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2] 바욘의 노을
11시간의 비행 끝에 파리에 도착했다. 흐린 날씨에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내일 생장피에드포르에 가기 위해 오늘 바욘에 도착해야한다. 비행기를 갈아탈 때까지 시간이 꽤 남았다.
때마침 유로2016이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데, 스페인과 이탈리아 경기가 TV로 중계되고 있었다. 영국의 EU탈퇴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도 많은 유럽 사람들은 축구에 열광하고 있었다. 스페인은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결국 2대0으로 이탈리아가 8강에 올랐다.
바욘 비아리츠 공항에 도착하니 밤 9시가 되었다. C버스에 올라 친절한 여자 버스 기사의 도움으로 바욘 시내에서 내렸다. 니브강이 유장하게 흐르고 해는 서쪽으로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호텔로 걸어오는 동안 프랑스 남부 소도시의 여유를 마음껏 즐겼다.
니브강 저편으로 노을이 아름답게 물들었다. 깨끗하고 여유롭고 나른한 바욘의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