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를 비참하게 만드는 이명박
지지율 1위라는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후보 이명박의 비리 의혹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고 있다. 어제는 박영선 의원이 주가 조작에 대한 의혹을 발표했고, 오늘은 김혁규 의원이 위장 전입 의혹을 제기했다. 병역 문제, 선거법 위반에 관련된 문제, 김유찬이 제기한 살해 협박 문제, 출생지에 대한 의혹, BBK 문제, 수천억원 대의 위장 재산 문제 등 가히 비리 의혹의 종합 선물 세트라 할만하다.
우리나라 언론이 제대로 되었다면 이 정도의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은 선거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출마 자체가 불가능하겠지만, 그 잘난 하이에나 언론들의 비호를 받고 있는 이명박은 지지율 1위 후보라는 허울을 쓰고 오늘도 한반도 대운하 삽질 프로젝트를 외치고 있다.
이명박 지지자로 보이는 한 블로거는 BBK 김경준과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문건의 친필 서명이 조작이라며 그간의 이명박 서명이 담긴 사진들을 모아 그에게 제기된 의혹을 풀어보려 했다. 내가 보기에 그 서명들은 모두 같아 보였지만, 그 블로거는 서명이 다르다고 강변했다.
이 블로거가 돈을 받고 이런 일를 하는지 아니면 그냥 순수하게 그를 지지하기 때문에 그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안쓰러웠다. 지지자들이 비리 의혹을 풀기 위해 서명 대조 작업까지 벌여야 한다는 사실 그 자체를 그는 자랑스러워 할까. 그 문건을 차치하고라도 논리적 정황으로 제기되는 여러 비리 의혹에 대해 그는 정말 이명박이 깨끗하다고 믿는걸까. 그 블로거는 아니라고 얘기할 지 모르지만, 나는 그가 비참해 보였다.
이명박은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정치공세, 공작정치라는 말로 일축하고 있고, 그를 비호하는 언론들은 그의 말을 받아쓰기하고 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법이고, 방귀가 잦으면 똥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명박의 밑천은 TV토론 한 번이면 드러나게 되어있다. 이명박은 그의 지지자들을 더 이상 비참하게 만들지 말고, 이 쯤에서 그만두기 바란다. 언론이 얘기하는 지지율 1위라는 보도를 믿지 않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언론 믿어서 망한 사람 여럿이다. 이명박의 지지자에게도 충고한다. 이명박은 당신이 그런 노력을 들여 보호하고 지지할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 당신의 순수한 에너지를 함부로 낭비하지 말라.
한나라당의 비극은 이명박이나 박근혜 같은 사람들이 대선 후보로 유력시 된다는 데 있다. 전혀 본선 경쟁력이 없는, 비리 의혹으로 똘똘 뭉친, 비전도 철학도 전략도 없는 이런 인물들이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다는 데 이들의 비극이 있는 것이다. 막상 본선이 시작되면 한나라당과 언론들은 극도로 당황할 것이다. 이명박이나 박근혜로는 정권을 가져올 수 없다는 사실을 본선이 시작되고야 알 것이지만, 그 땐 이미 늦었다는 걸~. 아마 회창옹이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손학규의 탈당으로 한나라당의 집권은 물건너 갔다.
지지자를 비참하게 만드는 정치인은 정계를 떠나야 한다. 이것이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