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레 디레 잘 레 만느
마음아 천천히 천천히 걸어라.
부디 서두르지도 말고
게으르지도 말아라.
모든 것은 인연의 때가 되면
이루어져 갈 것이니.
<박노해, 다른 길, 느린걸음, 2014, p. 253>
마음아 천천히 천천히 걸어라.
부디 서두르지도 말고
게으르지도 말아라.
모든 것은 인연의 때가 되면
이루어져 갈 것이니.
<박노해, 다른 길, 느린걸음, 2014, p. 253>
인생 최대의 거짓말, 그것은 ‘지금, 여기’를 살지 않는 것이다.
내가 바뀌면 세상은 바뀐다. 세상은 다른 누군가가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의 힘으로만 바꿀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공헌한다’는 길잡이 별만 놓치지 않는다면 헤맬 일도 없고 뭘 해도 상관없다.
남이 내게 무엇을 해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실천하라.
변할 수 있는 것과 변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라.
누군가가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른 사람이 협력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당신과 상관없다. 당신부터 시작하라.
다른 사람을 친구로 여기고, 거기서 ‘내가 있을 곳은 여기’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이 ‘공동체 감각’이다.
누구도 자기의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자신도 다른 사람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다.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
자신의 과제와 다른 사람의 과제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
인간관계의 중심에 ‘경쟁’이 있으면 인간은 영영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행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세상은 단순하고, 인간을 변할 수 있으며,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미움받을 용기, 인플루엔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윤태영 씨가 <대통령의 말하기>라는 책을 내놓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뛰어난 연설가이고, 달변가였으며, 토론의 명수였다. 말 잘하는 사람으로 첫손에 꼽을만한 정치가였으나, 그는 그의 재능 때문에 적지 않은 설화를 겪기도 했다. 물론 그 설화의 대부분은 그를 하이에나처럼 물어뜯던 언론과 기득권 세력의 근거없는 시기와 모략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말하기>의 서문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에 대한 철학과 원칙이 어떠했는지 보여주는 구절이 있다.
“말은 한 사람이 지닌 사상의 표현이다. 사상이 빈곤하면 말도 빈곤하다. 결국 말은 지적 능력의 표현이다.”
“말을 잘하는 것과 말재주는 다른 것이다. 국가 지도가의 말은 말재주 수준이 아니고 사상의 표현이고 철학의 표현이다. 가치와 전략, 철학이 담긴 말을 쓸 줄 알아야 지도자가 되는 법이다.”
<윤태영, 대통령의 말하기, pp. 5-7>
노무현의 비서관이자 대변인이었던 윤태영은 이 책에서 청와대 근무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23가지의 방편을 소개한다. 이 방편들은 모두 노무현 대통령에게서 나온 것들이다. 말(특히 연설)을 잘하고 싶은 사람들(특히 정치인이나 리더)에게 유용한 지침들이다.
대중을 설득해야 하는 정치인이 아닌 일반 사람들이 말을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을 읽다가 말하기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정리해본다. 윤태영이 정리한 노무현의 말하기 방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그 방편보다 더 기초적인 항목들이다.
노무현은 훌륭한 대통령이었고, 참 좋은 사람이었다. 그는 말 한마디에도 고심을 했고, 영혼을 담으려 노력했다. 책을 읽으면서 그가 많이 보고 싶었다.
<덧> 같이 읽으면 좋은 글
그동안 사모은 책들이 방안에 한가득이다. 가끔은 이 책들을 정리해서 조그마한 도서관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는데, 워낙 천성이 게을러서 엄두도 내지 못한다.
책목록을 만들 요량으로 엑셀을 열어 책의 이름과 저자, 출판사 등을 넣어 볼까 생각했는데, 책이 너무 많아 포기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국립중앙도서관 웹사이트를 가게 되었고, 우리집 e서재라는 서비스를 발견하게 되었다.
집에 있는 책의 목록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우리나라 국립중앙도서관이 국민들을 위해 이런 서비스를 하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더 기막힌 것은 국립중앙도서관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면 바로 바코드 스캔으로 책의 정보를 입력시킬 수 있고, 나중에 엑셀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시험 삼아 책상에 나뒹구는 책 몇 권을 바코드 스캔으로 입력해 보았다. ISBN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한국십진분류코드까지 생성해냈다. 스마트폰의 앱을 통해 책에 대한 서평까지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를 계획하고 개발한 국립중앙도서관에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 이런 서비스가 꾸준히 유지되어 우리나라 독서문화 발전에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나가리카 무닌드라(Anagarika Munindra)는 마음과 사띠(Sati)는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음은 본래 색깔이 없다. 그것이 욕망으로 물들 때 우리는 그것을 ‘탐욕스러운 마음’이라 부른다. 분노가 일어나는 순간 그것은 ‘화내는 사람’ 혹은 ‘화내는 마음’으로 불린다. 사띠(마음챙김)가 없으면 마음은 이 분노의 영향을 받는다. 분노는 마음을 오염시키는 본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독을 만든다. 그러나 마음은 분노가 아니며 분노는 마음이 아니다. 마음은 탐욕이 아니고 탐욕은 마음이 아니다. 이것을 기억하라. 마음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본성을 갖고 있지 않다. ‘마음’은 단지 ‘아는 능력’, ‘인식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미르카 크네스터, 마음에 대해 무닌드라에게 물어보라, p. 23>
무닌드라는 사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띠(마음챙김)는 깨어 있음이고, 알아차림이고, 기억하는 것이고, 기민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잊지 않고 단지 알아차리고, 대상에 온 마음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의미한다. […] 사띠는 지금 이 순간에 생각과 말과 행동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망각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미르카 크네스터, 마음에 대해 무닌드라에게 물어보라, pp. 23-24>
순간순간을 온 마음으로 주의를 기울여 맑게 살 수 있다면 누구나 평안하고 행복할 수 있다. 이것이 붓다의 가르침이다.
우리 글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 바로 이오덕 선생의 <우리 글 바로 쓰기>다. 모두 5권으로 되어 있지만, 시간이 없으면 1권만이라도 꼭 읽어야 한다. 우리가 쓰는 말과 글이 얼마나 오염되었는지 금세 알 수 있다.<이오덕, 우리 글 바로 쓰기2, p. 354>
- 어려운 한자말
- 귀로 듣거나 우리 글로 적어놓은 것을 보아서는 알아차릴 수 없는 중국글자말
- 일본사람들만이 쓰던 중국글자말을 그대로 중국글자음으로 읽고 쓰는 말
- 일본식 말법을 그대로 따라 쓰는 말
- 서양말법 따라 쓰는 말
- 일본말이나 서양말을 (버젓한 우리 말이 있고 우리 말로 쓸 수 있는데도) 그대로 쓰는 말
양철북에서 펴낸 책,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는 이오덕 선생과 권정생 선생이 1973년부터 30년간 주고 받은 편지를 모은 책이다. 두 사람은 12년이라는 나이 차가 있었지만, 죽는 날까지 동지로 도반으로 함께 했다.
그들이 주고받은 많은 편지에는 스무 살때부터 결핵을 앓아온 권정생 선생의 처절한 고통을 엿볼 수 있는데, 그런 병고 속에서 <강아지똥>이나 <몽실언니> 같은 우리나라 아동 문학의 진수를 창작했다는 것은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다. 그의 영혼이 얼마나 순수했는지, 그의 열정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책 말미에 실린 권정생 선생의 소박한 유서를 잊을 수 없다.
……
앞으로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좀 낭만적으로 죽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도 전에 우리 집 개가 죽었을 때처럼 헐떡, 헐떡거리다가 숨이 꼴깍 넘어가겠지. 눈은 감은 듯 뜬 듯하고 입은 멍청하게 반쯤 벌리고 바보같이 죽을 것이다. 요즘 와서 화를 잘 내는 걸 보니 천사처럼 죽는 것은 글렀다고 본다. 그러니 숨이 지는 대로 화장을 해서 여기 저기 뿌려 주기 바란다.
……
만약에 죽은 뒤 다시 환생을 할 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태어나서 스물다섯 살 때 스물두 살이나 스물세 살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싶다. 벌벌 떨지 않고 잘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환생했을 때도 세상엔 얼간이 같은 폭군 지도자가 있을 테고 여전히 전쟁을 할 지 모른다. 그렇다면 환생은 생각해 봐서 그만둘 수도 있다.<2005년 5월 1일, 쓴 사람 권정생>
선생님이 남기신 작품들은 우리 아이들의 영혼을 맑게 합니다. 다음 생에서는 아프지 마시고, 싱그러운 아가씨와 연애도 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윤태영 씨가 쓴 <바보, 산을 옮기다>를 읽던 중,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몇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이 척박한 나라에 노무현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 너무도 비현실적이어서, 그것은 마치 전설의 고향 한 토막을 보는 듯했다.
노무현은 리더십의 핵심 조건으로 원칙을 꼽았다.
“원칙은 사회의 존립 근거이며, 신뢰 역시 원칙에서 비롯된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신뢰받는 지도자가 되고, 사회적 집단적으로도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신뢰받는 지도자가 된다. 다자간의 원칙이 정당하다고 역사적으로 검증된 것은 곧 우리 모두의 이익이 된다.”
지도자의 눈높이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민의 눈높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그것은 지도자가 할 일은 아니다. 지도자의 눈높이는 역사의 눈높이여야 한다. 지도자는 국민의 눈높이를 역사의 눈높이로 끌어올려 함께 이끌어가는 것이다.”
지도자의 판단력과 통찰력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판단력과 통찰력의 토대 위에서 정확한 예견이 가능해진다. 판단력이나 통찰력은 기본적으로 해박한 지식, 깊이있는 사고에서 나오는 것이다. 통이 작은 것이 판단력, 통이 큰 것이 통찰력이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만약 참여정부 시절에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사태가 일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처럼 갈팡질팡 아무 대처도 못하고 책임만 회피하려 했다면, 아마 수십번 탄핵되고 쫓겨났을 것이다.
노무현 이후 새누리당 정권이 내세운 리더들은 원칙도 없고, 신뢰도 없고, 역사의 눈높이는 고사하고 국민의 눈높이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자들이다. 그들에게 리더가 갖추어야할 판단력이나 통찰력을 요구하는 것이 오히려 범죄일지 모른다.
리더를 잘못 뽑으면 자기 생명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들은 깨달을 수 있을까?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사태만으로는 아직 부족한 것일까?
노무현은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는 너무 앞서 온 사람이었고, 많은 국민들이 그의 진가를 알지 못했다.
흔히 알려진대로, 지나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하며, 스트레스를 받았을 경우 적절하게 해소해야 한다.
중국 작가 쑤쑤(素素)는 그의 책 <멈추어야 할 때 나아가야 할 때 돌아봐야 할 때>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20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몇몇은 우리 삶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종이 사진을 붙여라.
- ‘스트레스 노트’를 마련하라.
- 계단 오르내리기 운동을 하라.
-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라.
- 크게 웃어라.
- 울고 싶을 때는 울어라.
- 잠시 업무 속도를 늦춰라.
- 집중된 것을 분산시키고 ‘각개격파’하라.
- ‘화풀이 인형’을 이용하라.
-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음식을 먹어라.
- 모든 일에서 완벽해지려고 하지 말라.
- 끊임없이 소통하라.
- 좋은 향기를 맡아라.
- “노(No)!”라고 말하라.
- 스트레스를 주변 사람과 나누어라.
- ‘아Q정신’을 발휘하라.
- 심호흡을 하라.
- 따뜻한 물로 목욕하라.
- 혼자 산책하라.
- 혼잣말을 하라.
<쑤쑤, 멈추어야 할 때 나아가야 할 때 돌아봐야 할 때, pp. 239-244>
참여정부 연설문 작성 비서관이었던 강원국의 증언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은 글쓰기(특히, 연설문)에 관한 한 최고의 안목과 역량을 갖춘 정치인이었다. 수구 기회주의 세력들은 그의 말투를 문제 삼아 끊임없이 그를 헐뜯었지만, 연설에 관한 한 노무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치가였다.
강원국이 펴낸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에 노무현 대통령이 비서관에게 내린 32개의 글쓰기 지침이 나온다. 그것은 연설문뿐만 아니라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금과옥조와 같은 것들이다. 그 중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정리해 본다.
- 쉽고 친근하게 쓰게.
- 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쓰게. 설득인지, 설명인지, 반박인지, 감동인지.
- 짧고 간결하게 쓰게. 군더더기야말로 글쓰기의 최대 적이네.
- 수식어는 최대한 줄이게. 진정성을 해칠 수 있네.
- 일반론은 싫네. 누구나 하는 얘기 말고, 내 얘기를 하고 싶네.
- 문장은 자를 수 있으면 최대한 잘라서 단문으로 써주게. 탁탁 치고 가야 힘이 있네.
- 접속사를 꼭 넣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말게. 없어도 사람들은 전체 흐름으로 이해하네.
- 통계 수치는 글의 신뢰를 높일 수 있네.
- 상징적이고 압축적인, 머리에 콕 박히는 말을 찾아보게.
- 글은 자연스러운 게 좋네. 인위적으로 고치려고 하지 말게.
- 중언부언하는 것은 절대 용납 못하네.
- 책임질 수 없는 말은 넣지 말게.
- 중요한 것은 앞에 배치하게. 사람들은 뒤를 잘 안 보네. 단락 맨 앞에 명제를 던지고, 뒤에서 설명하는 식으로 서술하는 것이 좋네.
- 한 문장 안에서는 한 가지 사실만을 언급해주게. 헷갈리네.
- 평소에 사용하는 말을 쓰는 것이 좋네. 영토보다는 땅, 식사보다는 밥, 치하보다는 칭찬이 낫지 않을까?
- 글은 논리가 기본이네. 멋있는 글을 쓰려다가 논리가 틀어지면 아무것도 안 되네.
- 이전에 한 말들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네.
-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은 쓰지 말게. 모호한 것은 때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지금 이 시대가 가는 방향과 맞지 않네.
- 단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글은 써서는 안 되는 글이네.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pp. 19-21>
이 나라는 한때 이런 수준을 대통령을 가졌었다. 불과 10년도 안 된 일이지만, 너무 현실성이 없어서 마치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얘기 같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