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보다 나은 부패” 정권의 “유능한” 천안함 침몰 대응
지난 열흘 동안 드러난 정황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천안함 침몰은 바다에서 일어난 삼풍백화점 붕괴나 성수대교 붕괴와 같은 거대한 안전사고로 보인다. 배에 물이 들어오자 함장은 항로를 이탈해 섬 연안으로 배를 몰았으나 급격한 침수로 배꼬리는 침몰되기 시작했고,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배는 두동강 나버렸다. 배꼬리에 있던 46명의 병사들은 바다에 수장되었고, 사건 발생 열흘만에 처음으로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청와대와 군 수뇌부는 이 사건의 전말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자들이 지난 열흘 동안 한 일이라고는 이 사건을 어떻게 은폐할 것인지였다. 모든 정보가 담겨 있는 교신 일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고, 함장을 비롯한 58명을 생존자를 병원에 격리시켜 놓았으며, 국방부 장관이란 자는 연일 국회에서 “어뢰 가능성” 등을 흘리고 있다. 애꿎은 잠수부대 대원들만 목숨걸고 개고생했고, 그 와중에서 한주호 준위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 더군다나 수색 작업에 참가했던 금양호마저 침몰해 어부 9명마저 사망하거나 실종했다.
천안함 침몰이라는 이런 엄청난 안전사고만으로도 해군과 국방부 그리고 청와대는 그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텐데 이 자들은 지금까지도 사건을 은폐하여 실종자 가족과 국민을 기만하고 있으며, 수장된 병사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
거짓은 거짓을 낳고, 그 거짓은 또다른 거짓을 낳고 급기야 감당할 수 없는 거짓이 되었을 때 그 거짓은 파멸을 낳는다. 이것은 거짓의 달인 이명박이 정권을 잡았을 때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수구반동 기회주의 세력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무능한 좌파 정권 10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고 “무능보다는 부패가 낫다”는 사기를 일삼았다. 어리석은 국민들은 그들의 거짓말에 속아 그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모든 비극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무능보다 나은 부패 정권이 보여준 “유능한” 대처란 사건을 어떻게 은폐하고 책임을 어떻게 회피하며 국민을 어떻게 기만하는가에 있다. 이들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 있다고 믿는 자들이다. 이미 조중동 같은 쓰레기 언론과 떡검이라 불리는 검찰을 등에 업고 손바닥으로 계속 해를 가려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것이 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아니 통하게 만들어 버릴 자들이다. 이들은 탐욕으로 똘똘 뭉친 자들이고, 오직 부패와 사기에만 유능할 뿐이다.
이들의 거짓말과 은폐, 그리고 사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현역장군조차 인터넷과 휴대 전화 때문에 이제는 옛날같은 군부 쿠데타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시대에 이들은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치고 있다. 화수분 같은 이들의 거짓과 기만의 향연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이 땅의 어리석은 백성들은 이들을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승리할 수 있을까? 탐욕과 거짓과 사기가 승리할 수 있을까?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발달과 거의 모든 정보가 실시간 전달되고 공유되는 이런 시대에도 탐욕과 거짓과 사기가 계속 승리할 수 있다면 우리에겐 아무런 희망이 없다.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모든 장병들과 선원들의 명복을 빈다. 다음 생에서는 거짓된 세상에 태어나지 말길 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