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라를 팔았나?
영화 <암살>의 마지막 장면에서 안옥윤이 염석진에게 총을 겨누면서 묻는다. “왜 동지를 팔았나?” 염석진은 이렇게 소리친다.
“몰랐으니까. 해방될 줄 몰랐으니까. 알면 그랬겠나?”
염석진 같은 친일 매국노들은 해방될 줄 몰라서 친일 반민족 행위를 한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조국의 독립이나 해방 따위는 전혀 관심사가 아니었다.
어떤 상황에서든 눈 앞의 이익만을 좇는 그들은 기회주의자들이었다. 일제가 좋아서 친일을 한 것이 아니라, 일신의 영달을 위해서 친일 매국 반민족 행위를 한 것이다. 나라와 민족과 동지를 판 대상이 굳이 일제일 필요는 없었다. 그것이 미국이든, 중국이든, 러시아든, 심지어 북한이든 상관이 없었다.
독립군을 토벌하던 만주국 장교 박정희는 해방이 되자 광복군으로 잽싸게 옷을 갈아 입었고, 좌익이 득세를 하자 남로당 군총책을 맡았다. 쿠데타에 성공한 이후에는 반공을 국시로 삼았다.
친일 매국노들은 조선의 독립과 해방을 원하지 않았다. 해방될 줄 몰라서 나라와 동지를 판 것이 아니고, 그들은 해방을 원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