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하루 빨리 없어져야 한다

스승의 날, 하루 빨리 없어져야 한다

지난 주말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스승의 날이었다. 스승이라고 불리울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서 스승의 날을 기념한다니, 이런 부조리한 블랙 코메디가 또 어디 있을까.

급진적 교육 사상가인 이반 일리히(Ivan Illich)는 그의 책 <학교 없는 사회(Deschooling Society)>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Universal education through schooling is not feasible. It would be no more feasible if it were attempted by means of alternative institutions built on the style of present schools. Neither new attitudes of teachers toward their pupils nor the proliferation of educational hardware or software (in classroom or bedroom), nor finally the attempt to expand the pedagogue’s responsibility until it engulfs his pupils’ lifetimes will deliver universal education. The current search for new educational funnels must be reversed into the search for their institutional inverse: educational webs which heighten the opportunity for each one to transform each moment of his living into one of learning, sharing, and caring.

학교를 통한 보편적 교육은 가능하지 않다. 보편적 교육은 현행 학교 형태 위해 세워진 어떠한 대안교육으로도 가능하지 않다. 학생에 대한 교사들의 새로운 태도, 교육적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보급, 학생들의 일생 동안 교사의 교육적 책임을 넓힌다고 해도 보편적 교육은 가능하지 않다.  새로운 주입식 교육울 추구하는 현행 추세를, 그 정반대의 제도 추구, 즉 개인의 삶의 모든 순간을 공부하고, 나누고, 돕는 순간으로 바꾸도록 하는 교육 네트워크로 전환해야 한다.

일리히는 제도화된 학교의 위험성을 고발했다. 그는 학교에는 교육이 없고, 교회에는 신과 종교가 없으며, 병원에는 치유가 없음을 꿰뚫어 보았다. 이러한 그의 통찰은 상당히 급진적이고 심오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2010년 한국에서는 일리히의 주장이 사실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교육열이 가장 높고,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모든 것을 다 건 사람들이고, 자녀 교육에 관한 한 이들은 미쳤다. 교육이라고 해봤자 그들이 얘기하는 것은 속칭 “일류 대학 들어가기”뿐인데도 말이다.

한국은 대학 졸업장으로 계급이 분화되는 사회이다.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에 따라 인생의 출발선이 달라지고, 그들을 보는 눈이, 그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들의 대학 진학에 목숨을 걸고 있고, 초중고 교육이라는 것은 오직 일류 대학 들어가기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학교에서는 오직 경쟁만을 가르친다. 그것도 얼마나 시험 문제를 잘 푸느냐에 따른 경쟁. 학교에는 교육이 없고, 오직 훈육과 조련만이 있다. 아이들은 시험보는 기계, 문제 푸는 기계로 전락한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오직 이런 과정을 통해 이 나라가 원하는 인력들을 생산한다.

이런 과정을 우수하게 통과한 소수의 아이들은 일류 대학 졸업장을 가지고 사회 지배 계층으로 진입하게 되고, 이 경쟁에서 탈락한 대다수 아이들은 평생을 루저(Loser)로 살아가게 된다. 삶에 대한 열정도 없고, 고민도 없고, 성찰도 없이 그저 정글 같은 세상 속에서 저마다의 파편화된 삶을 영위한다.

한국의 학교들은 그런 인재(라고 부를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들을 생산한다. 대학은 졸업장을 미끼로 장사를 하고 있고, 중고등학교는 일류 대학을 가기 위해 견뎌야하는 훈련소이다.

도대체 이런 나라에서 군사부일체 운운하면서 스승의 날을 꼬박꼬박 챙기는 것을 보면, 하나의 거대한 정신병원을 보는 것 같다. 웃기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이 나라에 어떤 스승이 있을까? 아이들을 성적과 대학 진학이라는 올가미로 세뇌하는 스승들 외에 어떤 스승들이 있을까? 아이들에게 꽃 받을 자격이 있는 스승들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아니 이 거대한 집단 정신 이상과 집단 사기극을 알아볼 수 있는 스승이 존재하기는 한 것일까?

스승의 날은 이 땅의 스승들에게 가장 부끄러운 날이다. 그리하여 나는 이 날이 하루 빨리 없어지길 바란다. 아이들을 정신적 불구로 만드는 나라에서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것은 정말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엽기이기 때문이다.

34 thoughts on “스승의 날, 하루 빨리 없어져야 한다

  1. 조금 표현이 과격하시지만
    스승이라고 불리우는 분들이 줄어들긴 했지요

    그래도 아직 많이 계시는데.. 씁쓸하네요

    이런 씁쓸함이 더 기쁜 날로 이어지길 ~

    1. 표현이 과하다고 하실 수도 있겠으나
      지금 이 나라의 아이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사실 이런 표현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부모들이 자기 아이들을 학대하는 세상이니 말입니다.
      학교는 말할 것도 없지요.

      아이들이 숨을 쉴 수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2. 급진적 견해이군요.
    저도 그런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보수는 죽었고, 진보는 살아있다!
    그러나 보수적인 교육법은 체제유지를 위한 절묘한 방법은 아닐까요?
    요즘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1. 학교라는 제도의 가장 큰 기능은 그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인간형을 양산하는데 있습니다. 체제 유지를 위한 가장 공고한 히든 카드이지요.

  3. 소요유님께서 비판하고자는 하는 것이 선생님인지, 아니면 학생들을 그렇게 만드는 현실인지.. 그걸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시작은 선생님 같지 않은 선생님을 기념하는 날은 없어져야 한다고 했고, 본론으로 와서는 학생들이 처한 현실, 그저 경쟁하고 대학가야만 하고, 공부에 미쳐 있는 그런 것들을 말씀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지막 결론에서 와서는 다시 성적과 진학 강요라는 것으로 선생님으로서의 자격을 의심하고 있으시네요.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사회 현실이 그렇게 돌아갑니다. 대학 진학을 하지 않으면 대우 받지도 못하고, 대학에 따라 사회의 출발선이 다르지요. 맹목적인 학벌주의, 능력주의, 소위 고스펙 등 선생님이 만들어낸 단어도 아닐 뿐더러, 저런 단어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것도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을 진정한 학생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 이건 분명 잘못된 것이고, 고쳐야 할 부분입니다. 그것도 선생님 혼자서 고쳐야 할게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말입니다.
    거기다가 교육정책이라는 것은 선생님이라는 직책(?)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고 계실 것입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의 행위를 하는 것이지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가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님께서 위에 다신 답변만 보더라도 “사회와 기성세대”, “부모들이 학대하는 세상”, “학교 제도” 을 언급하셨습니다. 무엇이 진정 잘못된 것인지 알 고 계신 항목이 아닐런지요? 현재의 교사들이 우리네 머리속에 있는 이상적이고 진정한 스승이라고는 말씀 드리진 못하겠지만, 아직까지 남아 계시는 진정한 스승을 위해서, 그리고 그런 스승께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 1년에 한 번인 스승의 날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
    저는 저를 지금까지 올곧게 사회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신 은사님이 세 분이 계십니다. 그 분들을 생각하니, 이 글이 써억 맘에 와 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긴 댓글 남겨봅니다.

  4. 소요유님께서 비판하고자는 하는 것이 선생님인지, 아니면 학생들을 그렇게 만드는 현실인지.. 그걸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시작은 선생님 같지 않은 선생님을 기념하는 날은 없어져야 한다고 했고, 본론으로 와서는 학생들이 처한 현실, 그저 경쟁하고 대학가야만 하고, 공부에 미쳐 있는 그런 것들을 말씀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지막 결론에서 와서는 다시 성적과 진학 강요라는 것으로 선생님으로서의 자격을 의심하고 있으시네요.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사회 현실이 그렇게 돌아갑니다. 대학 진학을 하지 않으면 대우 받지도 못하고, 대학에 따라 사회의 출발선이 다르지요. 맹목적인 학벌주의, 능력주의, 소위 고스펙 등 선생님이 만들어낸 단어도 아닐 뿐더러, 저런 단어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것도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을 진정한 학생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 이건 분명 잘못된 것이고, 고쳐야 할 부분입니다. 그것도 선생님 혼자서 고쳐야 할게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말입니다.
    거기다가 교육정책이라는 것은 선생님이라는 직책(?)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고 계실 것입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의 행위를 하는 것이지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가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님께서 위에 다신 답변만 보더라도 “사회와 기성세대”, “부모들이 학대하는 세상”, “학교 제도” 을 언급하셨습니다. 무엇이 진정 잘못된 것인지 알 고 계신 항목이 아닐런지요? 현재의 교사들이 우리네 머리속에 있는 이상적이고 진정한 스승이라고는 말씀 드리진 못하겠지만, 아직까지 남아 계시는 진정한 스승을 위해서, 그리고 그런 스승께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 1년에 한 번인 스승의 날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
    저는 저를 지금까지 올곧게 사회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신 은사님이 세 분이 계십니다. 그 분들을 생각하니, 이 글이 써억 맘에 와 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긴 댓글 남겨봅니다.

    1. 제가 하고 싶은 말 중 핵심적인 것을 놓쳤네요.
      사회를 구성하는 전체의 잘못을 우리는 선생님께 모든걸 덮어 씌우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사회 전체의 잘못을 선생님들께 덮어 씌우기 위해 쓴 글은 아닙니다. 선생님들만이 우리 교육의 문제라면 그건 사실 문제도 아니지요. 저는 우리 사회 구성원 전체가 거의 집단 최면에 걸려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때문에 아이들만 죽어 나가게 되어 있고,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또 자기의 자식들을 그렇게 고문할 것입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서 과연 선생님들은 자유로운가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좋은 선생님들도 계시고, 아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치려는 선생님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렇게 개인적인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안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이 나라의 교육 시스템은 거의 미쳐 돌아가고 있습니다. 인정하지 않으실지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판단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것이 저는 안타깝고 어처구니가 없을 뿐입니다.

  5. 많이 급진적이신 것 같아요. 학교가 경쟁을 가르치는 곳이 된 것은, 우리 사회가 그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들이라고 그런 걸 가르치고 싶을까요? 무조건적인 지식을 가르치기 보다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의 교훈을 알려주려고 해도, 부모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나는 세상입니다. 학생들 자체부터가 공부를 ‘못 가르치는’ 선생님은 인격이나 공부 외의 가르침을 생각해보지 않고 욕하고 있습니다. 요새 교사를 스승이라고 부를 수 없는 건 이해합니다만, 부를 수 없게 만들고 있는 사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회 속에서 결국 어쩔 수 없이 타협하셔서 사회가 원하는 아이들을 만들기 위해 일하시면서도, 그 아이들을 헌식적으로 돌보시는 선생님들도 있으십니다. 그런 선생님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스승의 날이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거나 ‘교사’는 아이들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사춘기 시절에 가장 많은 접촉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하나의 부품이 아니며, 따라서 가끔은 이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날도 있어야 합니다. 사회 시스템의 문제로 교사의 역할이 한 쪽으로 치우쳐지게 된 것을, 교사 자체가 아이들을 기능적으로 훈련시키는 사람들일 뿐이니 그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감사해하는 ‘스승의 날’을 없애야 한다는 건 너무 지나친 게 아닐까요?

    [학교라는 제도의 가장 큰 기능은 그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인간형을 양산하는데 있습니다. 체제 유지를 위한 가장 공고한 히든 카드이지요] 물론 학교를 이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교는 그렇다고 해서 없앨 수 없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학교가 없고, 모든 것을 가정의 자율에 맡기던 전통사회 시절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그 긍정적인 면을 인정하셔야 한다고 봅니다.

    부작용이 없는 시스템은 없습니다. 교사와 학교를 욕하기 전에, 우리 사회부터 반성하고 개선시키기위해 작은 행동이라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허허 님은 무슨 대안을 내 놓으실 수 있나요? 없애는 것이 능사인가요? 아무런 대안도 생각하지 않고, 단점이 있으니 없애자는 건 정말로 무서운 생각이라고 봅니다.

    1. 옳은 말씀하셨지만,
      마지막에 저를 거론하고 대안이니? 능사니? 하는 것은, 저에게 두 질문을 다 하시는건지요?
      근본적인 문제인 사회 인식 구조의 변화가 발생할 수 있어야 하므로, 대안 마련은 실제로 굉장히 어려운 것일겁니다. 더욱이 개인의 생각을 정책이나 제도 시행을 통해 변화되지 않을테니깐요. 님의 말씀처럼 개인 스스로가 반성하고 개선시키고자하는 작은 행동이 우선 필요할테지요.
      그리고, 없애는 것이 능사? 라는 질문은 저의 입장 역시 없애어는 안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2. 교사는 아이들에게 엄청난 권위와 권력으로 군림합니다. 단순 지식으로부터 시작해서 생활 태도, 삶의 가치관까지 거의 전방위적으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이 운좋게 좋은 교사를 만나면 좋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그 아이의 인생은 불행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제 생각인데, 진정한 배움은 누구로부터 주워지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교사나 부모의 역할은 길잡이일 뿐니다. 누구를 가르치고 누구에게 배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부모, 교사 할 것 없이 우리 기성세대들이 지금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 짓을 돌아보면, 저는 스승의 날을 기념하자고 차마 말할 수 없습니다.

      1. 음…그건 그 사람들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렇게 정해진 거니까 따라야만 하는 겁니다. 할 수 없으면 나가라고 사회가 강요하니까요. 그래도 교사들은 그 안에서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냥 자리만 채우는 교사들도 있지만, 어느 누가 모인 집단이든 그런 사람들은 있기 마련입니다. 없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건 이상적인 거고요.

        그리고 진정한 배움은…이건 제 새각인데요, 삶의 진정한 교훈도 있겠지만 전통사회처럼 밭갈아서 먹고 사는 사회가 아닌 정보화 사회에 사는 이상 필요한 지식을 배우기 위해서도 학교가 그리고 교사가 필요하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사회처럼 지나치게 성적을 중요시하는 건 그릇되었지만, 지금 우리가 이렇게 ‘지금 학교·교사는 문제가 있어’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우리가 배워온 것들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겁니다. 아니라면 주어진 상황을 당연히 여겼을 겁니다. 과거 전통사회 속 사람들이 그랬듯이요. 이런 것까지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신 건, 비록 진정한 삶의 교훈이 아닐지라도 가치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아닐까요?

        가뜩이나 학원 선생님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고 있는 학교 교단입니다. 나쁜 교사가 있다고 해서 존경받을 만한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날을 없애버리자고 하는 건 너무 위험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면 우리가 사회를 변화시켜가면 됩니다.

        다행히 과거 임용고시제가 없을 때 교사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선생님이 되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신 분이 별로 없었습니다만, 요새분들은 많이들 공부하시고 학교에서부터 제대로 커리큘럼을 짜서 교사가 나아가야 할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많이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지켜보고, 비난만 하지 말고 도와주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1. 우리나라 교육 특히 초등을 제외한 중고등 교육은 교육이라고 할 수도 없을 지경으로 몰려 있습니다. 이건 근본적인 문제로, 교사의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구조적으로 그리고 거시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루어야 해결될 문제인데, 제가 보기엔 현재 우리 사회의 수준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스승의 날을 없애자는 주장이 때문에 속상하셨다면 미안합니다.

    3. 선생님들께서 이글을 보시면 좀 억울한 감이 없으시지 않겠지만 소요유님 글의 내용이 사실이고 부조리하고 비인간적인 교육상황이 있다는 것에 이의가 없다면, 그것을 타파하기 위한 성찰, 노력이 없는 성원(학부모, 선생님, 학생, 교육당국, 그위의 정책입안자) 들은 아무리 [주어진 상황] 안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해도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고 봅니다. 무슨 매조키즘 놀이도 아니고 다들 싫다, 아니다면서 오늘도 열심히 돌리는 것은 뭐라 설명되지 않습니다.

      1. 비판만 하지 말고 도와야 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일례로, 우리 사회 성교육 문제가 많이 늦다고 합니다. 중학생 미혼모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아직 성교육은 정자 난자 이야기를 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거죠. 한 선생님이 보다못해 현실적인 성교육을 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콘돔을 씌우는 법을 강의하셨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들고 일어나고, 학부모는 성희롱이라고 고발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해요. 선생님들에게 그런 반발을 다 무시하고 진정한 교육을 위해서 몸을 던지라고 말하는 건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도 예전에 ‘요새 스승이 어디 있다고 스승의 날이야?’라고 생각했었는데, 비판만 하는 건 상황을 더 극으로 몰아간다는 생각에서 마음을 바꿔먹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유가 있던 현재 상황이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건 저도 알지만요…. 그렇지만 비판만 하는 게 다가 아니잖아요? 현 교단의 상황을 문제로 인식하고, 바꾸려는 분들이 나타나고 있으니까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우리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래서 ‘요새 교사는 글렀어’라는 극단적인 생각이 아닌(직접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신 분은 여기 없으시지만요), 조금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나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6. 집단최면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얼마전 모학교패륜녀사건을 지켜보다가 한 커뮤니티사이트에 들렀던 적이 있습니다.
    학교별로 게시판이 있는 커뮤니티였는데, 거기서 하는 말이 누가 정했는지도 모르겠는 대학교 서열을 쭈욱 읊어놓고 여기 출신 밑으로는 욕하지도 말라는 글이 엄청 많았습니다.
    더 웃기는건 그 중 한사람이 자기는 이 학교보다 윗서열이다 그래서 욕하는거다 라면서, 학생증 ‘인증샷’을 올리더군요. 그리고 사람들은 ‘그래, 네가 까는건 봐주겠다’ 라는 분위기더군요.
    대체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미친 세상입니다.

    1.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기성 세대입니다. 부모와 교사의 책임이 가장 큰 것이지요. 그런 기성 세대 밑에서 자라온 아이들을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자기 자식들에게 또 그렇게 강요할 것입니다.

      이 집단 최면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악순환의 고리가 어떻게 끊어질 수 있을까요?

  7. 스승에 날이 없어져야한다.. 단지 스승의날이 스승의 은혜을 기념하는 날일까요 ?
    아마 일부 지각있는 교사들이 스승의 의미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생각해야하는 날이라는
    것은 생각해보시지않으셨는지요 ? 의미가없다… 저는 생각은 다릅니다…
    전 글 쓴분에게 묻습니다.. 정말 기억에 남는… 그리고 자신을 바로 잡아준 스승이 없습니까 ?
    라고 말입니다… 현실은 어둡지만 그 현실뒤에는 밝은 빛이 있음을 정작 알지못하십니까 ?
    저는 스승의 날이 형식적으로 변한것은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존재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을 졸업을 20년이 지났지만 저에 가슴에는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는
    분들이 존재하니말입니다…

    1. 스승의 날이 글의 소재가 되었지만, 이 글에서 얘기하는 것은 우리 교육이 교육이라고 불릴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는 것이고, 그리고 앞으로 거의 나아질 수 있는 희망조차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좋은 선생님들, 스승들 지금도 있지요. 하지만 그들이 학생들을 잘 가르친다고 해서 지금 이 잘못된 구조를 타파하거나 개선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도 좋은 선생님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도 한번도 이 교육 구조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하셨습니다. 인지하지 못하셨을 수도 있고, 아니면 바꿀 수 없으니 체념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좋은 대학에 가야 되지 않겠느냐는 결론에 이르더군요.

      좋은 선생님들만 있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8. 학교에서 일하는 한 사람으로 참 공감이 가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마음에 잘 새기겠습니다.

  9. ㅡㅡ;;;
    그럼 낙태나 자식버리는 부모들이 존재하는 이 사회는
    어버이날도 없어져야 하겠네요
    스승의 날이 언제부터 시작되서 어떻게 생겨났는지
    의미부터 제대로 파악부터 하고
    비판했으면 좋겠네요

    1. 스승이 날이 왜 생겼을까요? 이런 기념일을 왜 자꾸 만들어낼까요?

      언제나 어린이를 사랑하고, 부모를 존경하고, 스승의 가르침에 고마워한다면 굳이 이런 날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요?

      왜 인간들은 생일을 축하할까요? 단지 나이를 먹어가는 일인데.

      우리가 진짜 축하해야할 일들은 무엇일까요?

      1. 그럼 모든 국경일 다 없애야 겠네요.
        설날은 왜 앞뒤로 연휴를 만들었을 까요
        추석은 왜..
        개천절 제헌절 광복절은 왜…
        이런것들 또한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가짐을
        항상 가지고 있다면 굳이 저런날을 국경일로 지정해서
        꼭 그날은 유독 태극기를 달아야한다. 라는 인식을 가지게 할 필요가 있을까요

        1.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제가 말한 논지를 이해하지 못하신 것입니다. 미안합니다만 더 이상의 토론은 무의미해 보이네요.

    1. 좋은 선생님이시군요. 지금처럼 늘 아이들을 따뜻하게 사랑해 주십시오. 경쟁으로 피폐해진 지금의 아이들은 위로와 배려가 필요합니다.

      고맙습니다.

  10. 대학까지 정규교육을 받았고 지금은 비정규직으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절절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는 말씀이십니다. 사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학교의 기능은 물론 선생의 역할이 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다행히 고등학교 때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서 학교의 문제, 세상의 모순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좀더 구체적으로 알게 됐지만, 그 선생님마저 자기 학생들이 소위 명문대에 가서 우리 사회의 기득권을 갖고 자기 목소를 내기를 욕망했지요. 선생님을 존경한 만큼 뒤에서 욕도 많이 했습니다. 물론 저는 모르지만 그 선생님께서도 고뇌가 없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게 그 선생님이나 우리나라 교육운동하신 많은 분들의 한계라는 데는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소위 지잡대 출신이면서 지금은 지방국립대 강단 안에서 여전히 공부를 하는 사람입니다. 허나 강단에 목을 매지 않는(매봐야 소용이 없는 출신 성분을 가진) 탓에 거기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출신성분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습니다만, 나름대로 강단 밖, 비주류의 삶을 열고 있기에 출신학교가 제게 더 이상 결정적인 것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님이 지적하신 문제들은 이런 공부하는 입장에서 더 분명하게 보입니다. 당연히 제도의 역할에 대한 일리히의 생각을 대부분 지지하구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제도=주어진 삶의 방식’이기에 제도에 대한 원칙적 부정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생각됩니다. 그리고 대안교육에 관심이 많은 저이지만, 전교조 선생님들이 공교육을 조금이라도 정상화하는데 애써 주셨으면 좋겠고, 전교조는 그런 역할을 통해서만 최소한의 의미나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교조가 대안교육운동을 할 수도 없고 그건 또 다른 문제의식과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의 몫이니까요.

    1. 피뢰침 님,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님께서 가지고 계신 문제 의식을 저 또한 함께 하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이 교육 문제이고, 그 근저에는 바로 학벌을 기반으로 한 계급 분화에 있습니다. 이것을 바로 잡지 않고는 이 사회가 한 발도 나아갈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힘드시겠지만, 학생들을 위해 좀 더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11. 스승의 날이라 표기된 5월 달력을 볼때마다 답답함을 느끼는 한사람으로서 소요유님의 이글 제 마음을 털어놓는듯 합니다… 좋은 글들을 통해 많이 생각하고 배움니다… 이 글을 포함해 허락없이 몇몇 글 저희 ‘사람사는세상-워싱턴’으로 퍼갑니다… 감사합니다…^^
    kaykim, 사람사는세상-워싱턴
    http://cafe.daum.net/BonghaWashington

    1. 워싱턴에도 사람사는세상 모임이 있군요. 언제 워싱턴에 갈 기회가 있으면 한 번 들르고 싶습니다. 보잘 것 없는 글에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든지 퍼 가셔도 좋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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