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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법구경

욕망은 고통이다

욕망은 고통이다

마음속 꿈틀거리는 욕망을 향해
온 세상의 돈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해도
그 욕망이 충족되는 일은 없습니다.

충족되기는커녕, 쾌감 뒤에는
허무와 고통이 따라옵니다.
그것을 잠재우기 위해 또 다른 것을 원하게 되고
그렇게 욕망은 계속해서 꿈틀거립니다.

욕망이 실현되어 얻어지는 쾌락은 찰나일 뿐,
‘욕망은 고통’이란 걸 깨닫는다면
즐거움을 위해 무언가를 갈구하는 마음이 잦아듭니다.

<코이케 류노스케, 초역 부처의 말, 포레스트북스, 2024, p. 88>

인생을 쉽게 사는 방법

인생을 쉽게 사는 방법

내 책상 컴퓨터 자판 옆에 있는 조그마한 책 한 권. 불교 초기 경전 중의 하나인 법구경이다. 일을 하다가 좀 시간이 나면 무심코 들춰 보면서 한 구절씩 읽곤 하는데, 그때마다 잔잔한 감동을 얻는다. 법구경의 ‘더러움’ 편에 있는 구절이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얼굴이 두터워 수치를 모르고 뻔뻔스럽고 어리석고 무모하고 마음이 때묻은 사람에게 인생은 살아가기 쉽다 수치를 알고 항상 깨끗함을 생각하고 집착을 떠나 조심성이 많고 진리를 보고 조촐히 지내는 사람에게 인생은 살아가기 힘들다 <법구경, 244-245>
부끄러움을 모르고 뻔뻔하게 살면, 삶은 참 쉬워진다. 서너 달 사이 대한민국은 참 쉽게 사는 사람들의 천국이 되어버렸다. 견디기 힘들다. 이 조그마한 땅에 무슨 업보가 그렇게 많은 것일까? 반만년 동안 아니 해방 이후만 보더라도 이 동쪽의 조그마한 땅은 참 편안하게 지낸 적이 없는 것 같다. 늘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이 날뛰는 세상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런 사람이 이 척박하고 황폐했던 나라의 제 16대 대통령이었다는 것은 기적이었다. 그를 추억하면서 견딜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누가 그를 잇겠다고 나설 것인가? 그가 우리의 희망이 될 것이다. 내 아이들에게는 어떤 삶을 보여 줄 것인가. 어떤 삶을 살라고 말할 것인가. 쉽고 살라고? 힘들게 살라고?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라고 말해 주고 싶다. 그것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인 것이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에게 앞으로의 몇년은 참으로 고단한 시간이 될 것이다. 고단하고 힘들더라도 그것이 삶을 제대로 살아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