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
<티벳 사자의 서>에서 얘기하는 죽음 이후의 세계는 다음과 같다. 바르도(Bardo)는 글자 그대로 ‘사이(Bar)’와 둘(do)’을 뜻한다. 두 상태 사이, 다시 말해 죽음과 환생 사이가 바르도이다.
죽음을 맞이한 순간부터 3일 반이나 때로는 4일 동안, 대부분의 경우 의식체는 자신이 육체로부터 분리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기절 상태 또는 수면 상태에 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간이 첫번째 바르도이며 그것은 치카이 바르도(Hchikhahi Bardo), 곧 ‘죽음 순간의 바르도’라고 부른다. 이때 최초의 투명한 빛이 사자 앞에 나타난다. 그 빛은 모든 존재의 근원으로부터 밝아 오는 순수한 빛이다. 그러나 사자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다시 말해 그 빛이 상징하는 마음 본래의 초월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자신의 카르마 때문에 그것을 흐릿하게 인식한다.
첫번째 바르도가 끝났을 때 자신에게 죽음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자는 두번째 바르도를 경험하기 시작한다. 이것을 초에니 바르도(Chösnyid Bardo), 곧 ‘존재의 근원을 체험하는 바르도’라고 부른다. 이 상태는 곧이어 세번째 바르도의 상태로 흘러들어간다. 그것이 시드파 바르도(Sridpahi Bardo), 곧 ‘환생의 길을 찾는 바르도’이다. 이 바르도는 의식체가 인간계나 다른 세계, 또는 천상의 극락세계에 환생함으로써 막을 내린다.
<티벳 사자의 서, p. 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