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우리보구 입 닥치라구?
대통령한테 입 닥치라고 한 선관위가 이젠 네티즌과 블로거들의 입을 막겠다고 나섰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지지 혹은 비방 글을 인터넷에 올려서는 안된단다. 그 기준은 선관위가 알아서 정한단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모든 국민이 잠재적 선거법 위반자가 될 판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앞으로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반대하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포함되거나 정당 명칭과 후보자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 녹음·녹화 테이프를 배부·첩부·살포·상영·게시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특히 인터넷에 올리는 글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금지 문서로 간주되는 만큼 유권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선D-180일부터 인터넷등에 지지·반대 글 금지, 경향신문]
자기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특정 후보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 안되다는 얘기다. 이것이 세계 제 1의 인터넷 강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군사 독재가 물러간 뒤에 이제 선관위가 국민들의 입을 막으려 하고 있다. 대통령만 당하는 것이 아니고, 이젠 주권자인 국민한테 그 화살을 돌리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모든 국민의 언론, 출판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다. 도대체 선관위가 무슨 권한으로 이 자유를 제한하려 하는가.
그리고 그 위반 행위 자체가 법률로 구체적으로 정의되어 있지도 않다. 얼마만큼의 표현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지 자기들이 알아서 판단하겠다는 얘기다. 도대체 누가 이런 무소불위의 권한을 선관위에게 부여했다는 말인가.
만의 하나라도 네티즌의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선관위에 의해 침해되었을 때 우리는 분연히 떨쳐 일어나야 한다. 헌법소원을 비롯한 법적 절차를 통해 우리의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 필요하면 선관위 앞에서 촛불이라도 들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자유가 제한된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하지 말자는 말이다. 이러한 행위를 선관위가 아무 꺼리낌 없이 하고자 한다면 전 국민의 저항을 받을 것이다. 선거를 민주주의 축제의 장으로 만들지 못하고 감시와 처벌의 장으로 전락시키려는 선관위의 시도에 강력히 저항해야 할 것이다.
상상해 보라. 축구 경기의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고 관중들의 그리고 국민들의 응원을 막으려는 축구 심판이 있다면, 우리는 그 심판을 뭐라 할 것인가. 미쳤다고 할 것이고, 당장 심판 자격을 박탈해야 할 것이다.
선관위 이성을 찾아라. 국민의 역린을 건들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