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둥이를 보내며
흰둥이는 1997년 7월 11일에 와서 2021년 10월 8일에 떠났다. 24년의 시간을 함께 했고, 20만 Km 넘는 거리를 함께 달렸다. 내 젊은 날의 푸른 추억 속에 흰둥이는 하얀 구름처럼 떠다녔다. 말 못 하는 기계였지만, 그는 영혼을 가진 친구이자 동료였다.
그를 떠나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폐차장 전화번호를 받고도 며칠을 망설였다. 하지만 인생의 모든 인연이 그렇듯이,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것. 그의 몸은 낡았지만 심장은 여전히 뜨거웠고, 앞으로 몇 만 Km는 더 달릴 수 있을 것 같이 으르렁댔다.
애초 너무 깊고 오랜 인연은 만드는 게 아니었다. 회한은 오직 그뿐이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 했던 시간은 가슴 속에 영원히 새겨졌다. 잘 가라, 흰둥아!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맙다.
흰둥이가 가고 재돌이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