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담대한 시작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여준 4.27 남북정상회담은 한국전쟁 이후 우리 민족 8천만 겨레에게 선사한 가장 감동적인 선물이었다. 품격있는 마법사 문재인은 신의와 성심을 다해 김정은을 맞았고, 패기있는 젊은 지도자 김정은은 예의를 갖춰 문재인을 대했다. 그들의 만남은 남과 북이 하나의 언어를 쓰고 하나의 문화를 가진 한 핏줄 형제임을 새롭게 일깨웠다.
이전에도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을 만났지만, 그 모든 과정이 생중계되지 않아 이번 회담처럼 극적인 감동을 주지 못했다. 더군다나 대내외 환경 변화로 합의 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해 정상회담의 성과가 반감되고 말았다.
지난 10년 간 이명박, 박근혜 정권 하에서 남과 북은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작년만 해도 북한 김정은은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쏘거나 핵실험을 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사상 최악의 경제 제재를 단행했고, 연일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메세지를 쏟아냈다. 일촉즉발이었다. 북한의 핵이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이르자 김정은은 그것을 놓고 미국과 협상하길 원했다.
그들 사이에 문재인이 있었다. 문재인은 외국 언론이 얘기한 대로 위대한 협상가였다. 명징한 분석력으로 상황을 정확히 판단했고, 성심성의를 다해 그들을 설득했으며, 원칙을 갖고 묵묵히 일을 처리했다. 불과 몇달 전만 해도 우리의 처지가 풍전등화와 같았지만, 올초부터 상황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마치 모든 것이 미리 준비되어 있던 것처럼. 클린턴 대신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까지 모든 상황이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몇주 후에 있을 북미정상회담만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이제 우리는 전쟁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 수 있고 통일까지 꿈꿀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트럼프는 노벨상을 받을 것이고, 우리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다 문재인 덕이고,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뽑은 현명한 국민들 덕분이다. 그대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그대들은 문재인 같은 대통령을 보유할만한 자격이 있는 국민들이다.
사람 사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의 꿈이 문재인을 통해 영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