고로 제가 사는 곳은 펜실바니아주입니다. 스테이트칼리지라고 지도상 주의 한 중심에 있는 곳입니다. 펜주대학교가 있구요. 혹 이곳에 오실일이 있으시면 꼭!!! 연락 주시면 (제 멜주소로) 따뜻한 식사한끼라도 준비하고 싶습니다. 아무쪼록 제가 이사를 가더라도 소요유님께 연락 드리겠습니다.
펜실베니아에 사시는군요. 제가 10여년 전에 미국에 갔을 때 머문 곳이 피츠버그였지요. 오월의 노래 님과 인연이 닿으면 뵐 수도 있겠네요.
건강하십시오.
소요유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