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대통령 후보는 기획 상품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의 언론들 (물론 대부분은 쓰레기이지만) 은 대통령 선거라는 게임에 감독으로 데뷰하기 시작했다. 조중동이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것이야 다들 아는 사실이고, 이번 대선에서도 이명박을 적극 밀고 있다. 아니 그냥 미는 정도가 아니고, 거의 일거수일투족을 코치하고 있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이제 소위 진보 언론이라는 오마이뉴스까지 가세하고 있다. 물론 오마이뉴스가 미는 문국현이라는 인물은 이명박과는 비교할 수 없는 훌륭한 인생을 가진 인물이다. 인정한다. 그가 가슴 따뜻한 성공한 경영자라는 것 인정한다. 오마이뉴스의 정치적인 노선이 문국현과 같다면 문국현 지지를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들이 보이는 행태는 도가 지나쳤다. 지난 주부터 연일 문국현 기사를 탑에 올려 놓고 문국현 띄우기를 기획적으로 하고 있다.
처음 한두번이야 뭐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갔지만, 이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다. 지금 보이는 오마이뉴스의 행태는 조중동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 그들은 거울을 마주 보고 있는 쌍둥이 같은 느낌이 든다. 정말 오마이뉴스 편집국은 이런 식의 행위가 문국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그렇다면 그들의 수준은 조중동과 다를 바 없다. 다만 지향이 좀 다를 뿐이지.
지금 오마이뉴스는 이수만의 SM 사단과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 왜 언론이 대선 후보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매니저가 아니라면 문국현 캠프의 기관지라도 된단 말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문국현을 팔아 장사를 하자는 것인가?
우리나라 언론들이 비겁한 이유는 할 짓들은 다 하면서 정작 지지선언은 안 한다는 것이다. 대선이 가까워오면 미국의 언론들은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다 밝힌다. 하지만 그들이 직접 대선이 개입하는 일은 없다. 다만 철저한 검증과 사실 보도를 통해 유권자들의 판단을 도울 뿐이다.
우리나라 언론들은 겉으로는 중립인 척 하고 있지만, 사실은 각 캠프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이것이 언론의 자세인가? 그럴거면 차라리 공개적으로 본색을 밝히기라도 하든지.
오마이뉴스는 문국현을 제 2의 노무현으로 만들어 보려 하는 모양이다. 내 단언하지만 문풍은 없다. 문국현은 지금의 수준으로는 노무현을 쫓아갈 수 없다. 그는 아직 용기를 보여주지 못했고, 감동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노무현이 2002년 단지 경선에서 이겨 노풍을 만든 것이라고 보는가? 아니다. 그런 노무현이 되기까지 그에게는 10년 이상의 도전과 좌절이 있었다. 그런 토대 위에서 2002년 노풍이 생겨난 것이다.
문국현이 단지 두어 달만에 노무현의 경지에 오르려는 것은 과욕이다. 마치 유치원생이 대입 수능을 보는 꼴이라고나 할까. 문국현이 훌륭한 자질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아니다. 그의 최선의 전략은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팀에 들어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초심을 많이 잃었다. 지금은 조중동의 또다른 인터넷 버전으로 퇴락하고 있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작은 나라이긴 하지만 대통령은 기획 상품처럼 두달만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신차리시게. 오마이뉴스.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한 법인 걸 아직도 모르시겠나. 그냥 문국현을 가만 놔두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