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를 잃은 어미는 (그것이 짐승이든 사람이든) 우~우~우~ 하고 운다. 그 끝이 없은 슬픔은 가슴을 파고 들어 뼛 속까지 침잠한다. 고통과 절망은 세포 속의 핵에까지 전달된다. 위로받을 수 없는 고통이 있다면 그것은 새끼를 잃어 본 어미들의 고통이다. 그것은 결코 잊혀질 수 없는, 타인에게 전이될 수도 없는 그런 아픔이다. 그리고 사내들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없는 어미가 되어 본 여자들만이 알 수 있는 그런 고통이다.
위로 받을 수 없는 고통 위로 빽빽한 햇볕이 내린다. 빛이 아니라 볕이다. 빛은 보는 것이지만 볕은 느끼는 것이다. 치유될 수 없는 슬픔이 빽빽한 햇볕과 씨줄 날줄로 엮여 나간다. 밖으로 나아가지 못한 아픔이 볕을 받아들인다. 고통이 볕과 함께 퇴적된다.
위로하지 말고 그냥 두어 걸음 뒤에서 지켜보는 것이다. 슬픔과 고통이 볕과 함께 발효될 때까지. 그 때가 언제가 될 지 기약이 없지만 볕은 계속 빽빽하게 내려쬘 것이고, 삶은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