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노벨상을 받게 된 이유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가 대통령에 취임한지 열달도 되지 않아 노벨평화상을 받게 되었다. 노벨평화상은 세계 평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고 봉사한 사람들에게 주는 가장 권위있는 상이다. 테레사 수녀, 넬슨 만델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등 평생을 인권과 평화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받는 상이다. 이런 상을 대통령이 된지 열달도 되지 않은 오바마가 받게 되자 말들이 많다. 객관적으로 볼 때, 오바마가 아직 노벨평화상을 받을만한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바마 자신도 전혀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다음과 같이 말했다.
I am both surprised and deeply humbled by the decision of the Nobel Committee. Let me be clear: I do not view it as a recognition of my own accomplishments, but rather as an affirmation of American leadership on behalf of aspirations held by people in all nations.
To be honest, I do not feel that I deserve to be in the company of so many of the transformative figures who’ve been honored by this prize — men and women who’ve inspired me and inspired the entire world through their courageous pursuit of peace.
<Obama’s Reaction to the Nobel Peace Prize>
그렇다면 노벨 위원회는 왜 오바마에게 노벨평화상을 주었을까?
우선 그 이유를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기 전 미국의 모습에서 찾아야 한다. 부시는 대통령을 하는 동안 아무 명분도 없는 전쟁으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을 죽였다. 이라크에서 75만명이 죽고 140만명이 다쳤다. 죽은 사람들 중 민간인은 70만명에 달한다. 아프카니스탄에서는 2만명이 죽고, 5만명이 다쳤다. 이것이 부시 정권 하에서 미국의 모습이었다. 미국은 세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었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그 당선 자체로만도 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 만약 부시의 뒤를 이어 미국에서 네오콘들이 여전히 정권을 잡고 있었다면, 이란과 한반도도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오바마는 네오콘의 집권을 저지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한 셈이다.
또한, 아무리 제 정신을 가진 대통령을 선출했다 하더라도 미국은 끊임없이 군사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려 했다. 클린턴 때도 마찬가지였다. 클린턴이 북핵 때문에 북한을 폭격하려 했다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이었다는 클린턴조차 그런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바마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그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졌다.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그렇게 쉽게 전쟁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다.
오바마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다. 그리고 가장 진보적 성향이 강한 대통령이다. 하지만 그가 추진하려고 하는 일들이 미국 내에서조차 큰 저항을 받고 있다. 특히 개혁의 시금석이라 할 수 있는 의료보험 개혁에 대해서 기득권 세력의 총체적 저항에 직면해 있다. 노벨 위원회에는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오바마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어했을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흑인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엄청난 사건이다. 링컨이 흑인을 해방시킨 후 150년만에 일어난 일이다. 노예의 후예가 대통령이 된 사건이다. 미국이라는 세계 초강대국에 비주류가 처음으로 권력을 잡은 사건이다. 노벨 위원회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려 했을 것이다.
오바마의 말대로 이번 노벨상 수상은 업적에 대한 찬사와 보상이라기 보다는 앞으로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라는 의미가 훨씬 강하다. 그는 충분한 자질이 있는 사람이다. 다만, 기득권의 저항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번에 노벨 위원회가 힘을 실어준만큼 그가 세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그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12 thoughts on “오바마가 노벨상을 받게 된 이유”
그래서 뽑힌 이유는: 부시 다음으로 대통령 돼서. 무력 쓰지 말란 액땜으로.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피부가 가무잡잡하게 태어나서.
이거 맞나요? 근데 평화상 수상자기 때문에 오히려 그가 지휘하는 전쟁에 평화 전쟁이란 이름이 붙으면 어떡하죠?
너무 비판적으로만 보시는 것 같네요.
저는 오바마가 잘해서라기보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자체가 노벨상감이 아니였나 해요.
우리나라야말로 지금 다른나라 신경쓸 겨를이 없죠…
점점 후퇴하고 있으니…
오바마가 새로운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을 겁니다. 노벨평화상은 그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편이기도 합니다.
현재 인류의 의식 수준으로 보았을 때, 오바마의 당선만으로도 노벨상감이라는 미령 님의 견해에 동의합니다.
오바마의 굴욕과 소치의 추억
http://www.seoprise.com/board/.....eoprise_12
내 글과 비슷한 논조이지만 훨씬 전문적이고 정교한 사실에 근거해서 논지를 펼친 글이다.
kyunghwa —
This morning, Michelle and I awoke to some surprising and humbling news. At 6 a.m., we received word that I’d been awarded the Nobel Peace Prize for 2009.
To be honest, I do not feel that I deserve to be in the company of so many of the transformative figures who’ve been honored by this prize — men and women who’ve inspired me and inspired the entire world through their courageous pursuit of peace.
But I also know that throughout history the Nobel Peace Prize has not just been used to honor specific achievement; it’s also been used as a means to give momentum to a set of causes.
That is why I’ve said that I will accept this award as a call to action, a call for all nations and all peoples to confront the common challenges of the 21st century. These challenges won’t all be met during my presidency, or even my lifetime. But I know these challenges can be met so long as it’s recognized that they will not be met by one person or one nation alone.
This award — and the call to action that comes with it — does not belong simply to me or my administration; it belongs to all people around the world who have fought for justice and for peace. And most of all, it belongs to you, the men and women of America, who have dared to hope and have worked so hard to make our world a little better.
So today we humbly recommit to the important work that we’ve begun together. I’m grateful that you’ve stood with me thus far, and I’m honored to continue our vital work in the years to come.
Thank you,
President Barack Obama
Paid for by Organizing for America, a project of the Democratic National Committee — 430 South Capitol Street SE, Washington, D.C. 20003. This communication is not authorized by any candidate or candidate’s committee.
This email was sent to: kal292@psu.edu
To unsubscribe, go to: http://my.barackobama.com/unsubscribe
소요유님 의견 백번 동감입니다. 자랑스런 대통령이 되어주길 바랄 뿐 입니다. 이번 메일을 받고 저도 좀 당황했더랬읍니다 (오바마 지지자라면 누구라도 받아볼 수 있음), 명쾌하게 의구심을 풀어주신 케인님의 글도 좋았읍니다.
저도 오바마 메일에 가입해 봐야 되겠군요. 이런 메일을 받으면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고맙습니다.
오바마가 패권주의를 버릴 수 있을까요.? 그게 의문입니다만..
미국이 패권주의를 버리기엔 아직 시기상조일 겁니다. 최소한 또다른 전쟁을 일으켜 아무 죄없는 생명들을 죽이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노벨상을 받은 오바마가 부시 같은 전쟁광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때문입니다.
오바마가 노벨상을 받은데도 이유가 있었군요;;
근데 어떤면에서 오바마랑 노벨상협회랑 짜고 모른 척하고 변명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인과율에 따르면 세상의 모든 행위에는 그 원인이 존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