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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정신분열에 걸린 오마이뉴스

FTA 정신분열에 걸린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와 한겨레 등 이땅의 소위 진보 언론들이 한미FTA에 반대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좋다. FTA에 대해 충분히 반대할 수 있다. 이런 정책에 대해서는 찬반이 명확하게 구분되고 찬성 측, 반대 측의 논리가 있으니 언론이라 해서 반대하지 말라는 법 없다. 인정한다. 오마이뉴스 등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너무 감정적인 반대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것 또한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자.

오마이뉴스는 “한미FTA 독인가 약인가”라는 특별 섹션을 두어 한미FTA 반대 기사들을 편집해 놓고 있다. 사실 이 섹션의 이름은 “한미FTA는 독이다”라고 해야 맞다. FTA가 약이라는 기사는 단 한 가지도 없으니 말이다. 주요 기사는 다음과 같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

쓸모없는 개성공단 조항, 용도는 ‘열린우리당 달래기’

‘투자자-국가 소송제도’ 도입 정부 부동산 정책 끝장났다

미국 일정에 쫓겨 타결한 FTA 미 요구에 ‘4월 재협상’ 가능성

전두환과 똑같은 ‘농업개방론’

노 대통령 쇠고기 수입 약속은 부적절

자동차 협상 잘했다고? 잘 해야 본전

이런 정도의 기사라면 FTA는 절대악이다. 이런 것을 추진하는 정부와 대통령은 거의 사탄이라 여기는 기사들이다. 좋다. 오마이뉴스의 입장이 그렇다면 이것까지 인정해 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FTA를 반대하고 저주하는 기사들마다 아래와 같은 광고가 번쩍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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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슨 황당 시추에이션이란 말인가. 한미FTA 반대를 넘어 저주를 하는 언론 오마이뉴스에서 기사 말미마다 “한미FTA는 경제선진국으로 가는 큰 기회”라는 광고를 올리는 것은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닌가.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지만 이건 거의 정신 분열의 수준이다. 난 오마이뉴스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광고의 효과는 얼마나 적절한 문맥에 광고가 녹아들어가 있느냐가 결정하는 것이다. 극도로 FTA를 저주하는 기사마다 광고를 붙여서 무슨 효과를 보겠다는 건지 나는 알 수 없다. 이런 식으로 국민 세금을 낭비해서는 안된다. 그 광고들이 어떤 기사에 붙는지도 정확하게 따지고 그것이 맞지 않다면 광고를 발주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는 오마이뉴스에 발주한 FTA 광고를 당장 취소하라. 취소할 수 없다면 최소한 균형있는 보도에만 광고를 붙일 것을 요구하고 모니터링하라. 오마이뉴스도 FTA를 그렇게 반대한다면 이런 정부의 광고를 수주해서는 안된다. FTA를 반대하는 곳도 많으니 그런 곳의 광고를 받으란 말이다.

FTA 찬성하고 반대하는 것 다 좋은데 우리 제발 상식에 맞게 살자. 부탁이다.

한겨레 논설위원의 댓글에 대한 답변

한겨레 논설위원의 댓글에 대한 답변

한겨레 논설위원께서 영광(?)스럽게도 내가 쓴 “기자와 정자의 공통점”이란 글에 친히 댓글을 주셨다. 일개 블로거에 지나지 않는 나의 글에 중앙언론사의 (일반 기자도 아닌) 논설위원께서 댓글을 주시다니.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세상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게 한다. 관심을 가져주시니 일단 고맙다. 하지만, 그의 댓글에 대해서는 한마디 드려야 될 것 같다.

그가 내게 표시한 불만은 “왜 한겨레나 오마이뉴스의 보도는 사실을 비튼 것이고 MBC 보도는 사실이라고 말한 근거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한겨레나 오마이뉴스가 사실을 왜곡했다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이 장관들을 질책했다는 것을 나도 직접 들은 적이 없고 기자들도 직접 들은 적이 없다. 다만, 기자들은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전한 것이고, 나도 기자들이 보도한 것을 읽은 것 뿐이다. 진실은 그 말을 한 대통령이나 그 자리에 참석한 장관들 그리고 비서관들만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대통령은 “어떻게 900명 (혹은 700명)의 어민이 피해보는 것을 엄청나다는 식으로 보고할 수 있느냐”라는 말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내 글의 요지는 같은 상황을 전하더라도 기자가 어떤 “의도”를 가졌냐에 따라 상황이 180도 바뀐다는 것을 얘기한 것이다. 한겨레는 제목부터 “900명 피해가 엄청나냐” 노대통령, FTA워크샵 ‘호통’ 으로 뽑고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대통령이 900명의 어민 피해는 아무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독자들에게 전달되도록 기사를 작성했다.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기사에 붙은 몇몇 댓글을 보자.

[kilf9000] 900명은 엄청난 피해가 아니다? 정말 엄청난 대통령이구만

[kiwijin] 900명의 어민이 노통 말마따나 엄청난 피해를 운운할 것인가 하는 것은 액면 그대로는 고개 갸우뚱 할 일이긴 하다. 하지만 900명에 의존하는 식솔과 연관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 더욱이 국가의 먹거리를 자생적으로 공급하는 농.축.어민의 존재와 다양성은 그 자체로만 이야기할 사항은 전혀 아니다. 철학의 문제고, 통수권자로서의 자질의 문제다. 시장의 건전성과 생명은 그 규모가 아니라 바로 다양성에 있다.

[ryuryustone] 그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900명에게는 삶의 전부일 수도 있는 문제이다. 과연 900명중에 친척이나 지인이 있다고 생각됐다면, 그래도 쉽게 그런 발언이 나왔을까?

[alpinum] 노무현씨, 당신이 900명 생계 책임지겠다는 소리입니까? 당신 재산으로 그들의 피해 보상해줄 수 있습니까? 그렇게 할 진정한 책임감 없이 한 소리라면, 당신은 정말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볼짱 다 본 사람입니다.

자 어떤가? 이 기사를 쓴 신승근 기자는 독자들 중 많은 사람이 대통령을 “인간으로서 볼짱 다 본 사람”으로까지 생각하도록 유도했다. 위의 댓글들은 단지 한겨레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것들이다. 이 기사가 네이버 같은 포탈에 올라갔을 때 수많은 순진한 독자들은 대통령의 900명 어민을 무시한듯한 발언을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장관들을 질책한 상황의 핵심은 무엇이었을까? 대통령이 900명 정도의 어민의 피해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것일까? 적어도 MBC의 보도는 이 기사에서 대통령 발언의 핵심을 전해주고 있다.

노대통령은 “잘못하면 국민의 세금을 대충 갈라줘 버리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이런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盧, ‘어설픈 FTA 피해 보고’ 질책, MBC뉴스]

대통령의 뜻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자는 것이다. 그래야만 그 상황에 맞게 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진심을 한겨레 기사 말미에라도 적었다면 어땠을까? 독자들이 대통령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한겨레와 오마이뉴스는 그렇게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FTA를 추진하는 대통령이 못마땅했고, 어떻게든 그를 까야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도가 보였기에 한겨레와 오마이뉴스 기사에 대해 “사실을 비틀었다”고 표현한 것이다.

FTA에 대해 반대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정정당당하게 그 싸움에 임해야한다. 조중동도 아니고 한겨레가 이래서는 안된다. 한겨레까지 조중동을 닮는다면 우리나라 언론의 미래는 없다. 제대로 된 언론을 새로 만들던지 아니면 천만 블로거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던지 할 것이다.

블로거들이 다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천만 명의 블로거 중에는 제대로 된 블로거가 반드시 존재하고 그 블로거들이 쓴 글들은 어떻게든지 다른 사람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것이 웹의 법칙이다.

정리하자. 현재 우리 사회의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은 언론이다. 조중동 뿐만 아니라 한겨레, 오마이뉴스 등 소위 진보 언론들도 포함된다. 기자들이 특권의식을 버리지 않는 한 언론의 미래는 없다. 언론들이 여론을 옛날처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아직은 당신들이 힘이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한겨레 창간호의 잉크냄새를 기억하고 있다. 그때 한겨레는 정말 우리의 희망이었다. 한겨레가 조중동을 따라해서는 비전이 없다. 그것은 지향 뿐만 아니라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한겨레 논설위원께 부탁한다. 제발 한겨레가 초심을 찾았으면 좋겠다.

조폭언론 비판하다 조폭되어 버린 강준만

조폭언론 비판하다 조폭되어 버린 강준만

옛날 묘기대행진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여러 기인들의 위험천만한 묘기가 나올 때면 아이들은 절대 따라해서는 안된다는 자막이 친절하게 흘렀다. 보자기 뒤집어 쓰고 수퍼맨 흉내를 내는 아이들이 있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호기심 많은 애들은 제법 따라할 만도 했다.

전북대 교수 강준만은 조폭언론이란 말을 만들어내며 조중동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인물이다. 싸우다가 닮는다더니 이제 강준만은 자신이 그렇게 비판했던 조폭언론 조중동을 넘어서는 조폭이 되었다. 조중동에게 바란다. 당신들의 기사마다 “강준만은 절대 따라하지 마라”라는 문구를 넣어달라. 얼치기 조폭 흉내내다가 강준만이 다치기라도 하면 조중동이 책임질 것도 아니지 않은가.

한국일보에 기고한 강준만의 “노무현과 박정희”라는 조폭칼럼은 노무현을 까기 위해 별 관심도 없는 FTA를 들이댄 경우라 하겠다. 정작 강준만은 FTA에 대해 찬반을 밝히지도 않았다. 다만 노무현의 FTA의 추진 방식이 박정희의 쿠데타와 비슷하다면서 그는 자신의 독심술을 근거로 들었다. 강준만이 독심술까지. 이제 천하무적 변신로보트가 된 강준만은 노무현과 안희정의 심연에 박정희가 존재한다고 관심법을 들이대고 있다. 이 관심법을 피할 자가 과연 누구일까.

잔민 패거리 궁물의 이론적 대부답게 그는 노무현이라면 이를 갈고 있다. 한 때는 “노무현과 국민사기극”이라는 책을 썼던 (그리하여 나로 하여금 그 책을 사게 했던) 그가 이제는 반노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그때는 노무현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그를 찬양했고, 민주당 분당 이후로 그의 실체를 파악했기에 반노로 돌아섰다? 반노로 돌아선 계기가 좀 창피하지 않을까? 그깟 잔민 패거리들의 궁물을 지켜주기 위해서?

나는 개인적으로 강준만 같은 부류의 인간들이 제일 밥맛이다. 한 때는 마치 개혁의 선봉임을 자처하다가 자신과의 이해관계와 어긋난다하여 오바질하는 인간들. 이런 인간들이 대학 교수입네 하면서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이제 이런 인간들의 글은 그만 봤으면 좋겠다. 아주 신물이 난다.

FTA에 대해서는 노무현만큼이나 찬성하고 있는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해서 강준만은 뭐라 할까? 만약 김대중이 FTA를 추진했다면 강준만은 과연 김대중을 비아냥대면서 씹었을까? 강준만의 학생들은 잔민 패거리 때문에 변신로보트가 된 자신의 선생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할까? 조중동보다 더 조폭이라고 생각할까?

강준만의 학생들이 가여워지는 나른한 봄날이다.

기자와 정자의 공통점

기자와 정자의 공통점

대통령이 FTA 대책과 관련해서 장관들을 야단쳤다는 기사를 보다가 기자에 관한 우스개 소리가 떠올랐다.

기자와 정자의 공통점은 인간이 될 확률이 2억분의 1이라는 것.

언중유골이라고 그냥 우스개 소리인 것 같지만 현재 우리나라 기자들의 수준을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라 생각된다.

오마이뉴스와 한겨레신문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한다.

노 대통령은 특히 박양수 농림부 장관과 김성진 해수부 장관이 명확한 근거없이 예상 피해규모를 과장하고 경쟁력 강화 대책은 내놓지 못한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김성진 장관이 ‘명태하고 민어를 잡는 어민들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보고하자 ‘피해 어민의 숫자가 어떻게 되냐’고 되물었고 김 장관은 ‘900명 가량 된다’고 답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900명의 어민이 피해를 보는 것을 두고 어떻게 엄청나다는 식으로 보고할 수 있냐”고 화를 냈다는 것이다.

[“900명 피해가 엄청나냐” 노대통령, FTA워크샵 ‘호통’, 한겨레신문]

대통령은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이 “명태잡이 등 어민들의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고 보고하자 “명태잡이 피해 어민이 명태잡이에 종사하는 어민이 몇 명이냐”고 따지고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장관이 당황해서 실무자들에게 알아본 뒤 “700명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하자 “700명을 어떻게 엄청나다고 보고할 수 있느냐”며 질책했다는 것.

[노 대통령 “한미FTA 피해만 강조, 대책은 미비” 질책, 오마이뉴스]

언뜻 보면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빌린 스트레이스성 기사같지만, FTA를 반대하는 두 신문은 교묘하게 대통령과 국민 사이를 이간질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700명 또는 900명 정도의 어민이 피해보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는 뉘앙스를 깊게 풍기고 있고, 이 기사를 본 어민들이나 국민들은 아무리 대통령이 FTA를 추진한다고 해서 이렇게 국민들을 무시할 수 있느냐며 대통령을 또 씹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대통령은 정말 그렇게 얘기했을까? MBC가 전하는 말을 들어보자.

인터뷰 : 명태잡이 배가 몇 척이냐?, 어민은 몇명이나 되냐?

장관이 “7백명정도”라고 대답하자 “그 중 한국인은 몇명이냐?”고 되물었고, 절반정도라고 답변하자 그렇다면 “피해가 얼마나 되느냐?”고 또다시 캐물었습니다.

장관이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피해가 크다고만 하지말고 “구체적으로 피해가 얼마고 예산이 얼마가 들건지 명료하게 설명하라”며 호되게 질책했습니다.

농림부장관 역시 질책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대통령은 “잘못하면 국민의 세금을 대충 갈라줘 버리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이런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盧, ‘어설픈 FTA 피해 보고’ 질책, MBC뉴스]

자, 어떤가? 같은 상황이지만 어떻게 전하느냐에 따라 대통령의 말이 정반대로 다가오지 않는가? 자기의 진영 논리를 위해 사실조차 비틀어 버린 한겨레와 오마이뉴스. 조선일보와 전혀 다르지 않다. 지향은 다르지만 하는 짓은 똑같다.

좌우를 막론하고 우리나라 언론들은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 스스로 불가촉천민이 되고자 아둥바둥거린다. 이미 권력이 그들에서 떠났다는 사실을 그들만 모르고 있다.

이제 수많은 블로그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인간이 될 확률이 2억분의 1인 기자들을 상식과 원칙을 가진 블로거들이 검증할 것이다. 인간인 기자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테지만, 그 확률은 2억분의 1이다.

이념보다 중요한 것은 먼저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번 FTA로 확실해진 것 한 가지

이번 FTA로 확실해진 것 한 가지

한미FTA 문제로 확실해진 것은 우리나라 좌파라 일컬어지는 민노당과 오마이뉴스 등이 결코 진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들의 정치적 지향이 좌파일지 몰라도, 그들의 행동은 수구인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와 하나 다를 것이 없었다. 즉 민노당은 한나라당의 좌파 버전이고, 오마이뉴스는 조선일보의 좌파 버전이란 말이다.

한미FTA 반대할 수 있고, 그 결과도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FTA 반대와 저지가 절대선이 되어 근거없이 비난하고,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된다. 냉정하고 침착하게 어떤 것이 잘 되고, 어떤 것이 손해인지를 명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아직 그럴만한 시간이 있고, 능력이 있다. 그 결과에 따라 찬성을 할 수도 있고, 반대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제밤 100분 토론에서 민노당 국회의원 노회찬과 한신대 교수 이해영이 보인 부실한 논리는 지금 FTA 반대파들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었다. 지금은 어거지가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FTA를 추진한 정부와 협상단의 논리와 협상 결과를 인정할 건 인정하고 부족한 것은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보완이 안된다면 국회 비준을 반대할 것인지 차분하게 생각하고 토론하며 그 후에 결론을 내려도 늦지 않다.

일단 FTA는 악이며 반드시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상정해 놓고는 생산적인 토론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에 대한 지원을 언제나 퍼주기라고 트집잡는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의 행동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이다.

FTA와 같은 사안은 여러 집단들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한마디로 재단하기가 쉽지 않다. 찬성도 있을 수 있고, 반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동안 참여정부 아래에서 우리나라 민노당을 비롯한 좌파들이 이끌어왔던 여러 가지 운동들 중 제대로 성공한 것이 거의 없는 이유도 FTA문제와 마찬가지다. 결론을 이미 정해 놓고, 그것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부안 방폐장 문제, 새만금, 평택 미군기지 문제, 그리고 작금의 FTA까지 그들은 현실에 기반하지도 않았고, 합리적이지도 않았다.

그들의 지향을 이해하지만, 그들이 지금 보이는 행위는 진보의 것이 아니다. 낡았다. 민노당이 지금과 같은 행위를 계속한다면 아마 다음에는 원내 진출조차 어려울 것 같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현실이 그렇게 만만한 것도 아니다. 반대를 하려면 최소한 대통령과 협상단의 논리를 이길 수 있도록 공부하고, 대안을 제시하라. 그리하여 농민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우리나라 좌파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수구 좌파라면 차라리 좌파 안 하는 것이 낫다.

오마이뉴스 이성을 찾아라

오마이뉴스 이성을 찾아라

한미FTA가 타결되었다. 노무현 정부가 후반기 최역점 과제로 추진한 전략적 정책이 반환점을 돈 것이다. 이제 한국과 미국 의회의 비준만을 남겨 놓은 상태다. 한미FTA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전략이라 판단한 듯 하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우리는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오마이뉴스가 한미FTA에 반대해 왔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언론이 자기의 정치적 지향 때문에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오마이뉴스가 어제 오늘 내뱉은 기사들의 제목을 볼 것 같으면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가 조중동만의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우리정부엔 자존심도 실리도 없었다 국민이 실험실 쥐? 협상 전모 밝혀라

[숨가빴던 1년] ‘졸속’으로 시작해 ‘퍼주기’로 끝났다

[한미FTA 타결] 전문가가 꼽은 ‘끝내 못 얻은 것’‘끝내 내준 것’

“미국 ‘꽃놀이패’에 놀아난 자살골 10개월만에 군사작전식 졸속협상”

‘파괴 전문가’ 노무현의 숙명

균형을 잃은 것은 둘째치고, 오마이뉴스가 뽑아놓은 제목에서는 살기마저 느껴진다. 이런 식의 보도가 과연 한미FTA 반대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부정적이다.

한미FTA 반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감정 배설은 아니다. 적어도 언론이라면 그렇다. 그리고, 분신 같은 극단적 투쟁 방법도 옳지 않다. 자기 목숨을 버리면서 반대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

대통령은 어제밤 대국민담화에서 합리적으로 토론하자고 말했다.

물론 앞으로도 치열한 반대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반대하는 분들에게 요청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합리적으로 토론에 임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근거도 없는 사실, 논리도 없는 주장이 너무 많았습니다. 국민들에게 너무 많은 혼란을 주었습니다. 앞으로는 합리적인 토론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협상이 잘 되었는지 아니면 잘못되었는지,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 이성을 잃고는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다. 대통령을 설득하려면 그를 이길 수 있는 논리로 토론하라.

한가지 더. 노무현 대통령이 왜 개인적으로 아무런 정치적 실익이 없는 FTA 같은 사안을 강력하게 추진했을까. 미국이 요구한 사항도 아니고, 하지 않는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뭐라 한 사안도 아닌 그리고 자기의 심정적 지지계층의 거센 반대를 무릎쓰고 왜 이런 정책을 추진했을까. 노무현처럼 원칙과 상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치인이 일반적인 상식과 반대되는 정책을 추진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봐야 한다. 언론이라면 그런 취재를 한 번 해 봄직 하지 않은가.

오마이뉴스에 당부한다. 부디 이성을 찾아라. 당신들의 이런 보도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농민들에게도 당부한다. 더 가열차게 투쟁하되 제발 분신이나 할복 같은 극단적 방법은 쓰지 마시라. 대통령도 인정했듯이 이번 FTA 타결의 가장 큰 피해자는 농민들이다. 그 피해를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싸워나가시길 바란다.

우리나라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은 언론이다. 조중동 뿐만 아니라, 오마이뉴스, 한겨레도 마찬가지다. 이 언론들을 바로잡지 않고는 우리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FTA가 체결되든, 아니든.

나를 우울하게 만든 대통령의 말

나를 우울하게 만든 대통령의 말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다. 최후의 지지자라 얘기할 만큼 골수다. 나는 그를 지켜보면서 원칙에 입각한 그의 정치 행보에 감탄하곤 한다. 지금 그가 대통령이 되어 우리나라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안도했던가 그리고 얼마나 자랑스러워 했던가. 그의 말 한마디, 일거수 일투족이 나에게는 감동이었다.

그가 이라크 파병을 결정했을 때도, 그가 대연정을 제안했을 때도 그를 이해했다. 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그가 선택해야 하는 결정의 현실적 타당성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오늘 대통령의 말은 처음으로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제 정치생활도 지금 20년째 접어드는데, 그동안 머리를 떠나지 않은 것이 그 전제에서 우리가 농업을 과연 방어하고 보호할 수 있는가, 그 전제가 다 맞다고 하면, 보호를 해야 하는데 과연 그것이 가능하겠나, 그 논리를 그대로 우리가 수용해도 방법이 없는 데 대해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대로 우리가 실천할 방법이 없다. 심지어는 일본은 농지에다가 골프장을 만들게 하되 나중에 식량 비상이 생기거나 하면 다시 농지로 환원할 수 있는 조건으로 전용을 하게 하거나, 쌀 기근이 생길 때 환원한다는 조건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같은 방식을 도입할 수 있겠느냐, 그런 고민까지 갖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여러 정책을 생각해봐도 논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전통적으로 향수가 깃든 감상적 농업을 포함해서 우리 농업은 다 유지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우리의 고민이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국민과 함께하는 농·어업인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 중에서]

대통령은 식량안보와 농업이 가져다 주는 환경보전과 같은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농민의 아들이었고, 젊었을 때 농사도 지어본 그리하여 농민들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그가 오늘 “방법이 없다” 라고 얘기할 때 나는 답답하고 슬펐다. 현재 세계 경제 질서와 국내 경제 상황, 그리고 농민과 농업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그가 “방법이 없다”라고 말할 때는 정말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농민들에게는 마치 의사가 말기암 환자에게 “이제 6개월 남았습니다” 라고 얘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통령에게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은 농민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던 대통령의 마음은 어땠을까.

대안은 민노당과 좌파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간단하다. 신자유주의를 거부하는 것. 그런데 대통령과 우리의 고민은 우리나라가 현재 신자유주의를 거부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는 것이다. 90년대 말 IMF 사태 이후로 선진국들과 세계무역기구 (WTO)가 주도하는 자본주의의 세계화에 우리 경제가 급속도로 흡수되었다. 이제는 이들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를 거부하고는 우리 경제를 유지시킬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나라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은 농업만을 살리기 위해 다른 것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생존을 위해서 농업은 지켜져야 한다. 이 양립할 수 없는 두가지 명제는 대통령만의 고민이 될 수 없다. 농업은 우리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산업이다. 지금은 다른나라에서 사다 먹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약 그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을때 우리는 생존할 수 없게 된다. 식량은 다른 자원이나 상품과 비교될 수 없다.

정부 차원에서 나서기 힘들다면 시민단체와 농민들,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그 목표는 WTO 체제의 모순과 불합리성을 밝히고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국제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WTO 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이 제시하는 방향으로는 이 지구와 인류가 궁극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는데 있다. 따라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문제다. 왜곡된 시장을 바로잡아야 하고, 다국적 기업들의 횡포를 제어해야 한다. 거의 모든 나라의 민중들이 동참해야 풀리는 문제인 것이다.

세계화 국제 포럼에서 내놓은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라는 책은 농업문제에 대한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한다.

  1. 자립적인 식량 재배를 위한 토지 접근권은 기본적인 인권이다. 세계무역체제 또는 국제무역의 이익을 이유로 지역사회나 국가가 이런 기본권을 부인당해서는 안 된다.
  2. 소규모 토지 소유자의 농지가 고도로 집중화한 거대 기업들의 손에 넘어가는 것은 세계의 빈곤과 굶주림은 물론 환경파괴의 주된 원인이 된다.
  3. 사람들이 여전히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땅에서 일하면서 그 땅에서 나는 것으로 살아가는 곳에서는 그들이 제 자리를 지키면서 세계 시장이 아닌 자기 가족과 공동체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과 인센티브가 실시돼야 한다.
  4.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세계무역기구와 같은 국제기구의 관료들이 대규모 수출지향 단작농업을 선호하는 편향은 반대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5.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리를 좁힐 수 있게 해주는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한다.
  6.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기 위한 궁극적인 해법은 수천 년간 실천돼온 것과 같은 비기업적이고 소규모인 유기농업이다.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pp. 305-306]

현재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했으면 좋겠다. 혹시 대통령께서도 안 읽어 보셨다면 한 번 읽어 보셨으면 한다.

21세기 인류 경제의 화두는 더 이상 성장이 아니다.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 이것이 우리가 생존을 위해 고민해야 할 화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