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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구름

블로그 10년

블로그 10년

블로그를 시작한지 10년이 되었다. 블로그를 통해 그동안 많은 말을 했다. 슬픔과 분노와 비난을 토하기도 했고, 기쁨과 즐거움과 행복을 노래하기도 했다. 그 말들이 서로 뒤섞여 지난 10년의 흔적을 이곳에 새겼다.

흔적 없는 삶을 욕망하면서 흔적을 남기는 역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모든 욕망을 놓아버리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삶을 바랄 수 있을까?

삶이 허락되는 한, 블로그는 지속될 것이고 흔적은 남을 것이다. 새로운 10년은 더 간소하고 담백하게 살아보련다. 물처럼, 바람처럼, 구름처럼.

이런 것은 “저주”라 부를 만하다

이런 것은 “저주”라 부를 만하다

만약 화성 표면에서 일직선으로 된 무언가를 발견한다면, 인간들은 화성에서 생명체가 산다는 또는 살았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자연과 우주는 일직선으로 된 무언가를 만들지 않는다. 어떤 생명체라든지, 아니면 초자연적인 존재의 의지가 들어가지 않는 한 그런 직선은 나타나지 않는다.

추석 연휴에 서울과 수도권에 물폭탄이라 부를만한 비가 쏟아졌다. 시간 당 거의 100mm의 비가 대여섯 시간 쏟아지니, 도시는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었다. 기상 관측 이후 100여년만에 처음으로 광화문과 청계천 일대가 침수되었다.

이런 폭우를 가져온 비구름은 서울을 정확하게 조준한 폭탄처럼 보였다. 이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그런 구름이 아니었다. 무언가의 의지가 포함된 듯한 그런 구름이었다. 초자연적인 현상이라 할만했다. 이런 현상을 전문 용어로 “저주”라 부른다.

이 구름 사진을 보면서 나는 문수 스님을 떠올렸다. 왜 그랬을까?

추석 연휴 첫날부터 방송에 나와 찌질거리는 자가 있었고, 광화문과 청계천, 그리고 수도권에는 물폭탄이 떨어졌다. 하지만 정작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서민들만이 폭우의 피해자가 되었다.

풍성하고 즐거운 한가위가 아니라, 잊지 못할 슬픈 한가위가 되어버렸다.