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주기 전에는 사랑이 아니다
새벽에 잠이 깨서 시집 한 권을 읽었다. 류시화가 엮어낸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름 모를 이들의 삶이 뚝뚝 묻어나오는 잠언에 나는 파묻혔다. 그들이 깨달은 진리와 지혜가 깨끗하지 못한 내 영혼을 씻어 주었다. 10여년 전에도 읽어 보았던 구절들이었지만, 읽을 때마다 다가오는 감동은 다르다. 삶에 대한 천착의 깊이가 달라졌기 때문일까.
종은 누가 그걸 울리기 전에는
종이 아니다
노래는 누가 그걸 부르기 전에는
노래가 아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도
한쪽으로 치워 놓아선 안 된다
사랑은 주기 전에는
사랑이 아니니까A bell’s not a bell ’til you ring it,
A song’s not a song ’til you sing it,
Love in your heart wasn’t put there to stay,
Love isn’t love ’til you give it away![Oscar Hammerstein II,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 한 번 더 얘기해 주자. 사랑하는 사람을 한 번 더 안아 주자. 지금 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있는 이 순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사랑은 주기 전에는 사랑이 아니니까.
오늘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 더 해 주어야겠다.
<덧글> 류시화의 번역 중에 세째 구절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런 식이면 어떨까?
당신 마음 속의 사랑도 거기 그냥 놓아둬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