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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한국 교육 실패의 전형

고승덕, 한국 교육 실패의 전형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전략팀장으로 맹활약하고 고승덕 변호사는 참 대단한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경기고, 서울법대를 나오고, 그 어렵다는 고시를 세 가지나 합격했으며 (그것도 수석, 차석 또는 최연소 등으로 합격했다 한다), 미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하버드, 예일, 컬럼비아 대학 등에서 학위를 한 우리나라 법조계를 대표할만한 차세대 주자였다. 또한 방송출연으로 많은 인기를 누렸으며,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팬페이지를 만들었고,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이 25000명이 넘었다.

학력이나 경력으로 봐서 이 고승덕 변호사는 우리나라 거의 모든 부모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 화려한 프로필에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이니까. 그가 쓴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라는 책이 한 때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정도니 그가 얼마나 많은 기대와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었는지를 짐작해 볼만 하다.

그런 그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 이명박의 품으로 날아들었다. 수십 가지 비리 의혹으로 거의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신문들의 올인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이명박 후보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서 이명박의 충견으로 들어갔다. 돈과 명예와 인기를 누렸으니, 이제 남은 것은 권력 뿐인가. 고승덕은 이명박이 연관된 BBK 주가 조작 사건에 관련된 거의 모든 법률적인 문제에 대한 변명과 대변을 하고 있다. 그의 50년 화려한 경력을 허물고 있는 것이다.

고승덕이라는 사람은 참으로 똑똑한 수재였음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현재 그의 모습은 아무런 역사 의식도, 사회 의식도, 도덕적 가치도 판단하지 못하는 팔푼이 같은 모습이다. 나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나라 교육, 우리나라 부모들이 추구하는 교육, 공부만 잘 하는 아이들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가를 다시 깨닫는다.

고승덕에게서 우리 교육 실패의 전형을 본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단지 공부만 잘 하는 수재들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부귀영화만을 위해 불나비처럼 불 속으로 뛰어드는 그런 영악한 사람들이 아니다. 정말 잘 산다는 건 무엇인가, 고승덕을 보면서 아이들 교육을 제대로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도 이명박에게는 달려가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